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견] 한선수도 없고, 신영석도 없지만!
차경호![]() |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끌고 있는 여자배구대표팀은 VNL 대장정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임도헌 감독이 이끌고 있는 남자배구대표팀은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냐고요? No!No!
현재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으니 오는 7월 8일부터 7월 15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AVC 챌린저컵을 시작으로 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르기까지의 대장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대한배구협회 IN★ 라이브를 통해서 남자배구대표팀의 훈련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는데 이번 남자배구대표팀 면면을 살펴보면 젊은 선수들의 이름이 많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먼저 세터에는 짧게 자른 머리가 너무나 어색한 황택의 세터(국군체육부대)와 지난 챔프전에서 한선수 세터와 대결을 펼친 김명관 세터(현대캐피탈)가 임도헌號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하겠고, 리베로 포지션에는 “디그하는 다람쥐” 박경민(현대캐피탈)과 “리베로 최초의 신인왕” 오재성(우리카드)이 수문장 역할을 하겠습니다.
미들블로커에는 김규민(대한항공), 박준혁, 이상현(이상 우리카드)에 지난 시즌 장족의 발전을 이룬 “괴물 미들블로커” 김민재(대한항공)와 지난 시즌 신인왕에 빛나는 김준우(삼성화재) 두 선수도 포함되었습니다.
아포짓스파이커와 아포짓스파이커에는 98-99년생이 대세를 이뤘으니 아포짓스파이커에는 98년생의 허수봉(현대캐피탈)과 99년생 임동혁(대한항공), 아웃사이드히터에는 99년생의 임성진(한국전력)과 김지한(우리카드)이 가세된 것은 물론 나경복(KB손해보험, 현재는 국방의 의무)과 황경민(KB손해보험), 지난 시즌 곽승석의 부상공백을 훌륭히 메운 정한용(대한항공)이 01즈 가운데에서는 유일하게 임도헌號에 승선했습니다(“01즈”에 대해서는 더스파이크 2023년 3월호를 읽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또 한 명! 대표팀 복귀에 환영한다고 해야할지? 야유를 보내야 할지? 진퇴양난이게 만든 한 명이 있으니 바로 정지석 선수(대한항공)입니다.
2021~2022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로 국가대표 1년 자격정지를 받은 정지석 선수가 자격정지가 해제되면서 지난 5월 23일, 정지석 선수의 대표팀 승선을 알렸는데요.
4월 10일 V리그 시상식에서 남자부 정규리그 MVP를 차지한 한선수 세터가 정지석 선수를 향해 “배구에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라고 한 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주목해야 될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KBO 한국시리즈 통산 10회 우승에 빛나는 김응용 前감독 톤으로 외치겠습니다.
“오~ 한선수도 없고, 오~ 신영석도 없고.”
자타공인 최고의 세터인 한선수와 자타공인 최고의 미들블로커 신영석 선수가 없다는 것에 우선 눈에 띄는데요.
지금도 녹슬지 않는 기량 아니 나이를 거꾸로 먹는 기량을 선보이고 있지만 언제까지 한선수와 신영석에 의지할 수 없는 대한민국 남자배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김민재 선수가 한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남자배구를 일으키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한선수와 신영석이 빠졌기는 했지만 이 시기를 남자배구 부활의 시작점으로 삼았으면 합니다.
지난해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의 FIVB 챌린저컵을 회상하면 여자배구와 인기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는데 여자배구와의 인기 차이에서 간격을 더 좁히는 것과 동시에 남자배구 역시 이른바 “아이돌 배구”로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보고요.
또 동시에 일본과 이란과의 기량 격차를 좁혔으면 좋겠습니다.
VNL 남자부가 지난 6월 6일 개막되었는데 나고야에서 1주차를 맞이한 홈팀 일본이 아시아 대륙 內 라이벌인 이란을 시작으로 해서 세르비아, 불가리아, 심지어 디펜딩챔피언 프랑스까지 차례로 물리치며 4연승으로 나고야 시리즈를 마무리하였는데요.
필립 블랑 감독에 이시카와 유키·니시다 유지·다카하시 란의 3총사가 중심을 잡고 있는 일본의 승승장구를 보면서 “우리와의 기량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구나~”라는 걸 느끼게 되는데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한탄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일본과 맞설, 이란과 맞설, 좀 더 넓게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맞설, 더더욱 넓게는 타 대륙의 강호들과 맞설 힘을 기르는 원년으로 삼아야 되겠습니다.
남자배구가 올림픽에 마지막에 참가한 것이 2000년 시드니올림픽이고, 내년에 열리는 파리올림픽은 세계랭킹이 낮은 바람에 세계예선 조차도 밟지 못하게 되었는데요.
1985년 11월 3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1986 멕시코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허정무의 결승골로 일본을 꺾고(1985년 10월 2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1차전 2:1 승리에 이어 11월 3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2차전 1:0 승리) 1954년 스위스월드컵 이후 32년만에 월드컵 티켓을 거머쥔 것처럼 대한민국 남자배구도 5년 후 있을 LA올림픽 또는 9년 후 있을 브리즈번 올림픽 무대를 밟아서 스포츠면에 “남자배구, 28년만에 올림픽 간다.” 또는 “남자배구, 32년만에 올림픽 간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도배되기를 기원해봅니다.
<끝나기 전에>
PS. KBO리그에서 마지막 우승이 가장 오래된 롯데자이언츠의 V3가 빠를까? 대한민국 남자배구의 올림픽 티켓 획득이 빠를까?
참고로 롯데자이언츠의 마지막 우승은 1992년, 앞서도 썼지만 대한민국 남자배구의 마지막 올림픽은 2000년.
이인섭
2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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