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 떨어진 러셀의 점유율, KB손해보험 ‘다시 올리기’ VS 대한항공 ‘유지하기’ [PO3]

남자프로배구 / 김희수 / 2025-03-30 01: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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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의 점유율이 15% 이상 떨어졌다. 이 수치를 대하는 양 팀의 스탠스가 당연히 다르다.

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이 30일 의정부 경민대학교 체육관에서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승자는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하고, 패자는 시즌을 마감하는 경기다.

팽팽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는 아마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일 것이다. 봄배구에서의 결정적인 한 방을 보강하기 위해 시즌 막바지에 대한항공에 합류한 러셀은 정규리그에서 단 두 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사실상 봄배구에서 자신의 사이클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어느 정도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 러셀이다.

그런데 러셀의 기록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공격 점유율이다. 러셀은 1차전에서 무려 53.33%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했다. 두 자릿수 득점자가 중앙의 김민재 한 명뿐이었을 정도로 왼쪽에서의 공격이 원활하게 풀리지 않은 탓에 울며 겨자 먹기로 ‘몰빵’을 도맡아야 했다. 이로 인해 공격 효율은 25%까지 떨어졌고, 범실도 14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2차전에서는 달랐다. KB손해보험이 범실로 자멸하며 흔들리는 사이, 정한용과 정지석이 1차전보다 나은 공격 전개를 선보이면서 러셀의 부담이 줄어들었다. 공격 점유율은 37.68%까지 떨어졌고, 공격 효율은 1차전의 두 배가 넘는 53.85%까지 치솟았다. 공교롭게도 서브 리듬까지 올라가면서 서브 득점도 4개를 기록했다. 


러셀은 파워와 타점에 강점이 있는 선수지만, 의외로 ‘몰빵’에 최적화된 선수는 아니다. 특히 20점대에서의 지나친 공격 점유율 상승은 경기력 하락으로 직결되곤 한다. 반대로 말하면 이 부분만 컨트롤해주면 서브와 블로킹을 포함해서 확실한 효율을 뽑아줄 수 있는 선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그의 점유율이 15% 이상 떨어지자 효율이 두 배 이상 상승한 1~2차전에서의 공격 지표는 꽤나 유의미해 보인다.

따라서 3차전을 재밌게 볼 수 있는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러셀의 공격 점유율이 어느 정도로 나오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KB손해보험은 어떻게든 러셀의 점유율을 끌어올린 뒤 적극적인 블로킹과 수비 견제로 효율을 떨어뜨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아웃사이드 히터 쪽을 목적타 서브로 공략하거나 강한 서브로 리시브를 흔들어서 다른 옵션을 배제시키는 플레이가 요구된다.

반대로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러셀의 공격 점유율을 2차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러셀이 35% 정도의 공격 점유율을 책임져주는 가운데 나머지 공격 점유율이 중앙과 왼쪽에 고르게 분배된다면 KB손해보험의 블로커들을 교란시키고 2차전과 같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러셀의 공격 점유율에 따라 1-2차전의 승패가 갈렸다. 과연 3차전에 러셀은 얼마나 많은 공을 때리게 될까.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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