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용의 열정을 깨운 최부식 코치의 한 마디 “너는 어린 선수가 아닌, 우승 팀의 날개다”

남자프로배구 / 용인/김희수 / 2024-01-21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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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부식 코치의 진심어린 조언이 정한용에게 필요했던 책임감과 정신력을 불어넣었다. 정한용은 그 조언을 마음 깊이 새긴 채 시즌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던 도드람 2023-2024 V-리그가 20일부터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했다. 남녀부 14개 구단은 경기가 없는 10일 동안 각자의 방식으로 숨을 고르며 다가올 5라운드를 대비한다.

선두 우리카드와의 격차를 승점 1점 차까지 좁힌 채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은 대한항공은 10일의 휴식일 동안에도 다양한 훈련을 진행하며 치열하게 5라운드를 준비한다. <더스파이크>가 대한항공의 훈련장을 방문한 20일에도 대한항공의 코칭스태프들과 선수들은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오후 훈련이 시작되기 전, 훈련장에서 정한용을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정한용은 27일에 치러지는 올스타전에 불참하게 된 것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누나의 결혼식과 올스타전이 같은 날인 걸 좀 늦게 알았다. 처음 올스타로 선발됐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누나 결혼식을 안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며 아쉬운 불참의 이유를 소개했다.

정한용을 대신해 올스타전에 출전할 대체 선수로는 팀 선배 곽승석이 선정됐다. 휴식을 취할 수도 있는 날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곽승석은 정한용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정한용은 “(곽)승석이 형은 ‘나는 나이도 있고 해서 가서 대단한 거 안 해도 된다. 아이들도 좋아하니까 난 괜찮다’면서, 내가 죄송함을 덜 느낄 수 있게 말씀해주셨다”고 곽승석이 해준 이야기를 전달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정한용과 이번 시즌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1~4라운드를 돌아보면 어땠는지 묻는 질문에 정한용은 “초반에는 주전으로 나서는 게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냥 재밌었고, 겁도 없었다. 그렇다보니 플레이도 잘 됐다.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시즌을 거듭할수록 비시즌 때 제대로 쉬지 못한 여파가 조금씩 느껴졌다. 또 심적으로도 부담감이 커져갔다. 내가 못하면 지고, 내가 잘하면 이긴다는 걸 느끼는 경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솔직하게 시즌을 복기했다. 


쉽지 않은 시즌 속에서도 정한용이 마음을 다잡고 전진할 수 있는 동력을 준 사람은 최부식 코치였다. 정한용은 “최부식 코치님이 이번 시즌을 준비할 때 “네 나이대의 선수들과 너를 똑같이 생각하지 마라. 너는 우승 팀의 아웃사이드 히터라는 걸 계속 떠올리면서 책임감 있게 경기해라”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말씀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대한항공의 아웃사이드 히터답게 뛰기 위해서는 어떻게 뛰어야 할지를 늘 고민하면서 시즌을 치르고 있다”며 최 코치가 전해준 진심어린 조언을 소개했다.

정한용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사람들은 정한용 본인과 대한항공의 구성원들뿐만이 아니다. 배구계의 사람들과 팬들도 정한용에 대해 많은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정한용은 이런 상황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부담은 어차피 경기에 나서는 선수라면 모두가 느끼는 것이고, 나에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내주신다는 자체가 나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좋게 받아들였다”고 늘어난 관심과 기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정한용이라는 사람에 대한 많은 사람들과 스스로의 기대치를 채우기 위해, 그는 이번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한다. 그는 “함께 뛰는 파트너가 (정)지석이 형이든, 승석이 형이든 상관없이 모든 팀들이 나에게 서브를 많이 때릴 수밖에 없다. 그걸 최대한 잘 받을 수 있도록 리시브를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며 리시브 발전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물론 정한용의 스스로를 바라보는 욕심 가득한 시선이 리시브에만 향해 있지는 않다. 공격을 포함해 다양한 부분에서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정한용은 “승석이 형은 리시브와 리더십에서 배울 점이 많은 선수다. 지석이 형, (이)준이 형과는 공격과 블로킹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눈다. 마크 에스페호(등록명 에스페호)는 공격만큼은 우리 팀 아웃사이드 히터들 중 가장 좋은 선수인 것 같아서, 스윙이나 코스에 대해 많이 보고 배우고 있다”며 동료들로부터 배우려고 하고 있는 다양한 부분들을 소개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도 곧바로 “리시브를 집중적으로 연습할 것이다. 아웃사이드 히터 동료들과 함께 전반적인 리시브 시스템을 조율해볼 예정”이라고 배구 위주의 계획을 먼저 밝힌 정한용은 휴식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쉴 때는 나가서 친구들을 만날 계획이다. 숙소에 남아 있을 때는 함께 남아 있는 선수들이랑 나가서 밥도 먹으면서 휴식을 즐기겠다”며 보다 편안한 표정으로 휴식 계획을 전했다.

10일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는 정한용의 열정은 시즌 후반부에 어떤 결실을 맺을까. 어쩌면 이번 10일의 휴식기 동안 그가 할 노력들은 남은 시즌을 넘어 그의 배구 인생 전반에 큰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사진_용인/김희수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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