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패승승승, 각본 없는 드라마' 리버스 스윕의 모든 것

남자프로배구 / 김희수 / 2023-12-22 10: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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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현대건설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는 대역전극이 탄생했다. 1, 2세트를 내주고 3세트 초반도 5-11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던 현대건설이 경기 분위기를 단숨에 바꾼 후 세트스코어 3-2(17-25, 20-25, 29-27, 25-21, 15-11)로 리버스 스윕 승리를 챙긴 것. 현대건설은 이날 리버스 스윕으로 경기장을 방문한 팬들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했다.

이렇듯 배구에서 리버스 스윕이란 두 세트를 먼저 내준 후 나머지 세 세트를 모두 앞서 승리를 거머쥐는 상황을 말한다.  경기는 최대 5세트로 이루어지는 만큼 세트 2연패 후 만들어낸 3연승은 그 어떤 승리보다도 짜릿하다. 초반의 기세를 뒤집고, 극적인 승리까지 이어가는 리버스 스윕에 대해 알아보자.


◆ 4.4% 확률 역전승의 주인공은?
V-리그의 첫 출범을 알린 2005시즌부터 이번 시즌(12월 21일 경기 종료 후 기준)까지 남자부에서는 정규리그 96번-포스트시즌 4번으로 총 100번의 리버스 스윕이 나왔고, 여자부에서는 정규리그 75번-포스트시즌 4번으로 총 79번의 리버스 스윕이 나왔다. 이는 남녀부 전체 경기 중 약 4.4%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이처럼 리버스 스윕은 V-리그에서 쉽게 찾아오지 않는 순간이다.

리버스 스윕을 가장 많이 만들어낸 팀은 남자부 대한항공과 여자부 한국도로공사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20번-포스트시즌 2번으로 총 22번 리버스 스윕 승리의 주인공이 됐고 한국도로공사는 정규리그 16번-포스트시즌 1번으로 총 17번의 리버스 스윕 승리를 거머쥐었다.


◆ 역대 최다 리버스 스윕 나온 시즌은?
그렇다면 리버스 스윕이 가장 많이 나왔던 시즌은 언제일까. 남자부에서는 2018-2019시즌 정규리그에서 총 11번의 리버스 스윕이 나오며 역대 시즌 중 가장 많은 리버스 스윕이 나왔다. 기록상 시즌 평균 5번의 리버스 스윕이 나오는 걸 감안한다면 2018-2019시즌은 짜릿한 경기가 유독 많이 터져 나온 시즌이었다.

여자부에서는 시즌 평균 3.95경기에서 리버스 스윕이 발생했으며 2020-2021시즌에는 총 8번의 리버스 스윕이 나와 역대 시즌 중 가장 많은 리버스 스윕이 나왔다. 한편, 이번 시즌 여자부는 12월 21일까지 총 6번의 리버스 스윕이 나와 역대 정규리그 최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 다양한 기록이 함께한 리버스 스윕 경기는?
극적인 경기 속 탄생하는 리버스 스윕과 함께 다양한 기록이 터져 나온 경기가 있다. 남자부에서는 이번 시즌 10월 25일에 치러진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의 경기가 진기록을 작성했다. 1-2세트를 내리 내준 우리카드가 극적인 리버스 스윕에 성공한 이날 경기는 165분으로 역대 최장 시간 경기로 기록됐다. 당시 우리카드의 아포짓 마테이는 무려 47점을 올리며 주포 역할을 톡톡히 했고, 아웃사이드 히터 김지한 역시 20점을 기록하며 공격에 힘을 실었다. 또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이날의 극적인 승리와 함께 개인 통산 감독 최다승(277승) 기록을 경신했다.

여자부에서는 2018-2019시즌의 개막전이던 국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의 경기가 눈에 띈다. 당시 IBK기업은행 고예림(현 현대건설)이 개인 통산 최다 득점인 26점을 기록했지만, 한국도로공사의 에이스 박정아(현 페퍼저축은행)의 30점 폭격에 밀려 팀의 리버스 스윕 패를 막지 못했다. 이 경기에서는 148분의 혈투가 벌어졌고 이는 여자부 역대 개막전 중 최장 시간 경기 기록으로 남아 있다.

 

◆ 유일무이! 역대 최초 시리즈 리버스 스윕의 주인공, 한국도로공사
경기를 뒤집는 리버스 스윕을 넘어, 시리즈를 뒤집는 기적과 같은 리버스 스윕도 있었다. 지난 시즌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0% 가능성을 뚫고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린 한국도로공사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도로공사는 흥국생명을 상대로 1, 2차전을 모두 패한 후 3, 4, 5차전을 내리 승리하며 챔피언 왕좌에 올랐다. 이는 최초의 리버스 스윕 챔피언결정전 우승 시리즈에 해당한다. 1, 2차전 승리 후 100% 확률로 우승까지 이어진다는 공식을 깬 유일무이한 시리즈였다. 특히 챔피언결정전 5차전은 158분 동안 이어지며 여자부 역대 포스트시즌 최장 경기 기록을 새로 썼다.


이렇듯 특별한 기록, 그리고 감동의 순간이 모여 V-리그는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다. 2005 출범부터 2023-2024시즌까지, 다양한 역사와 시간 속에서 유의미한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는 V-리그에서 앞으로 새롭게 탄생할 기록들이 기대된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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