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견] 핑크남으로 변신 준비중

김상직 2022.05.20 조회: 5853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의 2시즌 연속 통합우승으로 18번째 V리그가 마무리된 가운데 감독교체로 변화를 모색한 팀이 여자부의 흥국생명과 KGC인삼공사, 남자부의 삼성화재와 한국전력 이렇게 男女 총 4팀입니다.

이번호부터 신임 사령탑을 연속해서 만나는 시간을 가지게 될텐데요.

더스파이크에서 만나게 될 첫 번째 신임 사령탑은 흥국생명 권순찬 감독입니다.

최근 여자배구계에 “남자부 지도자 출신 감독”이 대세가 되고 있는데요.

지난 시즌 개막 7연패에 빠진 것은 물론 극심한 내홍을 겪었던 IBK기업은행이 김호철 감독을 선임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면서 “남자부 지도자 출신 감독”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그런다고 김호철 감독만 있는 것은 아니니 통합우승 1회(2017~2018) 포함 챔피언결정전 2회 진출(2017~2018, 2018~2019)의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과 V리그 여자부 최초의 트레블을 달성한(2020~2021)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이미 여자배구 감독세계에는 베테랑 반열에 올랐고, 부임 첫 시즌에 현대건설을 강팀으로 만든 강성형 감독도 있죠.

여기에 KGC인삼공사 고희진 감독와 이번에 만나게 되는 흥국생명 권순찬 감독도 여자배구판에 가세되었는데요.

서론이 길었죠? 지금부터 권순찬 감독에 대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성균관대 94학번인 권순찬 감독은 1997년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성인배구에 입문했지만 2002년 일찍 선수생활을 마감해야 한 아픔을 맛 본 “비운의 황태자”로 불리웠는데요.

그러다가 당시 신생팀이었던 우리캐피탈 드림식스(지금의 우리카드 우리원) 코치로 프로 지도자에 입문했고, 대한항공 점보스와 KB손해보험 스타즈 코치로 활동하다가 2016~2017 시즌 마치고 강성형 감독(現 현대건설 감독)의 후임으로 KB손해보험 스타즈의 사령탑에 오르게 됩니다.

KB손해보험 스타즈 사령탑으로 활동한 3시즌 동안 비록 봄배구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재밌는 배구를 팬들에게 선사했죠.

특히 부임 첫 시즌이던 2017~2018 시즌에는 9시즌 연속 봄배구 진출 실패하는 기간 동안 최고 성적인 4위에 올랐는데 그 중심에는 서브가 한 몫을 했습니다.

흔히들 야구에서 “쉬어갈 타선이 없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쉬어갈 서버가 없다.”라는 말이 나오게 만들었는데 그 중에서도 황택의 세터와 알렉스 페레이라(우리카드 시절에는 아포짓스파이커로 많이 뛰었지만 원포지션은 윙스파이커) 서브타임은 상대팀에게는 고역이었죠.

부임 첫 시즌 봄배구 진출에 실패했으나 2010~2011 시즌 이후 7시즌만에 4위에 오르며 조금만 더 잘 하면 봄배구에 진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졌지만 2018~2019 시즌 대한항공과의 홈 개막전부터 꼬였으니 황택의와 양준식, 두 명의 세터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잠깐 이탈한 불운이 겹쳤고, 직전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며 재계약에 사인한 알렉스 페레이라가 컵대회 때 당한 복근부상 여파로 1경기만에 한국을 떠나는 등(이후 영입한 대체외인이 펠리페 반데로) 초반 승수 쌓기에 실패한 채 6위로 시즌 봄배구 진출에 실패했고요.

2019~2020 시즌에도 개막 후 5경기 연속 5세트 접전에서 1승 후 4연패로 힘든 출발을 보이더니 급기야 구단 역사상 최다인 12연패의 늪에 빠진 끝에 2시즌 연속 6위인 채 코로나 여파로 조기종료되었고, 결국 권순찬 감독은 야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2021~2022 시즌, KB손해보험이 사상 첫 챔프전에 진출하면서 권순찬 감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으니 황택의 세터가 KB손해보험의 굳건한 주전세터로 자리매김했을 뿐만 아니라 삼성화재의 원포인트 서버였던 김정호 선수를 KB손해보험의 국내에이스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죠.

야인생활을 하는 동안 칼럼을 쓰면서 배구와의 끈을 놓치 않다가 3시즌만에 여자배구 흥국생명 감독으로 V리그에 컴백하게 되었는데요.

지난 시즌 흥국생명은 김연경 선수가 중국리그에 진출했고, 이재영•이다영 두 선수가 이른바 “학폭스캔들”에 연루되며 팀을 떠나게 됨으로 인해서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많이 줄 수 밖에 없는 “강제리빌딩”이라는 단어가 어울린 채 한 시즌을 보냈습니다.

그러는 속에 지난 시즌 김다솔 세터와 번갈아 가며 출전하며 주전세터 수업을 받은 “박혜진 세터”와 지난 시즌 이윤정 선수(도로공사)와 신인왕 경쟁을 펼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은 “정윤주 선수”를 팀의 주축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 권순찬 감독님께서 과거 KB손해보험 감독 재임 시절로 치면 황택의 세터와 김정호 선수처럼 팀의 주축선수로 만들어주셨으면 합니다.

KB손해보험에서는 “형님리더십”을 발휘했다면 이제 흥국생명에서는 “삼촌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권순찬 감독.

“의정부 상남자”에서 “핑크남”으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는 권순찬 감독.

권순찬 감독이 만들어갈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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