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손님들의 한국 재방문? 새로운 얼굴의 등장? 시즌 막판 변수된 우리카드의 외인 교체
- 남자프로배구 / 김희수 / 2024-02-10 10:00:47
너도 나도 알고 있는 그 선수들이 또 한국을 찾을까. 혹은 새로운 얼굴이 막판 스퍼트를 위해 나타날까.
우리카드가 시즌 후반부에 큰 고비를 맞았다. 주포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이 훈련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한 것. 신영철 감독은 9일 OK금융그룹과의 5라운드 경기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훈련 도중 블로킹 후 착지를 하다가 (김)지한이의 발을 밟으면서 발목이 돌아갔고, 인대가 파열됐다”며 부상이 발생하게 된 경과를 설명했다.
신 감독은 “마테이는 전치 10주 진단을 받았고, 잔여 시즌 출전은 불가능하다”며 외국인 선수 교체가 불가피함을 밝혔다. 비시즌부터 함께 호흡을 맞췄고, 시즌 동안에도 각종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며 라운드 MVP까지 수상했던 마테이의 자리를 대체하기란 당연히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카드가 그토록 염원하는 우승을 노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공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우선 선택지를 추리는 것부터가 어렵다. 외국인 선수의 교체는 시즌 전 튀르키예에서 진행됐던 트라이아웃에 최종 참가한 선수 풀에서만 가능하다. 게다가 신 감독이 언급한 대로 지금 해외 리그 역시 순위 경쟁이 한창인 시기기 때문에, 현재 외국에서 리그를 소화하고 있는 선수는 빼오기가 쉽지 않다.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는 이야기다.
익숙한 맛이 가장 무서운 법이라는 말이 있듯, 이렇게 상황이 녹록치 않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들은 단연 V-리그 경력자다. 적응 문제에서 보다 자유롭다는 큰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트라이아웃 참가자 명단 중 가장 눈에 띄는 V-리그 경력자는 다우디 오켈로와 리버맨 아가메즈다.
다우디는 2019-2020시즌과 2020-2021시즌을 현대캐피탈에서, 2021-2022시즌은 한국전력에서 보낸 V-리그의 단골손님이다. 한국전력을 떠난 뒤 인도네시아 리그 자카르타 바양카라를 거친 다우디는 현재 튀르키예 리그 부르사 뷔윅세히르에서 뛰고 있다.
203cm의 신장과 뛰어난 점프력에서 나오는 엄청난 높이의 사이드 블록은 다우디의 최대 강점이다. 시즌 개막 전 바레인에서 치러졌던 아시아배구연맹(AVC) 클럽선수권에서 보여준 경기력도 전반적으로 준수했다. 다만 서브와 하이 볼 처리 능력에는 V-리그 내내 물음표가 붙은 선수라는 점은 아쉽다.
아가메즈는 우리카드 팬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하고 반가운 이름이다. 2013-2014시즌과 2014-2015시즌 현대캐피탈에서 뛴 아가메즈는 2018-2019시즌 우리카드에서 뛰면서 팀에 위닝 멘탈리티를 불어넣었고, 지난 2022-2023시즌에도 레오 안드리치를 대신해 팀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아가메즈는 다우디보다도 큰 207cm의 압도적 피지컬을 갖추고 있다. 노련함과 파워를 겸비한 서브와 공격을 구사하는 선수고, 우리카드 적응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선수라는 점도 메리트다. 다만 역시 만 39세라는 나이가 걸림돌이다. 미챠 가스파리니도, 오레올 까메호도 결국 나이라는 불안 요소를 완벽히 극복하지 못했던 전례가 있어 더욱 불안하다.
경력자가 아닌 새얼굴로 눈을 돌려 보면 가브리엘 칸디도‧크리스탄 로렌스‧매드 카이드 잰슨‧막심 지갈로프 같은 선수들이 눈에 들어온다. 브라질 국적의 칸디도는 복수의 구단이 트라이아웃 당시에도 관심을 가졌을 정도로 준수한 기량을 인정받은 선수다. 푸에르토리코 국적의 로렌스는 2003년생의 젊은 피로 이탈리아 리그에서도 자신의 잠재력을 내비친 적이 있는 유망주고, 카이드 잰슨과 지갈로프는 우리카드에 없는 왼손잡이 공격수로 새로운 옵션을 추가해줄 수 있는 선수다.
그러나 새얼굴들도 각자의 리스크가 있다. 칸디도는 다소 다혈질적인 성격과 외인치고는 작은 신장(199cm)이 걸린다. 로렌스는 나이가 어린 만큼 아직 완성도가 높은 선수는 아니라는 배구계 관계자의 평가가 있다. 카이드 잰슨이나 지갈로프는 새로운 옵션을 더해줄 수 있는 만큼 한태준과 이승원이 왼손잡이를 위한 새로운 패스 감각을 짧은 시간 내에 익혀야 하는 리스크가 있다.
상황에 따라 생겨날 수 있는 선택지도 있다. 바로 대체선수로 V-리그에서 뛰고 있는 무라드 칸(등록명 무라드)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의 외국인선수관리규정 제12조(대체선수) 2항의 4번 항목에는 ‘기존선수 선택 시 대체선수는 풀(pool) 명단에 포함, 대체선수 선택 시 기존선수는 풀(pool) 명단에서 제외’라는 규정이 있다. 즉 대한항공이 잔여 시즌을 동행할 선수로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를 선택할 시, 무라드를 우리카드가 영입할 수 있고, 그 반대의 케이스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무라드는 이미 한국 생활에 무난하게 적응해가고 있다. 소위 말하는 ‘되는 날’에는 리그를 폭격할 잠재력을 갖췄다는 것도 이미 증명했다. 다만 5라운드 들어 경기력이 저점에 들어선 것은 아쉽다. 우리카드가 우승을 하기 위해 직접적으로 경쟁해야 할 상대인 대한항공이 무라드를 속속들이 꿰뚫고 있다는 점도 선뜻 그를 데려오기가 부담스러운 이유 중 하나다.
선택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러나 그 속에 완벽한 정답이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마테이 없이 치른 첫 경기에서 승점 2점을 얻으면서 우선 한숨을 돌린 우리카드가 위기의 팀을 구할 구원 투수를 제대로 뽑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진_KOVO, 더스파이크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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