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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KE포커스] 서머매치가 ‘순수함’을 잃지 말아야 할 이유
이광준(kwang@thespike.co.kr)
기사작성일 : 2019-09-10 08:47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여자프로배구 4개구단 초청경기’가 지난 8일 광주광역시 빛고을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3일 동안 총 4,800여 명이 찾았다. 1,5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중석은 주말 동안 꽉 들어찼다. 

지난 7월 말 부산시에서 남자부 4개 팀이 모여 열렸던 ‘2019 부산 서머매치’와 마찬가지로 여자부 역시 호남 배구 팬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했다. 프로배구팀 연고지가 수도권에 밀집돼 있어 접근기회가 없었던 지방 팬들에겐 배구경기를 현장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였다.

남자부와 여자부 서머매치(편의 상 두 대회 모두 서머매치로 부른다)는 올해 성공을 토대로 앞으로 매해 찾아오는 정기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초 기획 당시 순수한 뜻을 되새겨야

서머매치가 앞으로도 성공적으로 열리기 위해서는 ‘순수함’을 유지해야 한다. 서머매치가 기획될 당시 취지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미다.

앞서 열린 남자부 서머매치는 네 팀 감독들이 뜻을 모아 열렸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였던 최태웅, 장병철, 석진욱 감독과 한 해 선배인 신진식 감독이 주도했다. 신 감독은 “처음 취지는 ‘다른 곳에 가서 한 번 놀자’라는 생각이었다. 비연고지 지역에 가 배구를 하며 팬들도 만나고, 선수들도 기분전환을 하자는 의미에서 시작됐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시작이 이랬기에 부산 서머매치는 모두 놀 수 있는 자리가 됐다. 감독도, 선수도, 팬들도 함께 놀았다. 승부보다는 ‘교감’에 초점을 맞췄다. 많은 취재기자들이 현장에 모였지만 경기결과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은 이유도 이것이었다. 우승을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 경기는 하나의 소스였을 뿐이다.

이와 달리 여자부 서머매치는 시작이 조금 달랐다. 계획했던 일본 전지훈련을 갈 수 없게 되자 마음을 모았다. 그 시작이 ‘훈련’이었던 셈이다. 또 개최 시기가 남자부보다 시즌 개막에 가까웠다. 분위기가 조금은 진지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외국인선수까지 뛰어 ‘최종 점검’ 느낌이 강했다. 

그렇지만 행사를 기획한 구단 프런트, 광주시배구협회 뜻은 확고했다. ‘팬들을 위한 축제여야 한다’라는 생각이 기본에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노력 덕분에 행사는 오롯이 팬들을 위한 것으로 남을 수 있었다.


서머매치와 KOVO컵이 공존하려면

사실 서머매치와 비슷한 공식 행사가 하나 더 있다. 바로 한국배구연맹이 주최하는 ‘KOVO 컵’이다. 매번 비연고지 지역을 찾아가 배구를 전파한다는 것이 컵 대회의 기본 전제다.

서머매치가 순수함을 지켜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자칫 서머매치와 컵 대회 사이 경계가 모호해질 경우, 서머매치 존재에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컵 대회는 시즌 전초전 성격을 가진다. 정규 시즌과는 관련이 없지만, 엄연히 타이틀이 달려있다. ‘이겨야 하는 경기’에 선수들은 온 힘을 다할 수밖에 없다.

서머매치가 승부에 연연할 될 경우, 사실상 컵 대회를 한 번 더 치르는 식으로 보일 수 있다. 보는 이들에겐 더 재미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대회를 뛰는 선수들, 이를 준비하는 관계자들에겐 엄청난 부담을 지울 수 있다. 이들은 6개월가량 되는 시즌을 위해 다른 6개월을 쏟는다. 그 기간이 줄어들게 되면 시즌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결국 서머매치와 KOVO컵이 앞으로도 공존하려면 서머매치가 초심을 잃지않고 그 정체성을 잘 지키는게 필요하다. 
부산과 광주 성공 사례 덕분에 벌써부터 많은 지자체에서 서머매치 유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배구축제를 우리 고장에서 열고 싶은 마음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서머매치가 현장을 찾는 팬뿐만 아니라 선수도, 감독도, 프런트도 웃을 수 있는 행사로 남길 바란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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