상위권에 있지만 만족하지 못했던 흥국생명, 외인 교체와 함께 후반기 역전 노릴까 [V-리그 중간점검④]
- 여자프로배구 / 김하림 기자 / 2024-01-22 11:30:44
흥국생명이 후반기에 큰 변화를 줬다.
도드람 2023-2024 V-리그가 잠시 휴식기에 들어갔다. 모든 팀이 24경기, 4라운드까지 소화했고 흥국생명은 18승 6패 승점 50으로 2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1위를 지켰지만, 현대건설의 추격으로 2위로 내려갔다. 선두 현대건설(19승 5패 승점 58)과는 승점 8점 차가 나는 상황에서 3위 GS칼텍스(15승 9패 승점 43)랑도 승점 7점 차가 나고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한번 우승후보로 평가받았다. 김연경과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 원투펀치가 다시 자리했고, 그동안 약점이라고 평가받은 미들블로커에 김수지를 영입하면서 보강에 성공했다.
모두의 예상대로 흥국생명은 시즌 초반부터 1위를 달렸다. 1라운드는 5승 1패, 2라운드는 전승을 기록하면서 순위표 최하위에서 쉽게 내려오지 않았다. 자칫 경기를 내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김연경이라는 에이스가 마침표를 찍으면서 강한 면모를 자랑했다.
김연경은 득점 6위(520점)로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챙겼을 뿐만 아니라 GS칼텍스 지젤 실바에 이어 공격 2위(성공률 45.23%), 리시브 6위(효율 41.33%)로 흥국생명 코트의 한 축을 담당했다.
여기에 김해란이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도수빈이 공백을 잘 메꿔줬고, 아시아쿼터 레이나 도코쿠(등록명 레이나)는 미들블로커와 아웃사이드 히터를 오가며 200%의 몫을 해줬다.
팀 순위에서 득점 1위(2181점), 공격 4위(성공률 40.18%), 블로킹 4위(세트당 2.198개), 서브 2위(세트당 1.094개)에 자리하며 대부분 수치에서 높은 순위를 자랑했다.
옐레나와 동행 마친 흥국생명. 윌로우 존슨이 신의 한 수로 작용할까
그러나 김연경과 함께 공격 한 축을 담당해야 했던 옐레나가 시즌을 치를수록 주춤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코트 안에서 본인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한국도로공사와 4라운드 경기에서는 공격 효율이 -10%까지 떨어졌고 이후 GS칼텍스전에선 선발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력이 안 좋아도 동료들을 도와줘야 하는데 태도가 아쉬웠다. 더 열심히 하는 바람이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흥국생명에 김연경이라는 좋은 선수가 있더라도 배구는 혼자 할 수 없다. 더불어 아포짓 공격 비중이 높은 V-리그에서 외인의 부재는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결국 흥국생명은 외국인 교체를 선택했고, 옐레나 대신 윌로우 존슨을 선발했다.
랜디 존슨의 딸로 유명한 윌로우 존슨은 192cm의 1998년생 왼손잡이 아포짓이다. 이제 윌로우 존슨이 얼마만큼 흥국생명에 빨리 적응하는지가 관건이다. 리시브 부문 6위(효율 31.22%)에 자리하고 있는 흥국생명의 불안한 리시브와 세터들의 기복이 약점으로 평가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윌로우 존슨의 해결 능력이 발휘돼야 한다.
흥국생명은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지난 2020-2021시즌 당시 외인이었던 루시아 프레스코가 부상으로 남은 일정을 소화할 수 없다고 판단해 대체 외인으로 브루나 모라이스를 영입했다. 그러나 뾰족한 수로 작용하지 못하며 그 시즌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2위와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그치고 했다.
지난 시즌에도 정규리그를 1위로 마무리 짓고 챔피언 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게 2승을 먼저 챙기고서 눈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친 흥국생명이다. 우승을 위해 외국인 교체까지 나섰다. 남은 12경기에 흥국생명의 운명이 달려있다.
사진_더스파이크DB(문복주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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