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도산지, 컵대회 출전 무산 아쉬운 마음 교류전서 풀까
- 남자프로배구 / 류한준 기자 / 2025-09-25 11:18:55
"저도 이 부분이 많이 아쉽죠."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주최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A조 조별리그를 마친 뒤 현장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 도중 이렇게 말했다.
김 감독은 컵대회에서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AQ) 선수 가 코트로 나오지 못한 상황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삼성화재는 오프시즌 동안 외국인 선수로 지난 시즌 우리카드에서 뛴 경험이 있는 아히(네덜란드), AQ 선수로는 장신 세터 도산지(사진, 호주)를 영입했다.
아히는 자국대표팀 소속으로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25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했기 때문에 이번 컵대회는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코트로 나올 수 없었다. 문제는 도산지였다.
KOVO는 당초 외국인 선수와 AQ 선수 출전이 가능하다고 여겼으나 FIVB는 여기에 제동을 걸었다.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기간과 컵대회 기간이 맞지 않아서였다. 문제는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FIVB는 국제대회 휴식기와 맞지 않는다고 KOVO에 의견을 전달했다.
컵대회는 경기 연기-전면 취소-FIVB의 조건부 대회 승인에 따른 재개라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여기에 삼성화재와 같은조에 속했던 현대캐피탈은 이 과정에서 컵대회 잔여 경기 포기를 결정하는 등 파행 운영됐다.
삼성화재는 아히와 도산지 그리고 FIVB가 내건 조건 중 하나인 대표팀 예비 엔트리 선수 대회 출전 불가에 따라 주전 미들블로커 김준우도 코트로 나오지 못했다. 안팎으로 뒤숭숭한 상황이었지만 대회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그나마 성과를 내긴 했다.
그러나 김 감독에겐 아쉬운 마음이 든다. 도산지에 대한 실전 테스트 기회가 아예 주어지지 않은 상황 때문이다. 김 감독은 "팀 자체 연습 경기와 함께 다른팀들과 연습 경기도 치르긴 했지만 그래도 컵대회를 통해 도산지와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는 걸 확인하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남자부 컵대회는 마무리됐지만 도산지의 플레이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마련됐다. 삼성화재는 구단 창단 3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 중 하나로 해외 클럽팀을 초청해 친선전을 치르기로 했다. 일본 SV리그 소속 도레이가 국내로 와 삼성화재와 4차례(26, 27, 29, 30일) 경기를 갖는다.
아히도 세계선수권을 마친 뒤 팀에 합류했기 때문에 김 감독과 삼성화재 입장에선 도레이와 이번 평가전에 매우 중요하다. 2025-26시즌 V-리그 개막을 앞두고 도산지의 실전 기량을 점검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무대라서다.
도산지는 신장 204㎝로 국내 선수 뿐 아니라 역대 외국인 선수까지 범위를 넓혀도 V-리그 최장신 세터가 됐다. 그에 앞서 최장신 세터는 2009-10시즌 우리캐피탈(현 우리카드)에서 뛴 블라도 페트코비치(세르비아)로 신장 198㎝였다. 한편 도산지는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아히와 팀 동료로도 손발을 맞춘 적이 있다.
글_류한준 기자
사진_삼성화재 블루팡스 배구단·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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