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견] 17년만에 금메달, 그게 가능합니까?

조용호 2023.09.08 조회: 4581

대한민국 배구에게 운명이 달린 9월과 10월이 찾아왔습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대표팀은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의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을 시작으로 폴란드 우치에서의 파리올림픽 여자배구 최종예선, 항저우아시안게임으로 마무리하는 대장정에 돌입했는데요.

그런데 출발은 좋지 않았으니 세자르 감독이 목표로 삼았던 4강을 넘어 더 나가서 사상 첫 우승을 넘봤던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에서 첫 경기 베트남 상대 2:3 대역전패의 나비효과는 1975년 대회 창설 이래 첫 준결승 진출 실패와 함께 6위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4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 9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차질이 생긴 세자르號은 목표달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겠고, 여기서는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대표팀에 중점을 두고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7월에 열린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AVC 챌린저컵 3위, 8월에 열린 이란 우르미아에서 열린 아시아남자선수권 5위로 마감한 임도헌號.

이제 올해 국가대표 시즌 마지막 대회인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남자선수권을 복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5위로 아시아남자선수권을 마무리했는데 표면상 5위이지 자칫 그보다 낮은 순위로 대회가 마무리되었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전혀 없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조별예선 첫 경기 방글라데시전 3:0 승리는 좋았다고 하겠습니다만 두 번째 경기 파키스탄전부터 아슬아슬의 시작되었는데 첫 번째 승부처였던 1세트 듀스접전에서 파키스탄에게 내줄 때만 하더라도 이변의 제물이 되는 게 아닌가 했지만 두 번째 승부처였던 3세트 듀스접전에서는 우리가 가져왔고, 파키스탄의 거센 저항을 4세트에서 매조지으며 조 1위로 12강에 진출했습니다.

 

12강에서 우리가 만난 상대는 인도네시아.

AVC 챌린저컵에서 태국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고는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동남아권 남자배구 최강팀인데 경기는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흘러갔고 5세트 14:14에서 나온 정한용의 서브에이스로 15:14 매치포인트를 만든 뒤 정지석의 공격포인트로 그야말로 지옥문 앞에서 살아남으며 3:2 신승을 거두게 됩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임도헌號였건만 6강전에서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지 못하며(1:3 패배)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였죠.

대만과의 5위결정전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자존심은 지켰지만 지난 8월 아르헨티나 산후안에서 30년만에 3위라는 쾌거를 달성한 김장빈 감독의 U19 남자대표팀 아우들보다도 못한 형들이라는 비난을 피해가기 어려웠습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불안감을 노출한 임도헌號의 모습을 보며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속 이성민 배우(진양철 회장 役)의 “영화, 그게 돈이 됩니까?”라는 대사를 빗대서 “금메달, 그게 가능합니까?”라는 말을 하게 만드는데요.

 

결국 임도헌 감독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 17년만에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금메달을 위해 결단을 내리게 되니 지난 8월 30일 발표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설 12인의 엔트리에 한선수 세터를 승선시켰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최선의 선택이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시간을 5년전으로 돌아가서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이란에게 패하며 은메달로 마무리로 한 후 한선수 세터가 언론과 인터뷰에서 “다음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2022년이면 내가 38살이다(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코로나 여파로 1년 연기된 채 치러짐). 그 때 되면 많이 힘들 것 같다”라며 웃어 보이면서 “앞으로 국가대표로 활약할 후배들이 어떤 상황이든, 어떤 대회에 나가든 배구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는데요.

 

한선수 세터 말고도 한선수와 함께 뽑힌 황택의를 주전세터로 하는 방법이 있고, 황택의와 함께 아시아남자선수권을 함께 한 황승빈 세터, 하승우 세터, AVC 챌린저컵 무대를 밟았던 김명관 세터도 있는데 돌고돌아 또 다시 한선수 세터를 호출한 것은 임도헌 감독이 내건 “세대교체”의 실패를 자인하는 증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남자배구의 17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 도전에는 응원하겠지만 지금 당장 아시안게임이 열린다면 1962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이후 61년만에 노메달이라는 결과물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은 가운데 올해 국가대표 시즌 마지막 대회인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서 여자배구에 비해 인기에서 밀리는 남자배구의 부흥은 물론 2028 LA올림픽 티켓획득(내년 파리올림픽은 세계랭킹이 낮아 최종예선 조차 초대받지 못했음)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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