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견] “선수 형, 승석이 형, 고생했어”
정지훈![]() |
지난해 더스파이크 5월호를 기억하십니까?
대한항공이 V2이자 구단 역사상 첫 통합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쓴 주역 한선수•정지석•임동혁 세 선수가 지난해 5월을 장식했습니다.
그로부터 1년 후, 올해 더스파이크 5월호도 대한항공 선수 두 명이 장식했으니 그 주인공은 대한항공의 V3이자 2시즌 연속 통합우승의 주역인 “한캡틴” 한선수, “곽멜레온(곽승석+카멜레온)” 곽승석 선수입니다.
두 선수의 모습을 보니까 아직까지도 챔피언결정전의 여운이 남아있네요.
1차전은 대한항공이 3:1 완승을 거뒀고, 2차전에서는 1세트를 대한항공이 가져갔을 때만 하더라도 대한항공이 종합전적 2:0으로 우승축포를 쏘아올리는 듯 했지만 3세트 24:19, 1점이면 KB손해보험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을 수 있었는데 케이타를 막지 못하며 세트를 내주더니 그 여파는 4세트까지 이어지며 1승1패, 시리즈는 원점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승팀이 가려진 최종 3차전을 저는 “‘배구’가 아니라 ‘대하드라마’였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이야 재방송이나 하이라이트가 나오면 마음 놓고 편안하게 봅니다만 LIVE로 봤을 때는 “최소 10년~최대 20년 수명 줄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 선수에게 만약 177분간의 혈투였던 챔프 3차전과 혈투를 다시 하라고 하면?이라는 질문에 곽승석 선수는 “두 번 다시 이런 경기는 안 나올 것 같다. 더구나 챔프전에서 그렇게 간다는 거 자체가 쉽지 않다. 물론 이긴다는 보장이 있으면 하겠는데, 아니라면 피하고 싶다.”라고 말했고, 한선수 세터도 “할 수는 있는데 하기 싫다. 팬들이 봤을 때는 최고의 경기였다. 그러나 선수들은 최악의 경기가 될 수도 있다.”라고 말하였죠.
우승을 예감했던 순간은 언제였느냐?는 질문에 곽승석 선수는 5세트 13:14에서 케이타의 서브에 흔들렸지만 링컨 윌리엄스가 잘 올린 후 지석이가 해결한 장면이라고 말하면서 “아, 우리에게 행운이 온다.”라고 말하였는데 5세트 13:14 상황을 복기해보면은요.
케이타의 서브에 대한항공의 리시브가 휘청거렸을 때만 하더라도 KB손해보험이 V리그 남자부 5번째 우승팀이 되는가 했는데 “이 어려운 걸 정지석 선수가 해내지 말입니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며 14:14 듀스가 되었습니다.
KB손해보험의 입장에서는 2가지를 말하고 싶은데 하나는 전위에 박진우 선수가 블로킹을 떠야 했고, 그렇지 않으면 강타 수비를 대비하고 있든지 해야되는데 연타로 때리는 줄 알고 넋 놓고 바라만 보다가 당했죠.
이후 8번의 숨막히는 듀스접전을 펼쳤는데 그 속에서 한선수 세터의 배짱이 돋보였던 장면이 있었으니 19:20에서 나온 조재영에게 속공을 준 장면.
한선수 세터하면 “속공사랑”으로 유명한 세터라고 하지만 “이 상황에서 속공을?”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는데 한선수 세터는 조재영 세터에게 공을 돌렸죠.
앞서 곽승석 선수가 정지석의 득점으로 14:14 듀스가 되었을 때 “행운이 온다”고 말하였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21:21에서 케이타의 서브가 네트를 때렸을 때 대한항공의 우승예감이 들었습니다.
뒤이어 링컨 윌리엄스의 서브였는데 “어째 이상하다” 했더니만 케이타의 공격을 막아내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는데 케이타 선수를 공격을 막아낸 선수가 곽승석 선수였으니 “맞는 순간 상대 코트에 떨어지기를 바랬다. ‘제발 제발’ 했는데 떨어졌다.”고 말하였죠.
공교롭게도 지난 2017~2018 시즌, 그토록 원하던 첫 번째 별을 가슴에 품었을 때에도 곽승석 선수의 파이프 득점이었는데 세 번째 별을 가슴에 품었을 때에도 곽승석 선수의 블로킹득점이었네요(두 번째 별을 가슴에 품었을 때는 우리카드 알렉스 페레이라의 서브범실).
우승으로 창대하게 마무리하였지만 사실 1라운드를 2승4패로 마무리하였는데 지난해 12월호 더스파이크 팬터뷰에 출연한 곽승석 선수가 “낯설다.”라고 말했을 정도였죠.
그렇지만 2라운드부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더니 정지석 선수가 가세한 3라운드부터 우리가 알고 있던 대한항공으로 돌아왔고 마침내 지난 시즌에 이어 정상에 등극할 수 있었습니다.
시즌을 마친 후 대한항공 점보스의 한선수, 대한항공 점보스의 곽승석이 아닌 효주•수연•소연 세 딸의 아빠 한선수로, 서하•주하 두 딸의 아빠 곽승석으로 달콤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지난번 대한항공의 우승공약이기도 한데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자신보다 2살 위인 한선수 세터와 유광우 세터에게 “선수형, 광우형, 수고했어!”라는 말을 하였죠.
스포츠뉴스와 구단 SNS을 통해서 봤는데 저도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되어서 외치겠습니다.
“선수 형, 승석이 형, 고생했어!”
이제는 V4와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또 다른 역사를 쓰는데 앞장서는 두 선수가 되기를 바랍니다.
권중현
2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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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재
2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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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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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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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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