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견] 시끄러웠던 여자부, 조용했던 남자부

조용호 2023.05.03 조회: 4554
챔피언결정전이 막을 내리자마자 FA시장의 화려한 막이 열렸는데요.
지난해는 男女 도합 2명만 유니폼을 바꿔입은 채 너무나도 조용하게 막을 내렸지만 올해는 다를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니 김연경을 필두로 박정아, 배유나, 염혜선, 김수지, 허수봉, 임동혁, 나경복까지 대어들이 즐비했기 때문인데 우선 살펴볼 여자부는 기대했던 것처럼 시끄러웠습니다.
가장 큰 관심사는 “배구여제” 김연경 선수의 진로였는데 흥국생명 잔류냐? 현대건설 이적이냐? 고심 끝에 흥국생명 잔류로 결정이 났죠.
지난 4월 10일 V리그 시상식에서 만장일치 MVP를 차지한 김연경 선수는 “우승하고 싶은 팀으로 가고 싶다.”라는 말을 하였는데 그 말에 딱 맞는 팀으로 현대건설을 떠올렸으니 흥국생명 시절 함께 해온 황연주와 대표팀 룸메이트인 양효진, 여기에 스테파노 라바리니 여자배구대표팀 감독 시절 수석코치였던 강성형 감독이 있고, 팀의 입장에서도 코로나로 인해서 2번이나 정규리그 1위에 만족해야 했고, 지난 시즌도 개막 15연승의 역대급 초반 페이스를 펼치고도 부상선수에 발목이 잡히며 챔프전 무대조차 밟지 못했기에 김연경 선수가 말한 “우승하고 싶은 팀”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과거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시절 수장이자 현재 흥국생명의 수장이 된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의 설득으로 다음 시즌에도 흥국생명의 분홍색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김연경 쟁탈전”의 승자는 흥국생명으로 막을 내렸고, “김연경 쟁탈전”의 수훈갑을 꼽으라고 하면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김연경 선수가 잔류를 선언하고 그 다음날인 4월 17일 페퍼저축은행이 FA 최대어 중 한 명인 “클러치 박” 박정아 선수를 품에 안게 되었는데요.
박정아 선수 개인으로서는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 시절과 비교하면 무모하다면 무모할 수 있는 도전이 되겠는데 과연 지지난시즌과 지난시즌 도합 8승 밖에 올리지 못한 페퍼저축은행의 도약을 이끄는 선봉장이 되어줌과 동시에 “빛고을” 광주에 배구 붐을 일으키는데 앞장 설 수 있을지? 기대해보겠습니다.
박정아 선수가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하자 이적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졌으니 “자기관리의 여왕” 정대영 선수가 한국도로공사를 떠나 2014년 이후 10년만에 GS칼텍스로 돌아왔고, “밍키” 황민경 선수도 현대건설을 떠나 IBK기업은행에서 새로운 배구인생을 열어가게 되었고, “대왕토끼” 김수지 선수도 IBK기업은행을 떠나 2017년 이후 6년만에 흥국생명으로 돌아왔습니다.
박정아와 정대영을 잃은 한국도로공사는 배유나•문정원•전새얀 등의 집토끼를 사수했고, 황민경을 잃은 현대건설도 황연주•김연견•정시영 등의 집토끼를 사수한 채 여자부 FA시장은 문을 닫았는데요.
여자부 FA시장의 승리자를 꼽으라고 하면 박정아를 품에 안은 페퍼저축은행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박정아의 가세로 최하위 탈출은 물론 봄배구도 바라볼 수 있는 전력이라는 평가였는데 보상선수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앓았죠.
한국도로공사가 박정아의 보상선수로 지난 시즌 페퍼저축은행의 주전세터였던 이고은 세터를 지명하게 되면서 세터고민이 깊어졌지만 불과 6일 후 이고은을 다시 품에 안으며 한숨 돌렸습니다.
하지만 댓가는 컸으니 주전 미들블로커 최가은 선수와 다음 2022~2023 시즌 1라운드 지명권을 한국도로공사에게 내줬는데 애초부터 최가은을 지명하게끔 했으면 어땠을지?라는 생각과 동시에 다음 시즌 최대어라고 평가받는 김세빈(수원한봄고) 또는 곽선옥(서울일신여상)을 품에 안을 찬스를 놓쳤다는 평가입니다.
여자부는 지난해와 다르게 FA시장이 시끄러웠지만 남자부는 허수봉과 임동혁이 원소속팀인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 잔류를 택하며 큰 틀에선 지난해에 이어 FA시장이 조용했는데요.
그런 가운데 잔잔한 호수에 조약돌을 던진 것과 같은 이적소식이 전해졌으니 우리카드의 원클럽맨 나경복 선수의 KB손해보험 이적 소식입니다.
KB손해보험 팀의 입장에서는 나경복 선수가 지난 3시즌 동안 높았던 외국인선수(케이타, 비예나)의 점유율이 낮추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당장 나경복 선수의 KB손해보험 노란색 유니폼을 입는 모습을 다음 2023~2024 시즌에는 볼 수 없으니 국방의 의무로 인해(4월 24일 군 입대) 다다음 2024~2025 시즌에야 볼 수 있고, 여기에 황택의 세터도 오는 5월 8일 국군체육부대 입대로 인해 다다음 시즌에야 의정부 팬들과 재회하게 되는데요.
그렇지만 나경복과 황택의 두 선수가 다음 시즌에도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니 그건 바로 가을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입니다.
두 선수가 남자배구대표팀의 일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면 곧바로 전역해 원소속팀인 KB손해보험에 합류하게 되는데 실제로 그렇게 될 경우에는 다음 시즌 남자배구 판도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게 되면 다음 시즌 외국인선수도 외국인선수이지만 신승훈, 박현빈의 세터진과 황경민, 한성정, 홍상혁 등으로 구성된 아웃사이드히터진의 역할이 중요해지게 되는데 성공적인 시즌의 기준점은 최소 3위와 승점 3점이내 4위가 되어 봄배구 초대장을 받는 겁니다.
그런 후 나경복과 황택의가 순차적으로 돌아오게 되는 다다음 시즌을 승부시즌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프로에서 우승반지와 인연이 없는 나경복 선수가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KB손해보험의 우승청부사가 되어줄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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