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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데이터연구소] 새 기준으로 서브&세터 기록을 보면? - 실전적용 편
이광준(kwang@thespike.co.kr)
기사작성일 : 2019-10-02 11:21

사진 : 인제대회 서브효율 1위 경기대 박지훈

 

<더스파이크> 5월호에 첫선을 보이고 8월호까지 4회째 진행 중인 V-데이터연구소가 드디어 연구 실적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렇지 않아도 소재 고갈에 힘들어하는 두 연구원에게 ‘실전 적용’이라는 한 줄기 빛이 등장했다. 이번에 다룰 내용은 V-데이터연구소 1, 2회차에 등장한 서브와 세터, 특히 세터 기록에 초점을 맞췄다. 현장에서 적용한 새로운 기록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두 기자가 현장에서 들은 설명과 추가 논의 내용을 대화체로 각색했다.  

 

 

대학배구연맹, V-데이터연구소 연구결과 토대로 새 기록 발굴 

 

 

서영욱 기자(이하 영욱)  우선, 기존에 도입부를 장식하던 ‘연구에 앞서’ 대신 소소한 축하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광준 기자(이하 광준)  맞습니다. 지금까지 4 회에 걸쳐 진행된 V-데이터연구소가 드디어 연구 성과를 얻었습니다. 현장에서 우리가 이전에 제시한 관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표를 제시했기 때문이죠. 

 

영욱  대학배구연맹은 V-데이터연구소에서 언 급된 내용 중 서브와 세트에 관한 걸 반영해 방학 중에 열린 두 번의 대회(2019 현대캐피탈배 전국대학배구 인제대회, 해남대회)에 새로운 기록 순위를 제시했습니다. 

 

광준  이번 V-데이터연구소는 그런 의미에서 시도한 실전 적용편입니다. 두 대회에서 제시된 기록 중 실제 모든 경기를 직관한 인제대회 기록을 바탕으로 논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영욱  이번 연구는 인제대회 개인 기록 중 서브 효율과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서 측정한 세트 기록에 관한 것입니다. 먼저 서브 효율을 살펴 보고 세트 기록을 좀 더 중점적으로 이야기해 볼 생각입니다. 새로운 지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 지표를 통해 어떤 걸 더 확인할 수 있었 는지가 이번 연구의 내용입니다. 

 

(표1은 서브 효율로 매긴 순위, 표2는 기존 세트 당 서브득점으로 나눈 순위다. 서브효율은 서브를 득점으로 연결한 것 외에도 상대가 리시브를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를 반영했다. 일반적으로 리시브는 세터 근처 1m 내로 보낼 경우 성공, 받지 못하고 실점하면 실패, 그 외에 경우는 연결로 측정한다. 서브효율은 얼마나 상대 리시브를 효과적으로 흔들었는지를 볼 수 있는 기록이다.)

 

추가) 서브효율 = {(서브성공 + 리시브흔듦) - 서브실패} / 서브시도


 

리시브흔듦의 경우, 기록원들이 리시브에 대해 측정하는 값 중 하나. 일반적으로 1)리시브한 공이 상대 코트로 바로 넘어가거나, 2)상대가 다이렉트 공격으로 연결할 정도로 넘어오는 공, 3)세터가 많이 움직여서  하이볼로 연결하게 강제하는 경우를 여기에 넣음.

 

 

연구 파일 #1. 플로터 서브도 충분히 날카로울 수 있다?! 

 

영욱  첫 번째로 알아볼 지표는 서브 효율입니다. 인제대회에는 기존에 서브 순위를 나타내는 지표인 ‘세트당 서브 성공 수’와 서브 효율 순위를 따로 제시했습니다. 서브 성공이 이름 그대로 서브 에이스를 세트로 나눈 기록이라면 서브 효율은 서브가 곧장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더라도 얼마나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 세트 플레이를 막았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그래서 기록 단위도 %로 되어있죠.(표1, 2참고)

 

광준  두 지표를 비교하면 차이가 아주 확실합니다. ‘서브 성공 수’ 부문에는 당연하지만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서브 효율 부문은 다릅니다. 인제대회 기준 서브 효율 10위 안에 든 선수 대부분은 플로터 서브를 구사합니다.

 

영욱  V-데이터연구소 첫 번째 주제가 바로 서브였는데요. 당시에도 현재 V-리그에서 제시하는 서브 기록으로는 ‘리시브를 흔들었다’라는 개념까지는 알기 어렵고 이런 점이 현 서브 기록의 아쉬운 점이라고 짚었습니다. 

 

광준  서브 효율은 이처럼 상대 리시브를 얼마나 흔들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어떤 선수가 효과적으로 서브를 구사했는지 보여주는 거죠. 이 기록을 통해 서브 에이스는 적지만 좋은 서브를 구사하는 선수들의 면면도 확인할 수 있습 니다. 

 

영욱  대회 전체 기록 표본이 많은 편은 아니므로 경기 수가 더 많은 리그에 이 기록을 적용했을 때 어떤 양상이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단순 서브 에이스 측정만으로는 볼 수 없던 면을 보여주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광준  그렇다면 이제 이번 연구에서 본격적으로 다룰 세트 기록을 한 번 알아보죠. 

 

(표 3, 4는 세터의 세트 성공률을 통해 순위를 나눴다. 다만 표3의 경우에는 리시브가 잘 된 공을 세트한 경우만, 표4는 디그 후 반격 상황만을 가지고 측정했다. 리시브가 잘 된 경우는 곧 '세트플레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했나'를 볼 수 있는 지표다. 표4 기록은 그와 달리 반격 상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했는지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디그 후 올라오는 공은 세터 머리 위로 정확히 가기 어렵다. 그 때문에 세터가 여기저기로 움직이며 공을 전달해야 한다. 표4는 세터가 움직이면서도 얼마나 정확하게 공을 연결했는지 볼 수 있다.)

 

 

연구 파일 #2. 세트 기록, 현장에서는 어떻게 접목했을까? 

 

영욱  먼저 기존 세트 수치에 대해 말해보자면, 세터에게 해당하는 기록은 세트 성공 정도였습 니다. 말 그대로 세터가 볼을 올렸을 때 공격수가 득점을 올리면 세트 성공으로 기록되는 것 이었죠. 하지만 V-데이터연구소 2회차에서도 말 했듯이 단순 세트 성공 수만 봐서는 세터의 실력을 온전히 보기 어렵습니다. 

 

광준  예를 들어 세터가 볼을 잘못 올렸더라도 공격수 개인 능력으로 득점을 올리면 이는 세트 성공으로 들어갑니다. 세트 성공 개수는 올라가지만 이걸 세터의 능력으로 볼 수 있는지 의 영역으로 넘어가면 다른 문제가 되는 거죠. 

 

영욱  그래서 대학배구연맹은 세트 기록을 두 가지로 나눴습니다. 하나는 ‘세트 플레이가 가능한 상황에서 얼마나 세트를 성공했는지’ 입니다. ‘리시브 성공’으로 기록될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볼이 세터에게 올라왔을 때 얼마나 득점으로 연결하느냐를 보여주는 거죠. 즉, 좀 더 온전히 세터 본연의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셈 입니다. 매 공격에서 리시브가 안정적으로 이뤄 지고 볼이 왔을 때 이를 어디로 줄지는 세터의 판단이기 때문이죠.(표3, 4참고) 두 번째 기록은 ‘디그 이후 세트 성공’입니다. 이 렇게 상황을 설정한 이유는 디그 이후 올라가 는 볼은 대부분 오픈 공격으로 연결되기 때문 입니다. 오픈 공격보다는 퀵오픈, 속공 등 다양 한 패턴으로 연결되는 세트 플레이 상황과 가장 대비되는 상황이라고 봤기 때문이죠. 오픈 세트 역시 배구에서는 매우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이것 역시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광준  이렇게만 기록을 분류해도 기존 세트 기록보다는 많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트 플레이 상황에서 세트 성공률이 높은 선수 가 디그 이후 세트 성공률이 낮다면 왜 그런 현상이 발생했는지를 팀 상황 등을 통해 유추할 수 있죠. 

 

사진 : 리시브 성공 상황에서 높은 세트성공률을 보인 명지대 김재남

 

연구 파일 #3. 실제 기록으로 보는 세트기록 적용 사례 

 

영욱  인제대회 실제 순위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인제대회에서 명지대 세터 김재남 선수는 세트 플레이 상황 세트 성공률 1위(58.96%)였습니다. 반면 디그 이후 세트 성공률은 35.09% 로 10위에 그쳤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순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팀 상황 등 여러 가지를 자연스럽게 고려하게 됩니다. 김재남 선수는 정규 시즌에도 그랬지만 리시브만 안정적으로 올라 온다면 미들블로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속공과 시간차 공격 등 다양한 패턴으로 효과를 봤습니다. 명지대가 올해 대학배구 시즌 초에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도 김재남 선수의 이런 공격 배분 덕분이었죠. 명지대가 경기를 잘 풀어갈 때마다 미들블로커 공격이 눈에 띈것 도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명지대는 정규시즌 리시브 효율 최하위 (18.35%) 팀이고 다른 상위권 팀과 비교해 측 면에서 하이볼을 처리할 공격수들의 무게감도 떨어집니다. 이런 상황이 맞물리면서 디그 이후 세트 성공률이 크게 떨어진 것이죠. 

 

광준  예시 상황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세트 기록을 크게 두 가지로만 분류했는데도 더 많은 걸 알게 되고 또 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는 점입니다. 두 가지 데이터를 비교하면서 한 선수가 왜 두 부문에서 차이가 크게 나는지를 보기 위해서는 세터에게 주어진 팀 상황을 자연스럽게 보게 되고 세터의 스타일도 다시 한번 눈여겨 볼 수 있게 만듭니다. 

 

영욱  해남대회 자료를 언급하게 되지만 한 가지 더 좋은 예시가 있습니다. 경기대 김명관 선수의 인제대회와 해남대회 기록 비교인데요. 김명관 선수는 인제대회에서 세트 플레이 세트 성공률 10위(47.19%), 디그 이후 세트 성공률 도 9위(37.5%)에 그쳤습니다. 인제대회에서는 실제로 경기대 강점 중 하나인 속공도 자주 나오지 않았죠. 당시 김명관 선수 경기력에 대한 현장 평가도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광준  하지만 해남대회에선 세트 플레이 세트 성공률 1위(60.5%)에 올라섰고 디그 이후 세트 성공률도 5위(43.3%)까지 올라왔습니다. 경희대와 결승전에서도 고비마다 적극적으로 활용 하는 속공이 눈에 띄기도 했고요. 이런 김명관 선수의 반전 경기력 덕분인지 인제대회에서 조별예선 탈락에 그친 경기대는 해남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영욱  물론 경기를 보지 않고 기록만 보고서 판단하는 건 위험합니다. 스포츠에서 데이터가 확실한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실제 경기를 보고 비교했을 때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아야하기 때문이죠. 기록도 중요하지만 역시 기록과 함께 실제 경기를 함께 봐야 합니다.

 

 

EPILOGUE. 더 뻗어 나갈 수 있는 길은?

 

광준  이처럼 서브와 세트 기록은 현장에서 실제 적용 사례가 나왔습니다. 아직은 대학배구연맹에서만, 그중에서도 일부 대회에서만 적용하긴 했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발걸음입니다. 

 

영욱  응용 사례가 등장한 만큼, 이 외에도 다양한 변형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또 다른 기발한 지표가 나올 수도 있죠. 그리고 V-데이터연구소에서 다룬 다른 내용들, 블로킹과 각종 효율 지표와 수비에 대 한 영역도 아직 남아있습니다. 

 

광준  다음 V-데이터연구소에서는 이렇게 등장한 지표들을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나갈지, 어떤 방법이 있는지에 관한 현장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영욱  우리가 그간 알아본 내용 외에 새로운 내용도 있을 수 있겠죠.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것도 필요할 듯합니다. 

 

데이터 연구소 세 줄 요약! 

1 대학배구연맹에서 서브 효율과 상황에 따른 두 가지 세트 기록을 제시했다. 

2 서브 효율은 서브 에이스는 아니더라도 얼마나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는지 알려주는 지표. 

3 세트 성공을 세트 플레이 상황, 디그 이후(일반적으로 오픈 공격) 상황으로 나누어 더 다양한 측면을 볼 수 있었다.

 

※ 서브효율을 구하는 정확한 공식은 설명이 다소 어려워 처음에는 제외했습니다. 이후 몇몇 분들께서 요청하셔서 추가설명을 달아뒀습니다. 리시브와 관련해 수많은 경우가 있어 이를 모두 설명하기에는 어렵다는 판단에 생략했음을 알려드립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글/ 이광준 서영욱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9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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