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견] 굴욕적인 12전 전패, 대오각성의 계기로

차경호 2022.07.13 조회: 5455
세자르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대한민국 여자배구대표팀.
하지만 데뷔무대라고 할 수 있는 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이하 VNL)에서의 결과는 너무나 처참했으니 굴욕적인 12전 전패.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폴란드 여자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며 새로운 도전을 택했고, 김연경•양효진•김수지 등의 이른바 “언니들”이 빠진 채 임한 첫 번째 국제대회였는데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둘 때의 거스 히딩크 감독도, 지난해 도쿄올림픽 앞둘 때의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도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었기에 파리올림픽을 앞두고의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 역시 시행착오를 각오했던 팬이었는데요.
하지만 VNL에서의 세자르號는 마치 KBO리그의 한화이글스가 생각났습니다.
외국인이 지휘봉을 잡고 있고, 젊은 선수들이 많다, 팀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없다 등의 공통점이 있는데 그 중에서 “팀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없다”에 주목해서 쓰자면 팀을 상징하는 타자였던 김태균(現 KBSN 해설위원)이 떠난 이후 구심점이 되어줄 선수가 보이지 않는 한화이글스가 되겠고, 세자르號도 마찬가지이니 노란과 이선우 두 명의 KGC인삼공사 소속 선수가 각각 아킬레스건 파열과 발목 인대부분 파열로 VNL 도중 귀국해야하는 악재도 있었지만 “언니들의 빈 자리” 특히 “김연경의 빈 자리”가 커도 너무 컸던 VNL이었습니다.
베트남 매체는 “김연경의 부재로 팀을 이끌 실질적인 리더가 없고, 득점할 선수도 없다.”라며 따끔한 지적을 했죠.
첫 경기 일본전부터 7번째 경기인 네덜란드전까지 승리는 커녕 세트조차도 뺏지 못한 채 패하다가 8번째 튀르키예전 1세트에서 세트를 가져왔는데 무려 22번째 세트만에 이번 VNL 첫 세트 획득이었습니다. 
2주차까지 8경기 치러서 전패를 기록한 세자르號는 브레이크 기간 동안 폴란드 전지훈련을 소화하였는데 안혜진 세터가 합류한 속에서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폴란드와의 두 차례 연습경기를 치렀습니다.
그리고 맞이한 불가리아 소피아에서의 3주차.
사실상 첫 승을 거둘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하는 태국전에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패하고 말았는데 특히 1세트 스코어가 11:25는 충격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일본의 향기가 나게 만든 태국의 빠른 플레이에 당한 것도 있지만 지난해 VNL을 끝으로 정든 태국대표팀을 떠난 눗사라(세터), 플룸짓(미들블로커)이 떠날 것에 대비해서 폰푼(세터), 아차라폰, 찻추온, 핌피차야 등을 차근차근 준비시켰고 지금 현재 주류가 되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도 김연경 선수가 떠날 것에 대비해서 주류가 될 선수들을 차근차근 준비시켰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브라질에게도 0:3으로 패했고, 이탈리아와 중국에게도 각각 1:3으로 패하면서 설마했던 12전 전패가 현실이 되고 말았는데 (여자배구는 물론 오는 7월말 챌린저컵을 앞두고 있는 남자배구 모두 해당) 대한민국 배구가 대오각성(大悟覺醒)하는 계기로 삼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희망도 있으니 발목 인대부분 파열로 도중에 귀국한 이선우 선수가 1주차에서 깜짝 활약을 펼쳤고, 이주아•정호영•이다현의 미들블로커 3인방은 양효진•김수지 두 언니를 잊게 해준 활약을 펼쳤고, 3주차 들어서는 이한비 선수가 1주차의 이선우 선수 못지 않은 깜짝활약을 펼쳤죠.
기술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3주차에 접어들면서 이동공격 시도가 많았던 것이 눈에 띄었는데 “확실한 아포짓스파이커가 있으면 위력이 배(倍)가 될텐데~”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것이 세자르號의 색깔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었고, 이탈리아전과 중국전에서 쉽게 지지 않았다는 점은 오는 9월 네덜란드와 폴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여자선수권을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지지난시즌과 지난시즌, 젊은 선수들로 새롭게 재편되어 가는 과정에서 “현대캐피탈 청소년배구단”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고 “유니버시아드까지 올라갔다.”라고 말을 하기도 했는데요.
최태웅 감독의 말에 접목하자면 이번 VNL에서의 세자르號는 “청소년배구단”이었지만 오는 9월 네덜란드와 폴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여자선수권대회에서의 세자르號는 “최소 유니버시아드까지 올라갔다.”라는 말이 나오기를 바라고, 더 나가 2년 후 파리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을 때에는 진정한 성인대표팀의 모습이기를 바랍니다.
쥘 베른의 소설 중에 “80일간의 세계일주”라는 소설이 있는데 그것을 빗대서 “40일간의 세계일주”라는 표현을 쓰고 싶은데 잇달은 부상선수 속출 속에서 “40일간의 세계일주”를 한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을 비롯해서 17인의 선수들(부상으로 중도에 귀국한 노란과 이선우, 3주차에 합류한 안혜진 포함)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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