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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고 이현승·현진 쌍둥이 형제 “같이 하니 훨씬 큰 힘이 돼요”
이광준(ljwon0523@hanmail.net)
기사작성일 : 2019-08-29 14:55
이재영(흥국생명)-다영(현대건설) 쌍둥이 자매는 실력 만큼이나 넘치는 끼로 배구 팬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남고부에서도 쌍둥이 형제가 맹활약하고 있다. 바로 올해 남성고 중심에서 팀을 이끌고 있는 이현승-현진 형제다. 형 이현승이 세터, 동생 이현진은 아포짓 스파이커다. 형제는 지난 7월 2일, 현재 참가 중인 U-19 세계남자유스배구선수권대회 관련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서울에 왔다. <더스파이크>는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잠실 종합운동장을 찾아 쌍둥이 배구선수를 만났다.



똑 닮은 쌍둥이
친구 같은 ‘현승이랑 현진이’

자기소개 먼저 해볼까요?
네, 안녕하세요! 남성고등학교 배구부 주장, 그리고 세터 맡고 있는 형 이현승입니다.
현진 안녕하세요, 저는 아포짓 스파이커 맡은 동생 이현진입니다.

둘이 정말 닮았는데 묘하게 느낌은 다르네요.
현승 조금 오래 본 친구들은 잘 구분해요. 후배들도 다 그러더라고요.
현진 성격이 조금 달라요. 그게 외모로 드러나나 봐요. 아, 키도 제가 조금 더 커요. 포지션이 공격수라서 그런가 봐요.

같이 배구한지는 몇 년 됐나요?
현승 현진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했어요.
현승 익산 부송초등학교였어요.
현진 집 앞에 있는 학교예요. 담임 선생님께서 배구 담당이셨는데 둘이 같이 키가 크다고 배구를 권하셨어요. 그 때부터 배구를 하게 됐어요.

포지션은 어떻게 정해진 거예요?
현진 형이 어렸을 때 공격을 잘 못했거든요(웃음). 그때 감독님께서 세터를 해보라 하셨죠.
현승 그게 6학년 때였어요. 저는 중요한 자리인 줄 모르고 하라는 대로 따랐어요. 그 때부터 해서 지금이 됐어요. 아, 그 때 공격은 동생도 못 했어요.
현진 그래도 저는 왼손잡이라서 장점이 있었으니까요.

같이 배구를 하니 어때요?
현진 고민이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안 하고 현승이한테 의지할 수 있어요. 제가 의지하는 게 많아요. 현승이는 제가 의지하는 걸 딱히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현승 정확해요. 그리 안 좋아해요. 해달라는 게 엄청 많아요. 이렇게, 저렇게 공 달라고 엄청 징징대요.
현진 저 조금 억울한 게 있습니다. 현승이는 다른 공격수들한테는 자기가 먼저 가서 ‘공 어때?’라고 물어봐요. 그런데 저한테는 그런 게 없어요. 그냥 주는 대로 때리래요.
현승 요구하는게 워낙 까다로워서 그래요.
현진 아닌데, 별로 요구하는 거 없는데….

평소에 호칭은 어떻게 해요?
현승 평소에는 형이라고 거의 안 해요. 가끔 자기 필요한 거 부탁할 때만 그래요. 뭐 사달라고 할 때나요.
현진 어차피 1분 차이밖에 안 나는데요. 서로 그게 편해요.
현승 맞아요. 친구 사이처럼 지내요.
조금 투닥거려도 함께 배구를 해서 힘이 될 것 같은데요.
현진 맞아요. 원래 친해요. 오늘은 인터뷰 자리기도 하고, 사진 찍는 게 어색해서 그래요. 같이 하니 훨씬 힘이 돼요.
현승 혼자 하는 것보단 같이 하니까요. 안정적인 것도 있고, 외로움도 없죠.
현진 저도 똑같은 의견입니다!


배구 명문 남성고 주전 “자부심 생겨요”

현진 선수는 고1때부터, 현승 선수는 2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뛰었어요.
현진 따지고 보면 제가 주전 경력은 더 많은 셈이죠. 에헴~.
현승 제가 1학년 때는 3학년에 ‘최익제(KB손해보험)’라는 엄청난 선배가 있어서요. 2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뛰었죠.

함께 배구명문 남성고에서 뛰는 점도 의미가 있겠어요.
현승 오히려 부담감이 더 큰 것 같아요. 선배들이 쌓아둔 게 워낙 많아서요.
현진 특히 지난 4월에 열린 태백산배가 그랬어요. 그 때 남성고가 5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던 때였어요.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이 엄청 컸죠. 
현승 잘해야 한다는 말 정말 많이 들었는데요, 보란 듯이 우승해서 정말 짜릿했어요.
현진 대회에 나가면 사람들이 우리 유니폼을 보고 ‘와 남성고다’하면서 쳐다봐요. 그런 식으로 봐주시니 기분도 좋고, 어깨가 올라가요. 학교 안에 있으면 잘 모르는데 밖에 나가면 많이들 알아봐 주시고 관심을 가져주더라고요. 

벌써 2관왕을 달성했어요.
(남성고는 4월 태백산배, 6월 영광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두 대회 모두 중등부 남성중과 함께 우승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현진 태백산배는 연속 우승이 걸려 있어서 열심히 했어요. 남성고가 5연패를 하던 대회였거든요. 우리가 우승해서 6연패를 달성했죠.
현승 태백은 남성고 홈 같은 느낌이 있어요. 다른 경기장보다 적응도 잘 되고 마음도 편해요. 아마 계속 성적을 잘 내고 있어서 그런가 봐요.
현진 영광배는 21개 팀이 나와서 경쟁이 엄청났어요. ‘이번 대회를 잘 치르면 전국체전에서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겠다’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평소보다 훨씬 더 열심히 한 것 같아요.

두 선수가 주축으로 뛰고 있으니 더욱 의미가 있겠네요.
현진 작년에도 주전이긴 했지만 형들이 있었잖아요. 올해는 우리가 해야 하니 부담감이 더 컸죠. 그래선지 몰라도 훨씬 짜릿하고 좋았어요. 
현승 중3때는 마지막 대회에서만 우승했어요. 그런데 고3 되어서는 벌써 두 번이나 우승했으니 엄청 뿌듯하죠.


올해도 마찬가지로 제천산업고와 라이벌 구도를 이루고 있는데요.
(남성고와 제천산업고는 남고부 떠오르는 라이벌 구도다. 지난 영광배 결승전에서도 두 팀이 만났다. 그 결과 3-2로 남성고가 승리해 우승했다.)
현진 맨날 중요할 때 만나요. 그게 신기해요.
현승 두 팀이 정말 친한 사이에요. 대표팀도 같이 가고 대회에서도 워낙 자주 만나니 자연스럽게 친해지더라고요. 그래도 경기에서 만나면 무조건 이겨야한다는 생각만 들어요.
현진 그래서 분석도 다른 팀보다 훨씬 많이 하고요, 제천산업고랑 할 때는 단체로 집중력이 올라가고 파이팅도 커져요.

영광배 결승전이 그런 경기였겠네요.
현승 맞아요. 신경전도 치열했어요. 경기 도중에 ‘야 얘네 이거 줄 거야~ 저것만 막으면 돼~’하는 식으로 말하면서 신경전을 했거든요. 불꽃 튀었죠(웃음).
현진 개인적으로 경기를 뛰면서도 엄청 재밌었어요. 3세트 후반에 정말 치열했는데요, 엄청나게 긴 랠리가 있었어요. 점수를 잃긴 했지만 그 랠리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요. 경기 끝나고 제천산업고 친구들도 우리한테 와서 ‘경기 진짜 재밌었다’라고 하더라고요.


“서로 친한 친구, 그리고 듬직한 동료죠”

두 선수 모두 배구에 흥미를 느끼나 봐요.
현승 현진 재밌어요!
현승 경기 뛰는 건 정말 재밌어요. 훈련은 조금 힘들지만요.
현진 둘이 같이 있으니 장난도 치면서 훈련하는데요, 웃으면서 할 수 있는 힘이 생겨요.
같이 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님도 뿌듯하시겠어요.
아무래도 형제가 같이 뛰니까 좋아하시죠. 서로 의지하라고 자주 말씀해주셨어요. 자주 응원도 와주시고요, 부모님 뿐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분들까지 다 오셔서 응원하세요.
현진 올해 신기하게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오신 대회에서만 딱 우승했어요. 그래서 더 기뻤던 기억이 나요.

학교생활은 어때요.
현승 힘들죠. 수업도 다 듣고 시험도 잘 쳐야 하고요.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야 해서 쉽지 않아요.

둘 다 여자친구는 있어요?
현승 현진 없습니다.
현진 남고잖아요. 중학교도 남중이었고요.
함께 하면서 힘들었을 때도 있었을 것 같아요.
현진 작년에 현승이만 국가대표팀에 나갔어요. 그 때 좀 심란했어요.
현승 그게 처음으로 떨어져서 배구를 했던 거였어요. 이전까지 한 번도 배구를 따로 해본 적이 없었어요. 떨어져 있으니 좋더라고요. 눈치 주는 사람이 없어서요.
현진 ‘나도 국가대표 가야지’하는 생각을 하면서 자극이 됐던 것 같아요. 뭐, 보고 싶거나 하진 않았어요. 가끔 한 번씩 영상통화가 왔어요. ‘나는 여기서 놀고 있다~’하면서 저를 놀리더라고요.
현승 떨어져 있으니 허전함은 생기더라고요. 그렇다고 보고 싶었던 건 절대 아닙니다.

서로 떨어져서 한 배구는 어땠나요.
현진 잘 하는 세터가 별로 없잖아요. 그런데 현승이는 워낙 잘 하니까요. 그런 점에서 훈련할 때 아쉬움이 조금 생기긴 했어요. 다른 세터와 맞춰야 하니까요. 가족도 아니니 제가 마음 편하게 요구하지도 못하고요.
현승 대표팀에는 잘하는 선수들이 오잖아요. 그렇지만 아무리 잘하는 선수들이어도 범실은 있어요. 소속팀에서는 그럴 때마다 제가 한 마디씩 하고 ‘앞으로는 이렇게 하자’라고 하는데 거기서는 마음 편히 그렇게 못하겠더라고요. ‘아 현진이 있었으면 편하게 뛸 수 있었을텐데’하는 생각이 들었죠.
현진 저도 제게 뭐라고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없으니 뛰면서 좀 그렇더라고요. 그래도, 잔소리 없으니 좀 편하긴 하더라고요.

‘이건 동생이면 처리했을 텐데’하는 생각은 안 했나요?
현승 가끔 들긴 했어요. 아주 가끔.
현진 거짓말. 그런 생각 안 했으면서.

배구선수로서 서로를 평가해볼까요?
현승 현진이는 때리는 각이 정말 좋아요. 코스가 굉장히 다양해요. 그래서 주는 맛이 나요. 서브도 강하고 범실 없이 잘 들어가는 편이에요. 블로킹 같은 경우에는 원 블로킹을 정말 잘 잡아요. 그렇지만 수비는…. 중간 정도인 것 같아요. 가끔 제가 ‘상대 직선 공격 블로킹 안 잡을 테니 수비해줘’라고 말하면 엄청 부담스러워 해요.
현진 그래도 이번에 영광배 가서는 그런 거 많이 수비했는데. 현승이는 스피드가 좋고 사인이 다양해요. 상대 블로킹도 잘 보고요, 서브가 강해요. 범실이 많이 나긴 하는데 득점도 자주 나와요. 블로킹은 저보다 훨씬 잘 해요. 그건 확실해요.
현승 그건 팩트예요. 제가 얘보다 키는 작은데요, 블로킹은 훨씬 잘 잡아요.
현진 그런데 하나 흠이 있다면 백패스가 좀 불안해요. 저한테 오는 공이 이랬다저랬다 하는 경우가 많아요. 좀 더 정확해야하는데 말이죠. 
현승 네가 알아서 때려줄 테니까 막 주는 거야.



이번에는 자기자랑 한 번 해볼게요.
현진 너 먼저 해.
현승 음~. 저는 블로킹을 잘 속이는 편이에요. 빠르게 쏴주는 걸 좋아하고요. 앞쪽으로는 잘 주는 편인데 뒤로는 아직 부족한 것 같아요. 동생 미안~.
현진 아하하. 저는 요즘 각 내서 공격하는 법을 연구 중이에요. 서브에는 자신 있고요. 블로킹도 어느 정도는 해요. 물론 형이 조금 더 잘 하지만요.

같은 팀이긴 하지만 경쟁심도 생길 것 같아요.
현승 포지션이 달라서 경쟁자보단 팀 느낌이 더 커요.
현진 그런 건 있어요. 둘이서 경기에 들어갈 때 내기를 해요. 서브랑 블로킹 누가 더 많이 득점하는지요. 그걸로 간식 사기 내기요. 현승이가 자주 이겨요. 서브는 저도 자신 있는데 현승이가 블로킹을 더 잘 잡아요.

서브범실 나오면 하나씩 빼야 하는 것 아니에요?
현승 에이~ 그런 거 없어요. 무조건 득점만!
현진 그래서 현승이가 무조건 세게만 때려요. 범실이 많은 이유죠(웃음).
현승 그런 식으로 경쟁심이 생기니까 하나라도 더 하려고 하고요, 자극이 돼요.

배구 욕심 한 가득 
“전국체전 우승할게요!”

여가 시간엔 주로 뭘 하나요.
현승 사실 어딜 나가지를 못하니까요. 특별히 하는 건 없어요.
현진 저는 영화를 많이 봐요. 대회에 출전할 때도 영화를 한가득 다운받아 가요. 15편정도 받아 가면 3~4일 정도에 다 보는 것 같아요. 코믹이나 스릴러 영화를 좋아해요.
현승 저는 배구 영상을 자주 찾아봐요. 이란 세터 사예드 마루프 선수 정말 좋아해요. 엄청 멋있어요.
현진 저도 배구 영상은 꾸준히 봐요. 니시다 유지라고 일본 아포짓 스파이커가 있어요. 키는 정말 작은데 때리는 걸 보면 엄청나요. 점프력도 좋고요.

두 선수 모두 배구 욕심이 많은가 봐요.
현승 네, 배구 진짜 잘 하고 싶어요.
현진 영상 보면 따라하고 싶고요. 훈련 때 한 번씩 써먹어보고 그래요.

이번에 국가대표에는 함께 가게 됐어요.
(현재 둘은 튀니지에서 열리고 있는 2019 세계남자유스(U-19)선수권대회에 함께 출전하고 있다. 인터뷰할 당시 두 선수는 확대 엔트리에 포함된 상황이어서 최종 명단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진 아직 확정은 아니니까요. 그래도 같이 가게 된다면 정말 감개무량이죠. 처음이기도 하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정말 가고 싶었던 무대니까 뿌듯할 것 같아요. 가서 정말 열심히 할 거예요.
현승 동생하고 같이 간다면 이전과는 다른 기분이 들 것 같아요. 같이 잘 해서 칭찬받아 돌아오고 싶어요. 욕 안 먹고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슬슬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어떤 선수가 되고 싶어요.
현진 안 좋은 공 처리를 잘 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박철우 선수나 조재성 선수 같은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로요! 잘 처리한 다음에 세터에게 당당하게 요구하고 싶습니다.
현승 잘 처리하면 열 번도 뭐라 해도 돼. 저는 한선수 선수처럼 모두에게 인정받는 세터가 되고 싶습니다. 아직 멀었어요. 더 노력해야죠.

각오 한 마디씩 들어볼까요.
현승 올해 가장 중요한 경기는 전국체전이에요. 지난해에도 우승했으니까 올해도 우승 노리겠습니다. 
현진 올해 전국체전이 100회째잖아요. 99회, 100회 금메달이 나란히 있으면 엄청 멋있지 않을까요? 꼭 노리겠습니다.
현승 그리고 대학, 프로 팀 어디로 갈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어디를 가도 열심히 해서 인정받겠습니다.
현진 저도 잘 하는 선수, 훌륭한 선수로 지목 받아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한 마디 해주세요.
현승 언제나 응원해주시고, 믿고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진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사랑합니다
현승 저도요♡ 

‘의도한 듯 안한 듯’ 쌍둥이 패션센스
이날 이현승, 현진 형제는 마치 짠 듯이 흑-백으로 옷을 입고 와 기자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본인들 말로는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쌍둥이 특유의 텔레파시가 통한 게 아닐까. 옷 색깔은 성격과 맞아떨어져 또 한 번 재미를 줬다. 평소 진지한 성격이라는 이현승은 검은 옷을, 밝고 웃음이 많은 동생 이현진은 흰 색 옷을 입었다. 일란성 쌍둥이면서도 성격이 다른 점은 신기한 부분이었다.

글/ 이광준 기자   
사진/ 홍기웅 기자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8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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