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견] 부임 2개월만에 제대로 일을 낸 오기상

김중경 2023.09.07 조회: 4459

GS칼텍스의 컵대회 2년연속 우승과 함께 컵대회 통산 6번째 우승으로 구미 도드람컵 여자부는 막을 내린 가운데 이제 구미 도드람컵의 배턴을 남자부가 이어받게 되었는데요.

남자부의 변수는 바로 성인대표팀은 물론 유니버시아드대표팀, U19유스대표팀에 차출된 선수가 있다는 점인데 대표적인 전력누수 팀을 꼽으라면 3개의 대표팀 합쳐 7명이 차출된 대한항공이었습니다.

7명이 차출되어 10명으로 컵대회를 임하게 되는 대한항공을 향해 “힘들지 않을까?”라는 차가운 시선을 보냈지만 소위 “만화배구”,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취임 때 말한 “호기심배구”를 선보이며 A조의 판도를 뒤흔들더니 가장 먼저 준결승에 선착하였고, 남은 준결승 티켓 1장을 놓고 우리카드와 OK금융그룹이 태풍 “카눈”이 몰아쳤던 날에 혈투를 펼친 끝에 OK금융그룹이 준결승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반대쪽에서는 준결승 티켓 2장이 일찌감치 가려졌는데 먼저 이번 대회 초청팀 일본의 파나소닉부터 이야기를 하면 과거 일본 대표팀 아포짓스파이커였던 시미즈 쿠니히로를 비롯해서 이마무라 다카히코, 나카모토 켄유, 여기에 타루미 유가까지 1명에 의존하지 않는 배구를 보여줬는데 파나소닉의 배구를 한국 V리그 남자팀이 배울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난 시즌 최하위로 자존심을 구긴 삼성화재도 기존 김정호와 신장호에 지난 시즌 2라운드 4순위로 입단한 박성진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2년연속 준결승 무대를 밟게 되었습니다.

 

우리카드•KB손해보험•현대캐피탈•한국전력 등 탈락한 팀들을 보면 한태준•배상진•손준영•이승준•이태호•강우석•김주영 등의 라이징스타들을 볼 수 있었지만 범실관리 실패, 차출된 선수의 빈 자리, 해줘야 될 에이스의 부진, 여기에 부상선수까지 등장하면서 구미를 떠난 가운데 준결승전이 펼쳐졌는데요.

지난 시즌 “트레블”을 달성한 핀란드 출신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 부임 첫 시즌의 일본 출신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 도쿄올림픽 남자배구 금메달 감독인 프랑스 출신 로랑 틸리 파나소닉 감독까지 3명의 외국인감독의 틈바구니 속에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국내감독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외쳤죠.

 

“新왕조 VS 舊왕조”의 대결이기도 한 대한항공 VS 삼성화재의 준결승 제1경기에서는 전날 파나소닉과의 5세트 혈전을 치르고 16시간만에 경기에 나선 삼성화재가 김정호-신장호-박성진의 이른바 “호호진” 트리오의 활약으로 우려를 불식시킨 끝에 결승에 올랐고, 뒤이어 “외국인감독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파나소닉 VS OK금융그룹의 준결승 제2경기에서는 파나소닉은 범실 41개에 발목이 잡힌 반면 OK금융그룹은 패색이 짙었던 4세트 후반 기사회생에 성공하더니 5세트 블로킹을 앞세워 8:1까지 차이를 벌리며 승기를 잡은 끝에 결승에 올랐습니다.

 

드디어 구미 도드람컵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 삼성화재 VS OK금융그룹의 남자부 결승전의 날이 밝았습니다.

삼성화재의 2018년 제천 컵대회 이후 5년만에 컵대회 우승이냐? OK금융그룹의 구단 역사상 첫 컵대회 우승이냐? 기로에서 결승전을 지배한 선수는 청두 세계대학경기대회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지난 시즌 1라운드 1순위 신호진 선수였으니 파나소닉과의 준결승에서 블로킹 6개 포함 31득점을 기록한데 이어 결승전에서도 34득점을 올리는 활약으로 OK금융그룹에게 구단 첫 컵대회 우승을 안겨다준 것과 MVP의 영광까지 누렸습니다.

 

이번 구미 도드람컵이 “오기상” 오기노 마사지 감독의 데뷔무대였는데 서브범실을 줄이면서 블로킹이 견고해진 것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지난 더스파이크 7월호(VOL. 93) 인터뷰에서 “감독부임 7개월만에 천왕배 우승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하였는데 한국에선 그보다 빠른 감독부임 2개월만에 제대로 일을 냈습니다.

컵대회 남자부에서 외국인감독이 우승감독이 된 건 지난해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에 이어 2년연속입니다.

16일간의 열전을 치른 구미 도드람컵이 이렇게 마무리되었는데 폭염과 태풍 속에서 마지막까지 무사히 치르게 한 KOVO와 구미시에 박수를 보냅니다.

 

허나 아쉬운 것이 있으니 지난해 순천 도드람컵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열기가 활활 타오르지 못했다는 점인데요.

여자부는 VNL 2년연속 전패와 함께 티켓파워를 가진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은 것이 관중 감소로 이어졌는데 비해 남자부는 라이징스타들의 등장과 “파나소닉 효과”로 관중수가 오히려 증가한 것이 재밌습니다.

올해 남자부의 파나소닉(일본), 여자부의 슈프림 촌부리(태국)가 초청팀으로 온 것처럼 앞으로도 다른 아시아 대륙의 클럽팀, 유럽 대륙 또는 남미 대륙의 클럽팀, 프로리그가 없는 북미대륙 같은 경우에는 대학팀, 여기에 9월 3일에 막을 내린 WKBL 박신자컵 같은 경우에는 필리핀 여자국가대표팀이 출전했던데 그것처럼 국가(國)의 대표팀도 컵대회에 초청하게 해줬으면 합니다. 

 

끝으로 컵대회와 아직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권역에서도 열렸으면 하니 그 중에서도 강원권과 호남 중에서도 전북권에서 열렸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제주의 경우에는 호우 및 태풍이 몰아쳤을 때가 변수) 대구•경북권에서 또 다시 컵대회가 열리게 된다면 그 때는 대구, 포항, 경산, 경주, 안동, 상주 중에 1곳에서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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