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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블로커 탐구 “유망한 미들블로커를 찾습니다”
서영욱(seoyw92@hanmail.net)
기사작성일 : 2019-12-26 23:27

프로배구에서 미들블로커는 다방면으로 팀에 영향을 끼치고 중심을 잡는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미들블로커의 가치가 큰 만큼 구단들도 신인드래프트에서 미들블로커를 열심히 찾고 있다. 향후 주목할만한 유망주를 살펴본다.

 

미들블로커는 팀 중심 잡고 미래 이끌 재목

 

든든한 미들블로커는 팀이 경기를 풀어가는 데 중심을 잡아주고 여러 긍정적인 파생 효과를 가져온다. 공격에서는 측면 공격수를 더 편하게 만들어준다. 수비에서는 블로킹 득점 혹은 유효 블로킹으로 후방 수비범위를 좁혀주는 역할을 한다. 팀의 에이스는 측면 공격수들이 맡는다. 하지만 팀을 탄탄하게 지탱하고 유기적으로 만들어주는 건 미들블로커인 셈이다. 그래서 남녀부 구분 없이 좋은 미들블로커를 항상 필요로 한다.

 

이런 경기 내적인 내용 외에 팀들이 마주한 상황을 들여다보면 왜 미들블로커를 찾는 목소리가 최근 신인드래프트 등에서 커졌는지 알 수 있다. 특히 남자부가 그런 목소리가 더 컸다. 7개 팀 주전 미들블로커를 살펴보면 1990년대생 선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중 김규민, 박원빈 등은 군 문제가 남아있어 병역 문제를 해결하면 30대 초반에 접어든다. 삼성화재 지태환-박상하나 현대캐피탈 신영석, KB손해보험 김홍정도 30대 중반을 향해 가는 중이다. 우리카드 하현용, 윤봉우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다(두 선수 모두 한국 나이로 38살이다). 주전 선수들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뒤를 이을 대안을 만들어야 할 시기다. 여자부도 이 부분에서는 고민을 가진 팀이 꽤 있다. 당장 올 시즌 이미 이 부분을 고민 중인 한국도로공사가 있고 KGC인삼공사나 IBK기업은행도 노장들을 받쳐줄 선수들이 필요하다. 

 

주전들의 나이와 함께 좀 더 확실한 믿음을 줄 자원을 구해야 한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이다. 특히 남자부가 그렇다. 일부 팀은 확실한 미들블로커 자원을 구하지 못해 계속해서 고민 중이고 여러 조합을 시험 중이다. 일례로 한국전력은 일찍이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한 박지윤에게 조금씩 기회를 주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최근 김홍정과 박진우로 주전 조합을 거의 맞췄지만 2% 아쉬운 상황이다. OK저축은행은 손주형이 살짝 앞선 상황이긴 하지만 여러 선수가 계속해서 경쟁 중이다. 우리카드도 올 시즌 하현용만 꾸준히 주전으로 나오는 중이고 한 자리를 두고 윤봉우, 이수황, 최석기 등이 경쟁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정도가 현재 이 문제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여자부는 이 점에서는 남자부보다 상황이 조금 낫다. 이주아, 박은진, 이다현을 품은 세 팀은 미래에 대한 보증이 어느 정도 된 상황이고 다른 팀도 아직 뒤를 생각하기까지는 여유가 조금 있다. 부상과 나이로 올 시즌 전부터 고민이 많았던 도로공사가 상황이 조금 급한 편이다. 

 

프로 무대에서 범위를 넓혀 대표팀으로 시각을 넓혀도 다음 세대 문제는 꽤 중요하다. 특히 남자대표팀은 지금은 신영석-최민호가 든든히 대표팀을 지탱하고 있지만 그 뒤를 이을 자원이 마땅치 않다. 임도헌 남자대표팀 감독 역시 “미들블로커 백업을 찾고 있는데, 확실한 자원이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남자대표팀은 2018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미들블로커가 약할 때 얼마나 경기가 어렵게 풀리는지 뼈저리게 확인했다. 당시 남자대표팀에는 신영석이 부상으로 결장했다. 이에 아시안게임에는 병역 의무 수행 중이던 최민호를 차출하기도 했다. 결국 각 팀에서 다음을 위한 미들블로커를 구하는 작업은 대표팀과도 직결된다. 현재 팀들의 ‘미들블로커 유망주 구하기’ 작업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이다.

 

 

박은진, 이주아, 이다현 이을 유망주는 누구

 

여자부에는 이미 박은진, 이주아처럼 성인대표팀에도 발탁된 유망주가 지난 시즌 프로무대에 등장했다. 여기에 1년 터울로 이다현도 올해 프로에 데뷔했다. 여자배구 미래를 기대할 만한 미들블로커가 꽤 모습을 드러낸 상황이다. 하지만 시선을 아마추어 무대로 돌리면 뭔가 모자란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앞서 언급한 선수들이 일찌감치 프로 무대에 자리를 잡다 보니 현재 아마추어 무대에 남은 선수들은 2% 부족해 보이는 인상을 받는다. 지난해와 올해 유스대표팀을 이끈 강릉여고 서동선 감독도 “다른 포지션에 비해 신장과 기술이 전반적으로 아쉽다”라고 현재 아마추어 미들블로커진에 대해 평가했다. 

 

물론 그렇다고 아예 인재풀이 없는 건 아니다. 2020 신인드래프트에서 눈여겨 볼만한 아마추어 미들블로커는 분명 존재한다. 최근 보여주는 기량과 신장을 고려했을 때 가장 먼저 언급할 선수들은 올해 18세이하 유스대표팀에 선발돼 세계선수권에 다녀온 남성여고 이선우(184cm)와 최정민(180cm)이다. 두 선수 모두 팀 사정상 측면 공격수로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프로에 진출할 때는 미들블로커로 올 가능성이 크다. 

 

이선우는 남성여고 팀 성적이 썩 좋은 편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자주 언급되진 않았으나 신장과 공격력이 좋은 선수로 2020 신인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도 노려볼 만하다. 이선우는 세계선수권에서도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이선우와 유스대표팀 공격 원투펀치를 이룬 최정민도 한봄고에서 측면 공격수를 겸하는 경우가 많다. 기본기가 좋고 블로킹에 대한 감각도 나쁘지 않다. 공격에서도 힘을 실은 마무리가 가능하다. 두 선수 모두 잠재력은 있다. 프로 무대로 올 때는 미들블로커로서 필요한 기본기를 더 다듬어야 한다. 

 

두 선수 외에도 내년 2학년이 되는 중앙여고 이예담(187cm)도 이름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예담은 올해 중앙여고 미들블로커에 자리가 없어 윙스파이커로 주로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다현이 졸업한 2020년에는 좀 더 자신의 기량을 살릴 수 있는 미들블로커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예담의 경우 내년부터 보여줄 잠재력에 좀 더 주목해야 한다. 

 

 

고교-대학무대 뛰는 배하준, 양희준, 함동준에 주목

 

남자부는 여자부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여자부가 1~2년차에 유망한 미들블로커가 다수 포진한 것과 달리 남자부는 아직 프로 무대에서 확실히 자리 잡은 미들블로커가 많지 않다. 주전급으로 올라선 선수는 있지만 여자부 박은진, 이주아처럼 성인대표팀 승선까지 언급될 선수는 아직 없다. 2019~2020시즌을 기준으로 주전급으로 뛰는 선수 중 3년차 이내 선수는 손주형(3년차)과 박태환(2년차) 정도이다. 사실 두 선수도 확고한 주전으로는 아직 성장하지 못했다. 

 


사진: 2020년에는 대학 무대에서 뛸 배하준(9번)
 

프로 무대에서는 이제 막 주전 경쟁에 들어갔거나 시간이 더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아마추어 무대에는 기대할 만한 선수들이 좀 더 있는 편이다. 먼저 언급할 선수들은 올해 각각 19세이하 유스대표팀과 21세이하 청소년대표팀에 다녀온 경북사대부고 배하준(199cm)과 한양대 양희준(200cm)이다. 배하준은 2018년 경북사대부고 3관왕(춘계연맹전, 종별선수권, 대통령배)에 이어 올해 춘계연맹전 우승 주역이다. 1년 선배 양희준도 지난해 3관왕 주역이었으며 올해는 1학년임에도 주전 자리를 꿰차고 한양대의 대학리그 정규시즌 1위와 전국체전 우승을 도왔다. 

 

배하준은 우선 신장과 체격이 좋다. 구력이 짧은 편이지만 경험을 쌓는다면 가지고 있는 조건이 좋아 큰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다. 양희준은 어깨가 좁은 체격은 조금 아쉽지만 신장은 배하준보다 크고 대학 무대에서도 1학년부터 주전으로 올라설 정도로 기량도 어느 정도 갖춰진 선수다. 그의 모습을 본 한 배구인은 “생각보다 대학 무대에서도 잘해서 놀랐다”라고 할 정도다. 

 

배하준과 함께 유스대표팀 주전 미들블로커로 활약한 속초고 함동준(197cm)이 내년 고교 무대 선수 중에는 언급할 만하다. 유스대표팀을 이끈 남성중 강수영 감독은 세계선수권에서 블로킹과 속공 처리 등에서 함동준이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전하기도 했다. 여기에 또 추가할 만한 이름은 몽골 출신, 인하대 바야르샤이한(이하 바이라, 198cm)이다. 바이라는 알렉스처럼 귀화해 한국에서 배구 선수로 활약할 꿈을 가진 선수다. 신장도 준수하고 대학 입학 후 근육이 많이 붙어 체격도 탄탄해졌다. 힘과 속공 스윙 모두 좋은 선수로 아포짓 스파이커도 겸한다(본인은 아포짓 스파이커가 좀 더 편하다고 말한다). 보여준 건 많지 않지만 215cm라는 신장만으로도 주목할 만한 벌교상고 조진석도 기억해야 할 이름이다. 

 

 

글/ 서영욱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2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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