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알고 보자! 하우 투 인조이 발리볼 - 포지션 & 로테이션 편

매거진 / 이광준 / 2019-12-22 21:49:00


‘배구 알고 보기 프로젝트’ 그 두 번째 시간이 찾아왔다. 지난 시간에는 리시브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이번 두 번째 시간에는 배구의 포지션, 그 중에서도 헷갈리는 포지션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로테이션 제도에 대해 하나하나 뜯어본다.

레프트-라이트 그리고 윙-아포짓

배구 포지션은 이전에도 몇 차례 <더스파이크>가 다룬 바 있다. 현재 V-리그는 레프트, 라이트, 센터 식으로 표기하고 있는 반면 <더스파이크>에서는 윙스파이커, 아포짓 스파이커, 미들블로커로 나타낸다. <더스파이크>가 따르는 이 방식은 국제배구연맹(FIVB)에서 공식적으로 쓰고 있는 용어다. 세터나 리베로의 경우에는 크게 이견이 없다. 미들블로커의 경우에도 부르는 말의 차이 정도지 사실 큰 문제가 될 건 없다. 문제는 그 외에 두 자리다. 여기서는 헷갈릴 수 있는 두 자리를 위주로 다룬다. <표 1> 참조

현재 한국에서 쓰고 있는 레프트, 라이트는 주공격 위치에 의해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로테이션 제도 도입 이후 이 개념은 의미가 다소 퇴색됐다. 또 큰 공격을 하는 선수들 대부분이 라이트 포지션이어서 ‘레프트는 리시브가 하고 라이트는 공격에 치중한다’식의 고정관념이 공공연하게 자리한다. 그러나 왼손잡이 날개 공격수의 경우에는 리시브에 참여하면서 오른쪽 공격을 주로 치기도 하는 예시(KB손해보험 정동근, 한국도로공사 문정원 등)가 있기 때문에 혼동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오른손잡이는 왼쪽에서, 왼손잡이는 오른쪽에서 공격을 하는 게 날아오는 공을 보면서 스윙을 할 수 있어 편하다. 레프트-라이트 표기가 주는 가장 큰 문제는 ‘공격 방향’으로만 포지션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배구에서 공격 외에 것인 리시브 유무, 수비 가담 등은 플레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특히 레프트(윙스파이커) 선수들은 좌우와 중앙을 가리지 않는 공격, 리시브와 디그 등 복합적인 능력을 요구한다. ‘레프트’라는 단어로 이 포지션을 설명하기에는 레프트가 가진 의미가 너무 한정적이다.

현대 배구에서 날개 공격수 3인(윙+아포짓)을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는 ‘리시브 가담 유무’다. 일반적으로 리시브는 날개 2인과 리베로 1인이 가담한다. 나머지 날개 공격수 한 명은 공격을 준비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격 위치로 구분한 레프트와 라이트로 표기할 경우 의미가 불분명하고 혼동이 생긴다.

반면 윙스파이커,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누게 되면 누가 리시브에 가담하면서 공격을 하는지, 누가 큰 공격을 전담하는지를 포지션 이름만으로 단번에 알 수 있다. 물론 이것도 완벽하진 않다. 왼쪽, 오른쪽 등 주 공격방향을 한 번에 알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여기서는 ‘무엇이 맞다’를 주장하기보다는 의미를 설명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다만 <더스파이크>는 꾸준히 윙-아포짓 표기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전개될 글에서는 이 표현을 계속 쓴다.

‘아포짓’이라는 단어가 왜 붙었는지는 후에 이야기할 로테이션을 안다면 훨씬 이해하기 쉽다. 아포짓은 ‘대각’ 혹은 ‘반대’를 의미하는 단어이다. 이는 날개공격수의 반대 개념이 아니고 세터와 반대를 이루는 개념이다. 종종 ‘다른 공격수들과 반대에 있는 선수’라고 오해하곤 하는데 세터와 반대라는 점을 알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



로테이션 제도에 대한 이해

어쩌면 배구에서 가장 어려운 개념 중 하나가 이 로테이션이다. 배구는 코트 위에 6인이 오르고 이 6인은 다시 전위와 후위 선수로 나뉜다. 코트를 가로지르는 어택 라인(하얀색 선)을 기준으로 해서 네트 앞쪽은 전위, 뒤쪽은 후위가 된다. 후위 선수들은 어택 라인 안쪽에서 공격할 수 없다. 네트 아래에서 상대에게 공을 넘기는 것만 가능하다.
이렇게 정해진 자리는 고정되지 않고 계속 돌아간다. 이렇게 선수들이 기준에 따라 자리를 바꾸는 것이 배구에 있는 로테이션 제도다.



단순히 자리로만 따지면 전위에 셋, 후위에 세 자리가 있다. 선수들은 ‘리시브하던 팀이 득점할 경우’ 시계방향으로 한 자리씩 이동한다. 쉽게 말해 서브한 팀이 또 득점에 성공했다면 자리는 바뀌지 않고 계속 한 사람이 서브를 때리게 된다. 많은 감독들이 ‘이 상황 하나만 돌리자’라고 말하는 게 이거다. ‘지금 이 포메이션에서 득점이 안 나고 있다, 그러니 한 점 내서 자리 하나씩 돌려서 다음 상황 만들자’라는 뜻이다. ‘사이드아웃’이라고 표현하는 상황이다.
위에 그림을 보자. 숫자가 붙어 있는데 저 숫자가 그 자리를 칭하는 고유의 번호다. ‘1번 자리’ 혹은 ‘6번’ 식으로 캐스터, 해설위원이 부르는 걸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1번에 위치한 선수는 우리 팀이 서브를 넣을 차례가 됐을 때 서브를 때린다. 여기까지는 쉽다.

이제 여기에 실제로 선수를 배치해보자. <사진 1> 참조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 나온다. 선수를 배치할 때는 같은 포지션 선수들끼리 대각선에 오도록 배치해야 한다.

아까도 말했듯이 코트에 자리는 여섯 개. 그 중 세 개는 전위에 있고 세 개는 후위다. 만약 미들블로커 두 명을 붙여서 배치하게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필연적으로 미들블로커 두 명이 모두 후위에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윙스파이커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고 매 순간 미들블로커, 윙스파이커가 전위와 후위에 한 명씩 존재할 수 있도록 같은 포지션 선수들을 대각에 오도록 배치한다.


그러면 세터와 아포짓 스파이커는? 그 둘이서 대각선에 있도록 배치한다. 세터의 위치가 전위인지, 후위인지에 따라 팀 전위에 있는 공격수 숫자에 차이가 생긴다. 세터가 전위일 경우에는 두 명(한 자리에는 세터가 있으니까), 후위일 때는 세 명이 된다. 일반적으로 공격은 전위보단 후위에서 공격이 훨씬 난이도가 높다(전위보다 뒤에서 공격하기 때문에 상대 블로킹에 걸릴 확률이 훨씬 높다. 적정 수준 이상의 신장과 탄력, 뚫어내는 힘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팀에서 가장 공격이 뛰어난 선수 한 명을 세터와 대각선에 배치한다. 이 선수는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공격력을 발휘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세터가 전위일 경우 공격수가 두 명이어서 떨어지는 팀 전체 공격력을 후위에서 이 선수가 채워주게 된다. 이게 바로 ‘아포짓 스파이커’의 기본 개념이다. 세터와 대각을 이루는 공격 전문 선수다. <사진 2> 참조

그 다음은 팀 전략에 따른다. 누가 먼저 서브를 넣을 것이고, 어떤 선수 옆에 누구를 배치할 것인지가 감독의 전략 범주에 해당한다. 서브가 좋은 선수들을 나란히 배치해 강서브 타임을 만든다던가, 블로킹이 좋은 선수들을 붙여둬 벽을 높이는 선택도 가능하다. 상대 주요 공격수 위치를 예상해 블로킹이 좋은 선수들로 그 앞에 벽을 세우고, 함께 돌아가도록 하는 것도 작전이 된다. 이 포지션 배치는 매 세트 시작 전에 각 팀 벤치에서 새로 정할 수 있다.


참고) 선수 교체 & 리베로

배구는 한 세트에 총 6회 선수교체를 할 수 있다. 그리고 한 번 교체를 한 경우에는 그 선수와만 교체해야 한다. 예컨대 A선수가 1세트 때 B선수와 교체했다면 1세트 동안은 B선수와만 교체해 코트 위로 오를 수 있다. 다시 코트에 나간 A선수가 C선수와 교체하는 건 불가하다. 다음 세트가 되면 6회 교체가 새로 적용된다.

다만 리베로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수비전문선수인 리베로는 후위 선수 1인과 자리를 바꿔 투입된다. 일반적으로는 후위에서 역할이 적은 미들블로커와 자리를 바꾸지만, 그 외에 선수와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로테이션에 따른 선수들의 자리배치와 움직임

이제 실전 편이다. 코트 위에서 선수들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통해 로테이션을 확인한다. 그 전에, 알고 가야할 것들이 좀 더 있다.

먼저 1) 로테이션 자리는 서브 타구가 되기 직전까지만 지키면 된다. 그리고 2) 코트 위 선수들 자리는 절대적인 것이 아닌 상대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현대캐피탈 스타팅 라인업을 보면 전광인이 2번 자리에서 시작한다. <사진 3> 참조 그리고 실제로 서있는 모습을 보면 의아함이 든다. 전위 코트 오른쪽이 아닌 후위 맨 왼쪽에 서있기 때문. 이것이 가능한 건 로테이션이 ‘상대적인 위치’가 기준이기 때문이다.

우선 전위, 후위로 구분되는 선수는 앞뒤 위치만 지키면 된다. 즉 전위 선수들은 후위에 있는 선수들보다 한 발만 앞에 있어도 된다는 뜻이다. 다음, 같은 전위(혹은 후위) 선수들끼리는 한 발만 옆에 있어도 문제되지 않는다.

전광인은 후위 세 명보다는 한 발짝 앞서 있다. 그리고 같은 전위인 최민호와 이승원보다는 우측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이와 같은 포메이션이 가능한 것이다.

사진4) IBK기업은행의 스타팅 라인업과 실제 선수위치

다음 예시다. <사진 4> 참조 IBK기업은행 세터 이나연 위치에 주목하자. 이나연은 후위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어나이 뒤에 숨어있는 게 이나연이다. 어나이는 리시브를 하는 포지션이다. 리시브는 대부분 후위에서 이루어지므로 전위의 어나이가 위쪽으로 올라오고, 이나연이 그 바로 뒤에 숨었다.

세터는 리시브된 공을 공격수에게 올려줘야 한다. 리시브는 대부분 후위에서 받아 전위 쪽으로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세터는 후위에 있을 경우 상대가 서브에 나서자마자 전위로 뛰어든다.

사진5) 삼성화재 스타팅 라인업 및 시작 후 선수 움직임. 아포짓 스파이커 산탄젤로가 왼쪽 끝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해 후위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삼성화재다. <사진 5> 참조 외인 산탄젤로가 5번 자리에서 시작한다. 초반에 말했던 세터(김형진)가 전위에 있는 그림이다. 주의할 건 함께 나온 박철우는 미들블로커 포지션으로 나왔다는 점이다. 박철우는 시작하자마자 리베로와 자리를 바꿨다. 시작위치를 보면 이제는 이해가 될 것이다. 전위의 고준용이 리시브를 해야 하기 때문에 뒤쪽으로 왔다. 산탄젤로는 자연스럽게 더 뒤에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아포짓 스파이커는 날개에서 후위 공격을 적극적으로 할 줄 알아야 한다. 산탄젤로는 상대 서브가 시작되자 곧바로 코트 오른쪽으로 뛰어갔다. 라이트 후위 공격을 위해서다. 세터 김형진은 산탄젤로에게 공을 줬고, 이는 득점으로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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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광준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중계화면 캡처/ KBSN스포츠, SBS스포츠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2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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