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서 온 에디의 프로팀 첫 등번호는 44번, “나만의 번호 원했다”
- 남자프로배구 / 이보미 / 2023-07-13 07:00:50
‘몽골 청년’ 에디(삼성화재)가 등번호 44번을 달고 V-리그 데뷔를 기다린다.
에디는 올해 V-리그 첫 아시아쿼터를 통해 전체 1순위로 삼성화재 지명을 받았다. 6년 전 몽골에서 한국으로 온 에디는 성균관대에서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묵묵히 배구 선수의 길을 걸었다.
2023-24시즌을 앞두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에디다. 최근 삼성화재의 등번호도 공개됐다. 에디의 프로팀 첫 등번호는 44번이다.
V-리그는 2022-23시즌 이전까지 선수 등번호를 1번부터 20번까지로 제한했다. 작년부터 1번부터 99번 사이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등번호를 확대했다. 에디의 선택은 44번이었다.
보통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에서 숫자 4는 불운의 숫자로 여긴다.
에디는 지난 12일 더스파이크와의 통화에서 “원래 등번호는 14번이었다. 삼성화재에서는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가 14번을 하기로 했다”면서 “난 숫자 4를 좋아한다. 그래서 44번을 했다. 99번도 생각했다. OK금융그룹 바야르사이한이 99번을 한다고 들었다. 똑같은 번호는 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나만의 번호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에디는 성균관대 시절 14번으로 뛰었다. 삼성화재의 새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역시 줄곧 등번호 14번을 새겼다. 요스바니에게 양보한 셈이다.
에디는 아포짓과 아웃사이드 히터 모두 소화가 가능하다. 그의 롤모델은 미국 국가대표 아포짓 매튜 앤더슨이기도 하다. 수년 동안 그의 메신저 프로필도 앤더슨의 사진으로 설정돼있다. 에디는 “아포짓 중에서는 제일 좋아하는 선수다. 기술도 좋다. 영상도 꾸준히 챙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12일에는 한국과 몽골의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 12강전이 열렸다. 한국이 3-0으로 몽골을 꺾고 4강으로 직행하는 데 성공했다. 에디는 “경기를 보면서 ‘저기서 뛰고 있었으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생각하곤 했다. 몽골 대표팀에 발탁될 기회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소속팀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는 데 집중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몽골은 현재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 59위다. 에디는 “몽골은 그동안 국제대회에 많이 출전하지 않았다. 작년부터 적극적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실력도 많이 올라오고 있다. 선수들도 경험을 쌓고 더 좋아지는 것 같다”며 발전하고 있는 몽골 배구에 대해 전했다.
아시아쿼터 선수들은 7월 1일부터 팀에 합류가 가능했다. 에디 역시 팀 훈련을 시작한지 약 2주 정도가 됐다. 그는 “확실히 프로팀에서의 웨이트트레이닝, 볼 운동 모두 강도가 다르다”면서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꾸준히 발전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코리안 드림’의 꿈은 이뤘다. 에디의 말대로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_더스파이크DB(박상혁 기자), 삼성화재 SNS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