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견] 기록과 기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다!
이수각![]() |

- 2023년 4월 6일 챔피언결승전 5차전 직관 사진
시즌 개막 전 여자부는 직전 시즌 압도적 퍼포먼스를 보여준 현대건설, 컵대회 우승을 차지한 GS칼텍스, 여기에 김연경이 돌아온 흥국생명 이렇게 세 팀이 3강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이 된 가운데 한국도로공사를 언급한 전문가들은 있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작년 10월 22일, 6개월간의 대장정이 시작된 가운데 한국도로공사는 현대건설과의 개막전을 치렀는데 주포 박정아 선수가 대상포진으로 결장한 여파 때문이었을까요? 0:3 완패를 당했습니다.
이후 10월 27일 GS칼텍스와의 홈개막전에서 3:2 승리를 거두며 연패로 가지 않았지만 온탕냉탕을 오갔고, 그러다가 첫 번째 고비가 찾아오게 되니 2022년 마지막날 페퍼저축은행과의 김천 홈경기에서 1:3으로 패하며 페퍼저축은행의 시즌 첫 승 제물이 되고 말았는데요.
그러나 야구에서의 기가 막힌 투수교체처럼 기가 막힌 외국인교체로 위기를 벗어나니 카타리나 요비치와 결별하고, 과거 GS칼텍스와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한국 V리그 경험을 한 캐서린 벨을 영입했는데 이것이 신의 한 수가 되었고 3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됩니다.
준PO 없이 바로 PO로 직행하는 3위를 꿈꿨지만 2월 18일 또 다시 페퍼저축은행에게 일격을 당한 것을 시작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에 뼈아픈 4연패로 휘청거리고 있었고, 그 사이 KGC인삼공사가 거침없는 6연승을 내달리며 한 때 3위에 오르는 등 3위싸움은 점입가경으로 치닫았습니다.
만약 봄배구에 간다고 하더라도 베테랑들의 체력을 감안해 준PO는 치르기 싫었을 한국도로공사에게 있어 정규리그에서의 운명의 한 주라고 말하고 싶은 3월 첫째주가 밝았는데요.
상대는 정규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던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이었는데 5번 만나서 5번 모두 패한 흥국생명 상대로 1세트 1:8로 출발했지만 박정아의 활약에 힘입어 3:1 역전승을 거뒀고, 현대건설 상대로 1세트 4:14로 출발했지만 5세트 문정원의 서브타임에서의 연속득점에 힘입어 3:2 역전승을 거두며 위기에서 벗어납니다.
현대건설전 승리 후 다음날 KGC인삼공사는 흥국생명에게 0:3으로 패하면서 3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되었고 결국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GS칼텍스전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준PO 없이 현대건설과 3전2선승제 PO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어렵게 봄배구 티켓을 거머쥔 한국도로공사의 기세는 PO에서도 이어졌으니 시즌 막판 페이스가 떨어진 현대건설 상대로 종합전적 2:0으로 쉽게 뿌리치며 흥국생명과 4시즌만에 챔프전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천 삼산에서의 2연전을 모두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리게 되었는데 역대 챔프전에서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내주고 우승한 팀은 단 한 팀도 없었고, 확률은 0%였는데요.
그렇지만 김천 홈팬들을 등에 업고 임한 3차전과 4차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시리즈 스코어 2:2 균형을 맞춘 것과 동시에 챔프전 무대를 인천 삼산으로 옮기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역대 챔프전에서 1차전과 2차전을 패한 팀이 3차전을 가져온 사례가 있었지만 3차전과 4차전을 연달아 이긴 팀은 한국도로공사가 처음이었는데 특히 압권은 4차전 4세트였습니다.
16:21 흥국생명이 5세트로 승부를 끌고 가는 듯 했지만 배유나와 캣 벨의 활약으로 기어이 시리즈 무대를 인천 삼산으로 옮기는데 성공하게 되는데요.
흥국생명의 홈이라고 하지만 기세는 한국도로공사가 타오를 대로 타올랐기에 1,2차전과는 다를 거라 생각했습니다.
마침내 운명의 5차전이 열린 2023년 4월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5차전이 열리기 전날, 김종민 감독은 선수단 미팅에서 했던 말을 언론인터뷰에 공개를 했는데 “기적을 기록에 남기느냐, 잠시 기억에 스치느냐는 5차전에 달렸다고 했다.”라고 말하였는데요.
경기 도중 양복 자켓을 벗었는데 예전 남자부 감독(대한항공 감독) 시절 양복 자켓을 벗고 경기를 지휘하는 모습은 봤지만 여자부 감독(한국도로공사 감독)일 때 양복 자켓을 벗고 경기를 지휘하는 건 처음이었을 정도로 혈전을 치른 끝에 경기 전에 말한 기록과 기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최고의 압권은 많은 배구팬들도 생각했겠지만 김종민 감독과 함께 인터뷰를 한 임명옥 리베로가 꼽았던 5세트 13:12 상황이었는데요.
박정아의 공격이 벗어나면서 13:13 동점이 되는가 했지만 김종민 감독의 아끼고 아낀 비디오판독(추가판독)을 통해서 잃어버린 1점을 되찾으며 14:12 매치포인트에 도달한 장면이었습니다.
그 순간 설마설마했던 “0%의 기적”이 야구로 비유하자면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만을 남겨놓은 느낌이었고, 14:13에서 박정아가 “0%의 기적”에 마지막 점 하나를 찍어줬습니다.
아마도 이번 챔프전은 김종민 감독의 지도자인생에 있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챔프전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제 다음 2023~2024 시즌을 준비해야 되는데 주포 박정아와 정대영의 이적은 오히려 기회일 수 있습니다.
임명옥•배유나•문정원•이윤정•전새얀 등의 기존 선수와 안예림•이예담•김세인•임주은•여기에 봄배구가 낳은 스타 이예은 등의 젊은 선수가 하모니를 이뤄서 꾸준히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도로공사 우승 티셔츠 받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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