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견] “어1어”라는 말이 어울렸던 드래프트

전성태 2022.10.19 조회: 5303

지난 9월 5일 2022~2023 KOVO 여자배구 신인드래프트(이하 여자배구 신인드래프트)가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여자배구 신인드래프트는 3년만에 대면 형태로 열리게 되었는데요.

지난 2년 동안의 KOVO 신인드래프트는 코로나 확산세로 인해서 모두 비대면 형태로 진행되어 마치 숙연한 장례식장과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대면 형태로 전환한 드래프트장은 마치 코로나 이전 명절연휴기간 동안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공항과도 같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KBSN스포츠 이호근 아나운서가 2년만에 여자배구 신인드래프트 사회자로 나선 가운데 드래프트의 백미인 운명의 구슬추첨이 시작되었습니다.

페퍼저축은행이 1라운드 1순위 우선지명권을 갖고 있는 가운데 지난 시즌 남자배구 신인드래프트의 현대캐피탈처럼 페퍼저축은행이 1라운드 1순위와 2순위를 연달아 지명하느냐?가 관심이었는데요.

맨 먼저 나온 구슬은 흥국생명의 분홍색 구슬이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페퍼저축은행의 1라운드 1순위에 이어 1라운드 2순위 지명권을 흥국생명이 지명하게 되었습니다.

뒤이어 페퍼저축은행(흰색)과 KGC인삼공사(빨간색)의 구슬이 나왔고 1차추첨을 마친 후 재개된 2차추첨(1차추첨에서 나왔던 구슬색깔은 제외하고 추첨)에서 IBK기업은행(주황색)-GS칼텍스(녹색)-한국도로공사(파란색)-현대건설(하늘색) 순으로 나왔습니다.

운명의 구슬추첨이 마친 후 마침내 선수지명의 시간이 찾아왔는데요.

1라운드 1순위 우선지명권을 갖고 있었던 페퍼저축은행이 먼저 선수선발을 하게 되었는데 김형실 감독의 목소리를 들어보겠습니다.

“페퍼저축은행에서는 목포여상의 어르헝 선수를 지명하겠습니다.”

김형실 감독은 고민하지 않고, 어르헝 선수를 1순위로 지명했는데요.

“어차피 1순위는 어르헝” 즉 “어1어”라는 말을 하고 싶을 정도로 이변은 없었습니다.

미들블로커 포지션의 선수가 1라운드 1순위가 된 건 2018~2019 시즌 이주아 선수(흥국생명) 이후 4시즌만이고, 목포여상 선수가 1라운드 1순위가 된 건 2016~2017 시즌 정선아 선수(前한국도로공사, 현재는 은퇴) 이후 6시즌만인데요.

여기에 어르헝 선수의 1라운드 1순위로 인해서 새로운 역사가 쓰여졌으니 그건 바로 KOVO 신인드래프트 역사상 최초의 외국국적 1라운드 1순위 선수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2004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태어나 2019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왔고, 지난해(2021) 한국인 부모에게 입양되었는데 그 한국인 부모가 바로 KGC인삼공사 염혜선 세터의 부모입니다.

지난 더스파이크 9월호에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스카우팅리포트가 짧게나마 담겨있는데 어르헝 선수에 대해 이렇게 썼으니 “195Cm의 높은 신장은 무시할 수 없다. 김연경(192), 양효진(190)보다도 장신이나 가장 큰 걸림돌은 귀화이다.”라고 썼는데요.

귀화시험이 1년에 3번 치러지는데 앞서 치러진 2번의 귀화시험에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기에 만약 이번마저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지 못하게 되면 1라운드 1순위에 지명되고도 한 시즌 전체가 날아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는데 다행히 지난 9월 17일 당당히 귀화시험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어르헝 선수의 귀화시험 합격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분은 김형실 감독이라고 생각되고, 더 넓게는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구단 관계자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제 어르헝 선수는 부상없이 코트에서 마음껏 자기기량을 발휘하는 일만 남았는데 프로 첫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 3승에 그쳤던 페퍼저축은행의 도약에 앞장서는 선수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여자배구 신인드래프트를 보면 세터 포지션 또는 미들블로커 포지션 선수가 강세를 보였는데 그 증거로 7개구단의 첫 번째 지명에 있으니 KGC인삼공사•IBK기업은행•현대건설은 첫 번째 선수지명을 세터 포지션의 선수를 지명했고, 페퍼저축은행•흥국생명•GS칼텍스•한국도로공사는 첫 번째 선수지명을 미들블로커 포지션 선수를 지명했습니다.

또한 언니 따라 프로에 가는 선수들이 눈에 띄었는데 KGC인삼공사 염혜선 선수와 페퍼저축은행의 어르헝 선수를 비롯해서(지난해 염혜선 세터의 부모에게 입양) 페퍼저측은행 박은서 선수와 KGC인삼공사 박은지 선수, IBK기업은행 최정민 선수와 KGC인삼공사 최효서 선수, 여기에 KGC인삼공사 정호영 선수와 한국도로공사 정소율 선수까지 총 4쌍의 자매선수가 탄생되었는데요.

오는 10월 22일 개막되는 V리그에서 자매선수들의 맞대결이 성사되었을 때 어떤 모습일지?도 주목됩니다.

프로무대에 진출한 선수들,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코트에서 패기 넘치는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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