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견] 선수들 마음 속에 별을 새긴 KB손해보험의 2021~2022
차경호![]() |
OK금융그룹과의 단판 준PO에서 1:3으로 패하며 KB손해보험의 봄이 짧게 마무리된 그 다음날이었던 2021년 4월 5일, 이상렬 감독 체제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2009년 좋지 않은 일이 도마 위에 오르며 자진사퇴를 하였고 이경수 감독대행 체제로 마무리한 KB손해보험이 후인정 경기대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는데요.
후인정 감독이 선임되었다는 소식에 “아니 후인정 감독이?”라는 말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1人이었습니다.
후인정 감독도 지난해 더스파이크 6월호 인터뷰에서 “프로 감독직 생각은 있었지만 대학에서 3~4년 정도 내공을 쌓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오게 됐다.”고 하였죠.
후인정 감독이 알고보면 “대한민국 귀화선수 1호”라는 사실, 알고 있습니까? 금성통신 배구단(現 KB손해보험) 창단멤버이자 여자배구 선경인더스트리(훗날 SK케미칼, 1998년 해체) 감독을 역임했던 아버지 후국기氏를 따라 한국에서 생활해 온 후인정 감독이 중화민국(대만) 국적을 포기하고 고교재학시절이던 1995년 귀화를 하였는데요.
경기대 재학시절 대학소재지인 수원을 본관으로 삼아 수원 후氏의 시조이기도 합니다.
경기대를 졸업한 후 현대자동차서비스(지금의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게 되지만 김세진•신진식 쌍포가 버티고 있던 삼성화재의 우승을 지켜보기만 하다가 2005-2006 시즌 삼성화재의 겨울리그 10연속 우승도전을 저지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며 그토록 원하던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됩니다.
이후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남자배구 금메달을 목에 거는데 큰 역할을 했고, 2006~2007 시즌 현대캐피탈의 2시즌 연속 우승을 이끄는 등 현대캐피탈을 쭉~ 지켜오다가 2013년에 정들었던 현대캐피탈을 떠나면서 선수생활을 정든 코트를 떠나는 듯 했지만 신영철 감독(現 우리카드 감독)의 부름을 받고 한국전력에서 미들블로커로 마지막 불꽃을 태웠고, 2016년 초 은퇴식을 치르며 정들었던 코트와 완전히 작별을 한 후 한국전력 트레이너와 코치로 활약한 후 잠시 프로무대와 거리를 두다가 KB손해보험 신임 사령탑으로 4년만에 프로무대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맞이한 프로감독으로서의 첫 시즌, 초반 4경기에서 1승3패로 흔들렸지만 정민수 리베로가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돌아오며 수비라인에 안정감이 생겼고, 초반 슬럼프에 빠졌던 김정호 선수도 점차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죠.
여기에 황택의 세터의 안정적인 경기운영과 지난 시즌 센세이션을 일으킨 노우모리 케이타가 한 층 더 진화한 모습을 보였고, 정동근과 김정호의 부상이라는 고비를 맞았지만 트레이드를 통해서 한성정 선수를 영입하며 윙스파이커에 숨통이 트였고, 김홍정 선수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신인 양희준 선수를 중용하면서 상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결과 2시즌 연속 봄배구 진출을 물론 프로출범 역사상 정규리그 최고성적은 2위로 PO에 직행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3전2선승제가 아닌 단판으로 축소된 PO에서 한국전력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며 사상 첫 챔프전 진출에 성공한 새 역사를 쓰게 됩니다.
드디어 대망의 3전2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 상대는 2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노리는 대한항공.
우승이라는 고기를 먹어본 선수들이 많은 것은 물론 풍부한 경험이 대한항공의 강점인데 비해 KB손해보험은 챔피언결정전을 경험해 본 선수라고는 김홍정과 한성정 정도라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었죠.
그나마 KB손해보험의 믿을 건 확실한 에이스 케이타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 뿐이었는데 1차전은 경험부족을 실감해야했지만 의정부 홈으로 자리를 옮긴 2차전에서는 세트스코어 1:1에서 맞이한 3세트 19:24 상황에서 1점이면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케이타 쇼타임”으로 역전드라마를 완성하며 승부를 마지막 3차전까지 몰고 가는데 성공합니다.
드디어 운명의 3차전, 내일이 없는 승부이기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지만 2시간 57분의 혈투 끝에 배구의 신은 KB손해보험의 첫 번째 별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후인정 감독을 비롯해서 KB손해보험 선수들은 이번 시즌 구단의 새 역사를 하나하나씩 썼기에 계양체유관을 찾아준 KB손해보험 팬들은 후인정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고, 챔프전이 끝난 후 아버지 후국기 前감독은 아들에게 “준우승도 잘했다”라는 짤막하지만 큰 힘이 되어준 문자를 보냈죠.
이제 후인정 감독의 시선은 다음 시즌을 향해 가있는데 지난 4월 19일, KB손해보험 본사에 방문했을 때 “비록 지난 시즌에는 선수들 마음속에 별을 새겼지만 다음 시즌에는 유니폼에 꼭 별을 새기겠다.”라고 말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트라이아웃을 통해 지명한 니콜라 멜라냑이 노우모리 케이타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팬들에게 어필해야겠지만 김정호•한성정 등의 국내선수들이 외국인선수의 부담을 덜어줘야 후인정 감독의 말처럼 될 수 있는데요.
내년 봄, 지난 챔프 3차전에서 블로킹에 막히고 펑펑 풀었던 노우모리 케이타의 한(恨)을 풀어주는 것과 동시에 후인정 개인으로는 현대캐피탈 선수시절인 2006~2007 시즌 이후 16시즌만에 우승컵을 들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
정지훈
2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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