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맞붙는다’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 한국-태국전 프리뷰

매거진 / 류한준 기자 / 2020-01-07 01:04:07


한국 남녀배구대표팀은 2020년 1월 초 중요한 대회를 치른다.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려있는 아시아예선에 나선다. 임도헌 감독이 이끌고 있는 남자대표팀은 중국,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여자대표팀은 태국에서 예선전을 갖는다. 배구팬 시선은 남녀대표팀 모두에 쏠려있지만 그래도 ‘라바리니호’에 좀 더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도쿄행 가능성이 남자대표팀보다 여자대표팀 쪽이 좀 더 높기 때문이다. 여자대표팀은 이번 아시아예선전에서 태국과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두고 ‘마지막 승부’를 펼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두 팀은 예선전 조별리그에서 만나지 않는다. 결국 토너먼트에서 한 팀은 고배를 마실 수 밖에 없다.


마지막 기회, 절실한 태국

태국 여자배구는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에 다시 도전한다. 태국은 지난 2016년 리우 대회까지 단 한 번도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은 적이 없다. 한국, 일본, 중국에게 번번이 막혔다. 태국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아시아배구연맹(AVC) 소속 국가 톱3 중 한 팀인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이미 본선에 올라있기 때문에 태국 입장에서는 어느 때보다 올림픽 본선 진출에 대한 기대가 크다.

태국은 눗사라 똠꼼, 플룸짓 틴카오, 오누마 시타락 등 ‘황금세대’를 내세워 A대표팀 전력을 많이 끌어올렸다. 현 A대표팀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청소년대표팀에서부터 손발을 맞췄다. 이제는 그들이 코트에서 함께 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더 절실하다. 현 청소년대표팀 전력이 예전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다. 이번 아시아예선전을 자국에서 개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이유다.

태국의 바람대로 아시아예선전은 태국에서 열린다. 태국에게는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다. 태국은 이번 예선전 준비를 위해 일찌감치 2019~2020시즌 자국리그 개막도 뒤로 미뤘다. 태국리그는 지난 2005~2006시즌 첫 출범했다. V-리그보다는 조금 늦다(한국은 2005년 겨울리그가 프로 원년이다). 그러나 리그 참가팀은 V-리그보다 많은 8개다. 태국리그 출범 자체가 대표팀 황금세대 등장과 맞닿아 있다.



그리고 일본 배구 영향도 무시할 순 없다. 일본이 태국 배구 발전을 위해 직접적이거나 외부로 드러나게 지원이나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예전부터 두 나라 배구협회 사이 교류는 활발했다. 특히 일본은 지난 시즌부터 V 프리미어리그에 아시아쿼터제를 도입했다. 1부와 2부 리그팀에는 태국 출신 선수들이 뛰고 있다.

태국이 ‘선진 배구’로 평가받는 일본 배구를 좀 더 직접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셈이다. 바꿔 말하면 태국배구협회의 고민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황금세대 이후를 걱정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이 태국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뤄야할 목표다.


객관적 전력앞선 한국, 태국 홈코트 분위기 극복해야

‘라바리니호’는 태국과 이번 예선전 마지막 경기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두 팀 모두 같은 상황이다. 상대를 반드시 꺾어야만 도쿄행 본선 티켓을 손에 넣는다. 그렇기 때문에 가용 전력을 모두 이 한 경기에 몰아 넣어야한다. 뒤를 돌아볼 여유는 없다.

태국이 이번 예선전을 자국에서 개최한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태국 입장에서는 최대한 홈 코트 이점을 활용해야한다. 라바리니호가 가장 신경을 써야하고 걱정하는 부분이 바로 홈 코트를 사용하는 태국을 만난다는 점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이 태국에 앞선다. 높이에서 장점도 분명히 갖고 있다. V-리그 경기 중계에서 경기 해설을 하고 있고 현역 선수 시절 태극 마크를 달고 코트를 뛴 배구 해설위원 4명(장소연, 김사니, 이숙자, 한유미) 모두 한국이 태국에게 전력상 밀리는 부분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4명 모두 코트 안 분위기에 대해서는 걱정했다.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경기 자체보다는 분위기다. 홈 팬 응원 등 환경적인 부분에서 조금 걱정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당연히 우리(한국) 선수들이 낫다고 본다. 그러나 예선전이 제3국이 아닌 태국에서 치러진다는 점이 상당히 껄끄럽다”고 얘기했다.

이런 걱정이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고비나 접전 상황에서 한두 번 홈팀 쪽으로 판정이 기우는 경우도 있다. 배구는 흐름의 경기이기 때문에 이 점을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김사니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경기만 놓고 볼 때는 그렇지 않지만 아무래도 태국이 홈 경기라는 분위기를 최대한 이용할 것 같다”며 “그리고 당연히 이겨야한다는 점이 오히려 우리 선수들에게 압박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부담을 최대한 덜어내면서 어떻게 긴장을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유미 KBSN스포츠 해설위원도 “태국 관중들의 응원도 있고 선수들이 아무래도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경기를 치르는 동안 어느 정도는 작용할 거라고 본다”며 “한 점에 분위기가 넘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정말 어느 때보다 코트 안에서 냉정한 마음을 유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숙자 KBSN스포츠 해설위원도 “경기력 자체만 보면 한국이 태국에 밀리지 않는다”면서도 “역시나 경기 외적인 요소가 걸린다. 일방적인 응원과 심판 판정 등 한국에게 불리한 점이 분명히 있다”고 얘기했다. 이 위원은 “태국 선수들도 이번이 (올림픽 본선 진출에)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그리고 앞선 올림픽 예선에서 태국 선수들은 기회를 놓친 것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이 언급한 것은 지난 2016년 리우 대회 세계예선전이다. 태국은 당시 올림픽 본선 진출 가능성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일본, 한국에 밀렸다. 당시 이 과정에서 일본의 입김 때문에 태국이 리우로 가지 못했다는 말도 있었다.


이다영-눗사라 세터 대결이 열쇠

한국과 태국 모두 서로가 잘 알고 있다. 한 마디로 요약하기는 힘들지만 상대가 꺼낼 수 있는 카드를 미리 다 알고 경기를 치르는 셈이다. 장 위원은 “서로를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한국도 태국도 잘 알고 있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기선제압이 더 중요하다. 이 위원과 김 위원은 “그렇기 때문에 세트 초반부터 확실한 경기력 우세를 보여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우리가 상대와 비교해 앞선 부분은 높이다. 이 점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너무 당연한 얘기같지만 서브 공략이다. 플로터 서브도 적절하게 섞어 활용해야 하지만 (서브를)강하게 넣어야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태국 모두 ‘조커’ 활용도 훤히 꿰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에서 두 팀의 희비가 갈릴 수 있다. 라바리니호에서 주전 세터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이다영(현대건설) 그리고 태국 공격의 출발점이 되는 세터 눗사라가 키 플레이어로 꼽히는 이유다.

이 위원은 “태국은 빠른 플레이가 특징이고 눗사라를 시작으로 하는 연계 플레이가 좋다”며 “그리고 대표팀 연습량을 놓고 본다면 태국이 우리보다 예선전을 앞두고 손발을 맞춘 시간이 많다. 이 부분은 분명히 태국의 갖고 있는 장점”이라고 말했다.



여자배구대표팀을 비롯해 프로팀 등 지도자로 오래 활동한 한 배구인은 “이다영이 올리는 패스가 흔들리기 시작할 때를 정말 잘 파악해야 한다”며 “김연경을 비롯해 2단 연결된 공을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은 정말 신경을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전 멤버는 서로가 너무 잘 파악하고 있다”며 “태국에서도 경기 흐름이 잘 풀리지 않거나 변화가 필요할 때 투입되는 새 얼굴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들블로커로 뛰는 타얏다오 누에캉과 캐와칼라야 카물탈라, 윙스파이커 위파위 시리통과 아포짓 스파이커 핌프차야 코크람 등이 조커 후보로 꼽힌다. 카물탈라는 아시아쿼터를 통해 일본 JT 마블러스에서 뛰고 있다.

한 위원은 대회 사용구에 대한 언급도 했다. 그는 “되도록 예선전에 앞서 공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며 “개인차가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국내 사용구와 다른 느낌이 마음 한 구석에 걸리는 선수들도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지난 8월에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태국이 시도한 미들블로커 이동 공격을 미리 서브로 공략하는 등 잘 대비했다. 그러나 태국도 두 번 이상은 당하지 않을 것이다. 속공에 더 많은 비중을 높일 수도 있다. 그리고 콤비네이션 블로킹과 블로킹 시 커버 플레이를 하는 수비와 약속도 중요하다. 이런 부분을 잘 대비하고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중요한 경기 경험은 우리 선수들이 많다. 위기 상황에서는 태국 선수들보다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본다. 그래서 초반 흐름을 갖고 와야 한다. 그러면 태국이 예상 외로 쉽게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 류한준 조이뉴스24 기자
사진/ FIVB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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