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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데이터연구소] 수비능력을 한 눈에 보여주는 기록은 없을까?
편집부(ljwon0523@hanmail.net)
기사작성일 : 2019-09-01 09:03
기록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펴는 ‘발리볼데이터연구소’가 벌써 네 번째 시간을 맞았다. 이번에는 수비 기록에 대해 이야기한다. 리시브와 디그, 그리고 이 둘을 합친 개념인 수비 지표에 대해서 이광준, 서영욱 기자가 토의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야기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에 목표를 둔다.

연구에 앞서

이광준 기자(이하 광준 현재 V-리그에서는 세 가지 수비 지표를 통해 순위를 산출합니다. 리시브, 디그, 그리고 리시브와 디그 두 가지를 합친 ‘수비’ 입니다. 

서영욱 기자(이하 영욱)  그 중에서 리시브 부분은 지난 시즌부터 효율로 순위를 매기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단순히 리시브 성공 수를 세트별로 제시해 순위를 매겼습니다. 효율은 리시브 성공에서 리시브 실패 수를 뺀 뒤 이를 전체 리시브 개수로 나눕니다. 성공과 실패 두 가지가 모두 반영되기 때문에 이전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기록을 보기 좋습니다.

  리시브 부분은 효율로 변경되면서 훨씬 더 직관적으로 순위를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디그와 수비 쪽은 한 번 이야기해볼 만한 부분이 존재합니다. 또한 리시브와 디그를 합쳐 순위를 매기는 ‘수비’에서는 아직 리시브를 ‘효율’이 아닌 ‘성공개수’만으로 평가해 혼란을 줍니다.

영욱  이번 시간에는 세 가지 수비 지표를 어떻게 볼 것이냐 하는 문제와 더불어 이 수비 지표를 활용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연구파일 #1. 
디그 기록은 어떻게 보는 게 좋을까

광준  위에서 말한 대로 리시브 기록은 효율로 순위를 매기고 있습니다. 이전 기준으로 따지면 단순히 많이 받는 사람이 리시브 순위가 올라갈 확률이 높았습니다. 보통 서브는 상대 리시버 중 가장 불안한 선수에게 넣는 편입니다. 그래서 리시브가 불안한 선수가 오히려 더 많이 시도해 순위가 높은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영욱  효율 기록을 측정하는 것이 복잡해 보이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리시브는 성공과 실패 구분이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황이에요. 리시브는 세터가 1m 이내에서 공을 받을 수 있게 주면 성공으로, 받아내지 못해 실점을 내주면 실패로 들어갑니다. 그 외에 다소 불안하게 연결된 공은 ‘연결’로 측정하죠.

광준  이전에 이야기했던 각종 기록 부분 내용에 견주어볼 때 리시브는 지금처럼 바뀐 기준이 충분히 순위를 따지는 데에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이야기해볼 부분은 디그와 수비 지표입니다.

영욱  디그는 현재 세트 당 성공개수로 순위를 매깁니다. 이전 리시브 순위 기준과 비슷하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구분은 성공과 실패, 그리고 범실로 나누죠. 디그한 공이 성공적으로 연결될 경우에는 성공, 그렇지 않고 실패했을 때에는 실패로 구분합니다. 받을 수 있는 공을 받아내지 못했을 경우, 혹은 실점으로 내줬을 경우에는 ‘범실(에러)’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디그에서는 범실로 보는 경우가 극히 드뭅니다.

광준  디그 쪽에서 문제를 하나 꼽자면 순위에 포함되는 기준이 ‘팀 내 디그 점유율 15% 이상’이라는 점입니다. 세트 당 성공개수가 아무리 많아도 팀 내에서 점유율이 낮다면 디그 순위에 들 수 없다는 이야기죠.

<표1. 2018~2019시즌 현대캐피탈 주요 선수들의 디그 기록>

영욱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 선수들 기록을 보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표1 참조).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은 두 명의 리베로를 함께 활용합니다. 리시브 상황에서는 주로 여오현 선수가, 그 외에는 함형진 선수가 출전했습니다.

광준  디그 점유율 부분을 보시겠습니다. 여러 선수들 중 기준에 가장 부합하는 선수는 단 한 명, 전광인 선수뿐입니다. 전광인 선수는 ‘대체불가’라는 수식어에 맞게 지난 시즌 정말 많은 세트를 소화했습니다. 그런 선수만 디그 점유율 15%를 넘었습니다. 두 리베로는 이 부분을 채우지 못해 디그 순위에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영욱  여오현 선수는 지난 시즌 세트 당 1.388개 디그를 성공했습니다. 이는 지난 시즌 디그 8위 송희채(세트 당 1.358개)보다 많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여오현 선수는 팀 내 점유율이 높지 않아 빠졌습니다.

광준  리시브와 마찬가지로 디그도 결국 성공률, 혹은 효율 개념으로 넘어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출전할 경우 유리한 성공개수 개념보다는 훨씬 더 직관적일 수 있습니다.

영욱  다만 필요한 건 정확한 기준입니다. 프로야구에서는 투수의 평균자책점 순위를 매길 때 ‘최소 이닝’을 따집니다. 지표가 충분히 의미를 가질 만큼 경기를 많이 뛰었을 경우에만 순위에 포함시키겠다는 뜻입니다.

광준  현재 기준이 가진 맹점은 지난 시즌 여자부 이동공격 순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표2 참조). 이동공격은 팀에 따라 자주 쓰는 경우도,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이동공격을 자주 활용하지 않는 팀입니다. 지난 시즌 이동공격 3위를 차지한 정시영 선수는 성공률 45.45%를 기록했습니다. 문제는 총 시도 수가 11회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표2. 2018~2019시즌 여자부 이동공격 순위>

영욱  지난 시즌 이동공격 4위에 오른 한국도로공사 정대영 선수의 경우 총 98회 실시해 44.90% 성공률을 기록했습니다. 정시영 선수보다 9배 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성공 역시 정시영 5회, 정대영 44회로 정대영 선수가 훨씬 많지만 성공률에 밀려 순위가 떨어집니다.

광준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기록에 포함시키는 기준을 달리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고차원의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파일 #2.
‘수비’도 변화가 필요하다

영욱  다음으로는 수비 지표에 대해 확인하겠습니다. 수비는 리시브와 디그를 합쳐 보는 개념이죠. 수비 지표는 리시브와 디그를 통해 수비 잘 하는 선수를 종합적으로 따져보고자 마련된 것입니다. 이것의 문제는 리시브가 현재 평가 기준인 ‘효율’이 아니고 개수로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광준  리시브 실패 개수를 반영해 계산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단순 성공개수는 많이 시도한 경우에만 자료가 의미를 갖습니다. 즉 후위 대수비 요원이나 그 외에 수비 시도가 적은 선수들의 경우 우리가 이들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기록만으로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영욱  오늘 야구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됩니다. 야구에서 타율은 이 선수가 몇 번 타석에 들어섰고, 그 중 몇 차례 안타(혹은 홈런)를 쳤는지 보여줍니다. 리그 전체 선수들을 놓고 순위를 매길 때에는 경기 별 최소 타석수가 존재합니다. 그 선수들만 포함해 계산하죠. 그러나 기준 타석수를 충족하지 못한 사람이라도 어느 정도 실력을 가늠해볼 순 있습니다.

광준  예를 들어 평소 대타로만 출전한 선수가 기준 타석에 10%밖에 채우지 못했지만 타율 3할을 기록했습니다. 당연히 순위 산출에는 포함되지 않겠지만, 이 선수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30% 확률을 기대해도 좋겠다’라고 단번에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직관적인 기록의 장점이죠.

영욱  배구 수비 지표도 좀 더 확실하게 보여주려면 디그 순위기준을 성공률 혹은 효율로 바꿔 리시브와 마찬가지로 %(퍼센트) 수치로 제시하는 게 필요합니다. 이후 두 가지를 합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광준  혹은 야구에서 활용하는 OPS(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개념)처럼 아예 새로운 개념으로 따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리시브 효율과 디그 효율을 단순히 더해 새로운 수비 지표를 만든다는 식으로요. 


연구파일 #3.
기본적인 기록을 변형해 다양한 지표를 만들자

영욱  기록 이야기를 하니 계속 야구를 언급하게 됩니다. 야구는 그야말로 ‘데이터 스포츠’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 부분이 잘 발달됐습니다. 여러 가지 기록을 종합해 새로운 수치를 만들어내는 일도 활발합니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통계상으로 평균 선수를 0으로 둡니다. 어떤 선수가 WAR이 3이라면 대략적으로 어느 정도 더 잘하는 선수인지 야구를 보는 사람들은 알 수 있죠. 이는 계산방식이 매우 복잡합니다만, 복잡한 내용을 한 번에 정리해 팬들에게 제시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배구도 후에는 이런 부분이 활성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광준  예를 들면, 위에서 말한 것처럼 리시브 효율과 디그 효율을 더해 새로운 수비 지표를 만드는 일 말이죠.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지만 평균값이 잡히고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제시한다면 충분히 좋은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욱  좀 더 예를 들자면 윙스파이커의 경우에는 공격 성공률과 더불어 리시브 효율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이 두 가지를 합쳐 새로운 자료를 만든다면 이것이 윙스파이커를 단번에 평가할 수 있는 좋은 요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광준  세터의 경우에도 예를 들 수 있겠네요. 세터는 세트만큼이나 디그도 중요한 능력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세터가 수비를 잘 할 경우, 팀은 훨씬 편하게 수비 위치를 잡을 수 있죠. 이 경우 세터는 세트 기록과 디그 기록을 합친 새로운 지표를 통해 순위를 따져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미들블로커는 속공과 블로킹, 아포짓 스파이커는 전-후위 공격성공률을 좀 더 세분화해 계산한다는 식이 될 수 있씁니다.

영욱  당연히 어떤 지표를 만드는 건 엄청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여기에서 ‘이렇게 하자!’라고 말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만 앞으로 이런 부분에 대해 더욱 발전해 보다 많은 팬들이 배구를 쉽게 접하고, 재밌게 다가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데이터 연구소 세 줄 요약!
1 리시브가 효율로 순위를 매기는 것처럼 디그 역시 단순 성공개수를 따지는 것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2 그렇게 된다면 수비 지표도 기준을 바꿔 좀 더 직관적인 형태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3 다양한 기본 기록들을 변형해 선수 능력을 한 눈에 보여주는 특수한 지표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글/ 이광준 서영욱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8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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