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견] 점보스 왕조의 시작점이 되어준 박기원 감독님!
차승민![]() |
더스파이크 창간 7주년을 기념해서 반가운 얼굴과 인터뷰를 했는데요.
그 주인공은 “이탈리아 진출 1호 한국 선수”이자 “이란 배구의 대부”인 박기원 前대한항공 감독입니다.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난 박기원 감독은 비교적 늦은 시기인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배구를 시작해서 20세 때 196cm의 장신 선수로 대표팀에 발탁되어 강만수(現 KOVO 유소년 육성위원장), 김호철(現 여자배구 IBK기업은행 감독), 이인 등과 함께 남자배구 전성기를 열었습니다.
1979년부터 1982년까지 이탈리아 피네토 발리 유니폼을 입고 뛴 것을 시작으로 20년 동안 이탈리아에서 선수와 지도자생활을 한 박기원 감독의 지도력이 꽃을 피운 건 51살의 나이에 이란 남자배구대표팀을 맡으면서입니다.
지금이야 이란이 아시아 남자배구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지만 당시의 이란은 배구의 불모지였는데요.
그런 배구의 불모지, 이란의 배구 역사를 새롭게 쓴 중심에는 박기원 감독이 있었으니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결승에서 우리나라에게 0:3으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결승에 앞서 준결승에서 4년전(1998)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팀이자 우승후보인 중국을 3:2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죠.
이후에도 2003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일본을 꺾고 3위를 차지했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배구 최종예선에서 한국을 0:3으로 물리쳤는데 이 승리가 한국 상대로 처음 거두는 승리였습니다.
“이란 배구의 히딩크”이면서 이란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유명인이 된 박기원 감독은 28년만에 한국에서 지도자생활을 하게 되니 직전시즌 봄배구 진출에 실패한 LIG손해보험(現 KB손해보험)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지도자생활은 이탈리아와 이란과는 달리 녹록치 않았으니 LIG손해보험 감독 재임 3시즌 동안 봄배구로 이끌지 못했고, 2011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남자배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았지만 런던올림픽 티켓 획득 실패,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실패 등 실패를 반복했죠.
실패의 연속이던 박기원 감독에게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프로팀 지휘봉을 잡게 되니 메시즌 개막을 앞둘 때 항상 우승후보로 꼽지만 정작 우승과는 인연이 없는 대한항공 점보스의 지휘봉을 잡게 됩니다.
대한항공 점보스 지휘봉을 잡은 이후 선수구성은 좋지만 “뒷심이 약하다”, “모래알 조직력이다”는 평가의 팀을 꾸준히 대화하고 소통하며 하나로 뭉치게 했죠.
부임 첫 시즌인 2016~2017 시즌, 6시즌만에 정규리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챔프전에서 마지막 5차전까지 간 승부 끝에 현대캐피탈에게 아쉽게 2승3패로 V1의 꿈을 다음으로 미뤄야했습니다.
“두 번 울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출발한 2017~2018 시즌, 4라운드까지는 봄배구에 갈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5라운드 전승을 기록하며 살아났고, 3위로 봄배구 티켓을 거머쥔 후 삼성화재와의 PO에서 1차전을 패했지만 2차전과 3차전을 잇달아 잡아내며 챔프전에 진출했고, 이어 펼쳐진 현대캐피탈과의 챔프전에서도 1차전을 아쉽게 패했지만 이후 내리 3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대한항공이 그토록 염원하던 V1을 달성하게 됩니다.
코로나 여파로 중단된 2019~2020 시즌 종료 후 4시즌 동안 정든 대한항공 점보스를 떠났지만 박기원 감독이 만들어 놓은 대한항공 점보스는 지지난시즌과 지난시즌 통합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고, “점보스 왕조”라는 말이 생겨났는데요.
박기원 감독이 지금의 “점보스 왕조”를 만든 시작점이 되어준 셈인데 KBO리그로 치면 “삼성라이온즈 왕조”의 시작점이 된 김응용 감독과 같은 역할을 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 현재도 대한민국 배구협회 기술이사, 아시아배구연맹(AVC) 코치위원장, 국제배구연맹(FIVB) 기술 및 코칭 위원회의 위원 등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70대의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박기원 감독인데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금 한국 배구는 벼랑 끝에 서 있다고 이야기할 정도도 지났다. 벼랑에서 밀려서 추락하고 있다고 할 상황”이라고 쓴소리를 했죠.
더스파이크와의 인터뷰에서도 “우리나라 배구의 경쟁력이 왜 떨어졌냐?”는 질문에 짧고 굵게 “훈련부족이다.”라는 말을 한 것이 인상적으로 다가왔고, “특별팀을 꾸려서 장기적이고 세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을 했습니다.
여기에 올해 8월에 있었던 U18 아시아남자대회 3위를 차지했고, U20 아시아남자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인도의 성장세를 예의주시했는데 “제대로 준비하면 2~3년 이내에 아시아를 제패할 수 있다.”고 밝혔죠.
국제배구연맹(FIVB)에서 박기원 감독을 향해 “지칠 줄 모르는 혁신가”라고 언급했는데요.
앞으로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배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청년의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주영
2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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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순희
2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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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민
2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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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태
2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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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우
2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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