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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부터 발끝까지 배구사랑으로 뒤덮인 그녀, 유튜버 김민정
서영욱(seoyw92@hanmail.net)
기사작성일 : 2020-03-21 23:42
SBS스포츠 주간배구 ‘이선규가 간다’에 이선규와 함께 등장하는 얼굴이 있다. 누구나 한 번 쯤 경기장에서 그녀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배구선수? 관계자? 연예인? 아니다. 바로 배구 팬인 김민정(28) 씨다. ‘미니’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배구장 등 여기저기를 활보하는 그녀. 여느 배구 팬과 다름없던 김민정 씨가 배구 프로그램 진행자가 된 사연과 배구 사랑으로 똘똘 뭉친 이야기를 들어본다.  

미니’S 덕업일치 다이어리
(덕업일치란? 덕질과 직업이 일치했다는 의미다. 덕후 중에서도 관심사를 자신의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을 일컫는다.)

Q__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본업은 배우고, 유튜버를 겸하고 있는 김민정입니다. 지금은 SBS스포츠 주간배구 ‘이선규가 간다’ 코너에서 이선규 위원님과 함께 진행을 맡고 있습니다. 사실 배구 덕후입니다.

Q__<더스파이크> 인터뷰 요청을 받고 어떠셨나요.
아시다시피 배구를 좋아하는 팬으로 시작했다가 인터뷰까지 하니까 ‘내가 진짜?’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제가 유명인으로서가 아닌 흔히들 말하는 배구 덕질을 하다가 인터뷰를 하니까 신기하더라고요. 친한 선수들한테 말했을 때 성공한 덕후라고, 맛있는 것 사달라고 하더라고요(웃음). 

Q__‘이선규가 간다’ 코너에 함께 하게 된 일화가 궁금해요.
처음에는 제 개인 SNS로 관계자분이 먼저 연락 주셨어요. 그때 심장이 엄청 뛰었어요. 알고 보니 광주 연습 경기할 때 제가 SBS 방송 인터뷰를 했었어요. 분량이 많아 편집되긴 했는데 그 영상을 다른 PD님께서 보시고 연락을 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Q__순천 KOVO컵이나 광주 연습 경기는 사비를 들여 다녀오신 건가요.
아무래도 그렇죠. 그리고 영상을 찍고 싶어서 같이 가는 친구에게 부탁하면서 제가 그 친구 숙박비도 내줬어요. 경기 전후로는 여행도 하고 경기도 보고했어요. 하루에 하나의 경기장에서 두 경기를 볼 수 있는 게 드물잖아요. 배구 덕에 순천도 가보고 좋았어요.  

Q__이선규 위원과 같이 촬영해보니 어떤가요.
엄청 유명한 선수였잖아요. 근데 저는 여자배구를 주로 봤기 때문에 그전엔 잘 몰랐어요. 이선규 위원님이 작년에 딱 은퇴하셔서 저한테는 그냥 위원님이에요. 11살 차이가 나지만 괴롭히고 싶은 스타일이에요. 약간 아재 느낌도 나고... 싫다고는 하시지만 제가 하는 모든 걸 잘 받아주시고 잘 챙겨주세요. 좋으신 분이에요. 

Q__보는 배구와 방송으로 진행하는 배구는 다를 것 같아요.
팬으로서 배구는 즐기러 가요. 진행자로서 가면 사실 배구 경기를 잘 보진 못해요. 보고 싶어도 진행하면서 멘트도 해야 되니까 정신이 없어요. 나름 멀티가 가능해서 조금씩 보긴 해도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진행자로서 코트 안에 당당히 들어가서 선수들을 인터뷰한다는 자체가 뿌듯해요. 팬으로는 코트에 들어간다는 자체가 불가능한 부분이잖아요. 그런 점에서는 좋은 것 같아요. 즐기러 가는 배구도 좋고, 진행자로 가는 배구도 좋아요. 



Q__주간배구 같이 진행한지 네 달이 넘어가는데 이선규 위원님께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위원님께서 츤데레처럼 항상 잘 챙겨주셔서 감사해요. 제 짓궂은 장난도 다 받아주세요. 처음에는 예능을 해보신 적이 없어서 저도 같이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러웠어요. 저는 대본대로 안하는 타입이고, PD님이나 작가님도 그냥 재밌게 하면 된다고 하셨어요. 위원님이 처음에는 제가 대본대로 안하니까 당황하시더라고요(웃음). 지금은 적응하셨는지 티격태격하면서 케미도 잘 맞아요. 


유령체육관인줄만 알았던 장충체육관에서 배구를 한다고?

Q__여자배구에 흠뻑 빠지게 된 포인트가 있을까요.
처음에는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타면서 여자배구 경기를 봤는데 재밌더라고요. 갑자기 중계에서 ‘여기는 장충체육관입니다’라고 하는 순간 ‘엥? 장충체육관이라고?’하고 놀랐어요. 왜냐하면 제가 이쪽 지역 토박이거든요. 항상 장충체육관 앞을 지나갈 때 마다 뭐하는 체육관일까 하고 생각만 했었어요. 유령체육관인 줄만 알았어요(웃음). 배구 경기장인걸 알고 표를 예매하고 친구랑 경기를 보러 갔어요. 엄청 신세계였어요. 거의 장충 클럽이더라고요. 그때는 원정 응원석으로 잘못 예매했는데도 재밌었어요. 경기 끝나고 선수들이랑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는데 그때 먼저 메신저로 친하게 지내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인연이 지금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Q__스포츠에 관심이 많으셨던 편인가요.
올림픽 기간이 되면 집에서 시간대별로 다 챙겨 볼 정도로 관심이 많아요. 부모님의 반대로 못하긴 했지만 어렸을 땐 축구선수가 꿈이었어요. 그래서 선수들을 보면 더욱 애정이 가요.

Q__배구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뭔가요.
배구를 모르는 친구들을 처음 경기장에 데리고 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점이 첫 번째라고 생각해요. 점수가 한 점씩 나는 핑퐁경기잖아요. 그리고 다들 경기 전 몸을 풀 때나 팬들과 소통할 때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아요. 상대 선수로 만나더라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좋아요. 축구를 보러 간 적 있는데 응원도구를 이용해서 상대편을 야유하는 모습을 봤어요. 제가 생각했던 응원과 달랐어요. 배구는 경기 중 범실이 나와도 자기 실수라고 미안하다고 하는 모습도 좋았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점수를 내고 나서 포효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요. 뭔가 제가 더 쾌감이나 희열을 느껴요. 대리만족을 하는 것 같아요. 모든 분들이 아시다시피 팬 서비스도 정말 좋아요. 인기 많은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요. 이선규 위원님도 여자배구 선수들 보시면서 팬 서비스는 물론 친근하고 화기애애하다고 말씀하세요. 남자배구와는 또 다른 모습인가 봐요.

Q__가장 좋아하는 팀은 어딘가요.
GS칼텍스를 가장 응원해요. 특히 이소영 선수를 좋아해요. 지금은 친해져서 사적으로도 가끔씩 보는데 경기장에서나 밖에서나 한결같이 멋있는 친구예요. 저보다 동생인데도 언니 같은 모습이 있어요. 제가 GS칼텍스 경기를 많이 가다 보니 응원단장님과도 친해요. 갈 때마다 저를 잘 챙겨주세요. 또 저한테 응원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시곤 해요.

Q__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제가 한 번은 흥국생명 경기를 보러 갔는데 이재영, 이다영 선수 어머님이 저를 알아보시더라고요. 아마 전광판에 비친 응원하는 저를 보신 것 같아요. 어머님께서 배구 열심히 응원해줘서 고맙다고 하셨는데 그때 엄청 감동받았어요. 그 장면을 영상으로 남겼어야 하는데 너무 아쉬워요.

Q__항상 긍정 에너지를 뿜으시지만 남모르는 고충도 있을 것 같아요.
아무것도 모르고 응원만 할 때와 다르게 이제는 팬들도, 선수들도 저를 알아보는 시선이 느껴지니까 부담감이 많아졌어요. 옛날만큼 제가 응원을 안 하면 초심을 잃었다고 생각하실까 봐요. 힘들어서 응원을 조금 쉬었던 경기가 있었는데 경기 끝나고 선수들이 와서 “언니 가만히 있던데? 몸 사리던데?”라고 장난치더라고요. 예전만큼 응원을 못하는 부분이 아쉬운 요즘입니다.

Q__많은 경기들을 보러 가셨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을까요.
정규리그보다는 작년 비시즌 때 광주에서 열렸던 연습경기를 뽑고 싶어요. 그때는 경쟁하는 대회가 아닌 것도 있었고, 연습경기니까 응원가나 음악이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배구 경기 자체에 더 집중을 하면서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원래는 응원에 빠져있어서 경기를 잘 못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 처음으로 묵묵히 경기를 지켜봤는데 색달랐어요. 음악 없이 보는 배구도 재밌다는 걸 느꼈어요.



Q__배구 직관을 처음 오시는 분들을 위한 꿀팁이 있을까요.
솔직히 음악 자체가 신나기 때문에 부끄러워하지 마시고 즐긴다는 마음으로 가시면 돼요. 배구장을 ‘건전한 유흥’이라고 생각해요. 표도 비싼 편이 아니고 경기 보면서 응원도 열심히 하면 상품도 많이 받아 갈 수 있어요. 제가 그렇게 해서 받은 상품이 어마어마해요. 빈손으로 갔다가 한 짐으로 되돌아온 경우가 많아요. 보조배터리도 주시고, 치킨도 주시고, 스파 이용권도 받았어요. 내려놓고 즐기면 재미는 자동으로 따라오게 된답니다! 직관이 최고예요! 

Q__어떨 때 뿌듯함을 느끼시나요.
‘경기 직관 오는 용기가 없었는데 제 덕분에 용기 내서 보러갔다’, ‘제 덕에 배구의 매력에 빠졌다’ 등 이런 말씀을 해주실 때 너무 뿌듯하죠. 제가 좋아하는 걸 공유했잖아요. 배구 홍보 대사가 꿈인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꿈에 한 걸음 다가간 기분이 들어요.


‘배구 홍보대사가 되고 싶어요!’

Q__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해요.
제가 하고 있는 유튜브가 크게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예능프로그램 진행도 많이 하고 싶어요. 그리고 배구 홍보대사가 꿈이에요. 

Q__배구 관계자분들께서 관심을 보이기도 하셨다고 들었어요.
지난해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제20회 신한금융 서울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이 열렸을 때 응원하러 갔어요. 열정을 담아 응원하고 있는데 대한민국배구협회에서 제 번호를 가져가셨어요. 순간 ‘그래서 됐다!’라고 생각했어요. 뭔가 제가 가진 배구 사랑이 전달된 느낌을 받았거든요. 국가대표 선수들 사인볼을 집으로 보내주셨어요. 한 번 밥도 먹으러 오라고 하셨는데... 언제 가죠?(웃음) 

Q__배구 홍보대사라는 큰 꿈을 가지고 계시는데, 배구 관계자들에게 어필하는 한마디도 부탁드릴게요. 
잠시만요. 생각 좀 하고요(웃음). 어... 제가 큰 영향력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배구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감히 크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팀이나 선수를 좋아하기보다는 여자배구 자체를 사랑해요. 콘텐츠도 만들 수 있고 진행도 잘 할 수 있답니다. 부끄러움 많은 선수들에게서 재미난 모습도 잘 끌어낼 능력도 갖췄습니다. 놓치지 마시고 저를 데려가셨으면 좋겠어요. 절대 후회 안하실 겁니다. 연락 주세요! 제 번호는 010-****... 여기까지 할게요(웃음).

Q__성공한 덕후로서 배구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최근 SNS를 보면 배구 팬들이 저를 많이 팔로우 해주세요. 원래 팬보다 배구 팬이 더 많아진 느낌이에요. 좋아해주셔서 감사하고 같이 배구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더욱 배구를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열심히 응원하다 보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는데, 여러분들도 즐기다 보면 성덕(성공한 덕후)이 되지 않을까요. 


주간배구 김관우 PD와 이선규 위원이 말하는 미니효과
김관우 PD  선수가 가장 중요하지만 코너의 다양함과 다채로운 부분을 구성하다가 팬들과의 소통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유퀴즈 조세호’같은 역할이요. 그리고 이선규 위원이 방송이 처음이시기도 하고, 혼자 진행하면 팬들의 입장을 잘 모르시니까 ‘팬들 중 재밌는 분이 있을까?’ 하고 연락을 드렸죠. 이선규 위원과는 다른 캐릭터예요. 배구를 너무 잘 아는 사람보다는 입문한지 얼마 안 된 팬을 원했어요. 이미 배구에 능통한 사람이었으면 우리만의 이야기가 됐을 거예요. 그리고 키 차이도 많이 나서 재밌는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케미도 잘 맞고 재밌어요. 

이선규 위원  코너 컨셉이 선수와 팬의 거리 좁히기 프로젝트인데 민정씨가 팬들의 관점에서 잘 이끌어주세요. 저는 팬들의 입장을 잘 몰랐는데 민정씨 덕에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민정씨가 팬들을 여자배구에 입문시키는데, 남자배구도 많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글/ 강예진 기자   
사진/ 박상혁 기자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3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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