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견] 2023년 삼산의 봄은 핑크핑크했다!

김중경 2023.04.18 조회: 4692

작년 6월, 김연경 선수가 전격적으로 흥국생명에 복귀하면서부터 외국인선수 2명이 뛰는 효과를 앞세워 봄배구에 갈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김연경 선수가 잠시 국내무대로 복귀한 2020~2021 시즌 때와 비교하면 그 때와 비교해서 외국인선수는 나을지는 몰라도 국내선수의 무게감은 밀린다는 냉정한 평가를 한 전문가들도 있었는데요.

10월 25일 페퍼저축은행과의 시즌 첫 경기이면서 김연경 선수 개인으로서는 삼산월드체육관에서의 통산 첫 경기가 되겠는데 자신의 건재함을 보여주며 산뜻한 출발을 하게 됩니다.

현대건설이 1라운드 전승을 기록했지만 1라운드 MVP는 팀을 5승1패로 이끈 김연경 선수 차지였습니다(이후 3라운드, 5라운드, 6라운드까지 4번의 라운드 MVP 수상).

이후 2라운드 4승2패, 3라운드 5승1패로 순항을 거듭한 흥국생명이었는데 특히 3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12월 29일 현대건설을 상대로 3:1 승리를 거두며 두 팀의 승점차가 같아지면서 15연승 이후 연패로 주춤한 현대건설과 기세가 오른 흥국생명의 선두경쟁이 불을 뿜을 것으로 기대되었는데요.

해가 바뀌어 2023년 1월 2일, 배구팬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일이 일어나니 권순찬 감독을 전격경질하게 됩니다(단장도 김여일 단장에서 신용준 단장으로 교체).

구단은 “구단 방향과 맞지 않는다.”라고 밝혔지만 속을 들여다보니 구단 윗선에서 경기운영에 있어 개입을 한 것으로 밝혀지며 일파만파로 커졌는데 과거 흥국생명이 성적은 좋았음에도 잇달아 감독을 교체했던(대표적으로 故황현주 감독 2번 경질) 악순환이 다시 재현되면서 배구팬의 공분을 샀습니다.

이영수 감독대행 체제로 1월 5일 GS칼텍스전을 임했지만 경기 종료 후 자진사임을 밝혔고, 직전시즌까지 수석코치였던 김기중 前수석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려 했지만 고사하면서 더더욱 혼미에 빠지게 됩니다.

그렇지만 김연경•김해란 등의 고참선수에 감독대행의 중책을 맡은 김대경 코치까지 원팀으로 똘똘 뭉쳤고, 고민거리였던 세터도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이원정 세터에게 중책을 맡기며 해결이 됩니다.

5라운드 최대의 승부처였던 2월 7일 현대건설과의 맞대결에서 3:0 승리를 거두며 40일만에 현대건설과 승점이 같아졌고, 현대건설의 분위기가 주춤한 틈을 타서 2월 15일 페퍼저축은행 상대로 3:0 승리를 거두며 드디어 현대건설을 밀어내고 순위표 맨 꼭대기에 오르게 됩니다.

선두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김대경 감독대행 체제로 봄배구를 치르기에는 물음표가 가득했던 2월 18일 과거 김연경과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연을 맺었던 이탈리아 출신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흥국생명의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납득하기 힘들었던 감독대행 체제는 막을 내리게 되었는데요.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을 선임한 흥국생명은 안정을 되찾았고, 성적도 1위이지만 관중동원력 1위의 흥국생명은 시즌 후반으로 치닫을수록 성적과 관중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됩니다.

3월 11일 KGC인삼공사와의 홈경기에 무려 6018명의 관중이 인천삼산월드체육관을 찾았는데 6018명이 보는 앞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정규리그 우승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더니 3월 15일 IBK기업은행과의 화성 원정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2018~2019 시즌 이후 4시즌만에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됩니다.

김연경 선수 개인으로서는 2007~2008 시즌 이후 무려 15시즌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게 된 순간이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채 임한 3월 19일 현대건설과의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에는 비록 순위는 가려졌고, 김연경 선수가 출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6110명이 찾아왔습니다.

10일 후 흥국생명은 한국도로공사와의 5전3선승제 챔피언결정전을 치렀는데요.

1차전은 5464명, 2차전은 6108명의 관중을 등에 업은 흥국생명이 먼저 2경기를 잡을 때만 하더라도 5번째 별을 유니폼에 새기는 듯 했지만 김천으로 장소를 옮긴 3차전과 4차전에서는 첫 세트를 가져오고도 내리 3세트를 내주며 챔피언결정전 시리즈는 다시 인천 삼산으로 옮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운명의 최종 5차전,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기에 그래도 한국도로공사보다는 흥국생명의 백중우위를 점친 속에 이번 시즌 정규리그와 봄배구 합쳐 가장 많은 6125명이 찾아와줬는데요.

한 시즌이 끝나는 마지막날이라는 것이 아쉬워서인가요? 5세트까지 간 접전을 펼쳤지만 우승트로피는 한국도로공사를 향해 미소를 지었습니다.

V리그 男女 합쳐 먼저 2승을 거두고 우승을 하지 못한 첫 번째 불명예팀이 된 아쉬움이 있지만 도드람 2022~2023 V리그 흥행에 큰 공헌을 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2023년 삼산의 봄은 핑크핑크했는데 2024년 삼산의 봄은 이번에 놓친 우승컵까지 품에 안아서 더더욱 핑크핑크해야 될텐데 착실하게 진행중입니다.

만장일치 정규리그 MVP에 빛나는 김연경 선수가 다시 흥국생명과의 동행을 계속 이어가며 큰 숙제를 해결된 느낌인 가운데 추가 선수영입도 예상이 됩니다.

시즌 후반 지휘봉을 잡은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풀타임 첫 시즌을 치르게 되는데 챔프전을 치르면서 아시아 배구는 유럽 배구와는 다르다는 걸 느꼈을텐데 오프시즌에 아시아 배구에 대한 공부를 해야될 것이고요.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구단 프런트들이 지난 1월에 있었던 일과 같은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아야 되는데 그래야 변함없는 인기구단으로서의 위용을 자랑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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