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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데이터연구소] 명확한 기준과 팀 차원 시각이 필요하다?!- 블로킹 편
이정원(ljwon0523@hanmail.net)
기사작성일 : 2019-07-27 16:28
발리볼 데이터 연구소가 3회차를 맞았다. 배구에 존재하는 데이터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기 위한 코너로, 서브, 세터에 이어 이번에는 블로킹이다. 이전처럼 데이터 연구소는 하나의 닫힌 ‘결론’을 내기보다는 ‘방향’을 넓히는 것에 목적이 있다. 블로킹,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밌고 새롭게 바라볼 수 있을까.

연구에 앞서

서영욱 기자(이하 영욱)  세 번째로 다룰 주제는 블로킹입니다. 현대 배구에서 서브 중요성이 올라가면서 그 비중이 함께 올라간 지표가 바로 블로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광준 기자(이하 광준)  실제로 2018~2019시즌 V-리그 남자부에서는 서브와 블로킹에서 모두 1위에 오른 현대캐피탈이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여러 지표 중 유일하게 남자부 플레이오프 진출팀과 상위 세 팀 지표가 겹친 기록도 블로킹이었죠.

영욱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사용할 용어를 정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는 통상적으로 블로킹 성공으로 불리는 블로킹 득점을 ‘킬 블로킹’으로 부르려 합니다. 유효 블로킹은 기존 정의대로 상대 공격을 막은 블로킹이 우리 팀 랠리로 이어지는 걸 말합니다. 블로킹 어시스트는 두 명의 블로커가 떴고 상대 공격이 블로킹됐을 때, 블로킹을 직접 기록한 선수 외에 함께 블로킹에 참여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기록입니다. 이후에 나올 용어는 이 정의를 따라갑니다.

광준  그렇다면 현재 블로킹 순위는 어떻게 매길까요? V-리그를 비롯해 해외 대다수 리그가 세트당 블로킹으로 순위를 매깁니다. 전체 킬 블로킹 개수를 출전한 세트 수로 나누는 간단한 방식이죠.

영욱  킬 블로킹 개수로 측정하는 지금의 순위 방식이 잘못된 건 아닙니다. 가장 직관적이면서 최종 순위를 보면 일반적인 인식과 유사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이번에 진행할 논의는 이런 순위 산정 방식이 잘못됐다는 쪽보다는 어떻게 하면 블로킹을 더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에 관해 이야기할 생각입니다.

광준  에이스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시작했던 서브 때와 달리 블로킹에서는 득점 자체가 중요하긴 하기 때문이죠. 훨씬 직관적이기도 하고요.

영욱  이번에 다룰 주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블로킹 순위와 능력을 따질 때 명확한 기준을 두고 이야기하는 게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블로킹 효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블로킹을 개인이 아닌 팀 차원에서 접근하는 방향에 관한 것입니다.




연구파일 #1. 블로킹, 좀 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광준  먼저 블로킹 기록의 기준에 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 블로킹 순위는 세트당 킬 블로킹 개수를 기준으로 합니다. 순위에서 고려되는 건 킬 블로킹뿐이죠. 유효 블로킹이나 블로킹 어시스트는 순위에서 고려되지 않습니다. 

영욱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제공하는 블로킹 순위표를 보면 킬 블로킹 외에도 유효 블로킹도 함께 표기합니다. 범실이나 블로킹 실패도 나오고요. 블로킹 어시스트는 경기 후 제공되는 기록지에 함께 표기됩니다. 

광준  기준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유 중 하나는 선수마다 마주하는 블로킹 상황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두 선수가 똑같이 블로킹 3개를 기록했다고 하더라도 소화한 세트 수가 다르고 상대하는 공격 횟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죠. 

영욱  지난번 세터 편에서도 언급한 내용이지만, 누적 기록의 범주에서는 단순 킬 블로킹 수로만 보더라도 해당 선수의 블로킹 능력을 어느 정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미들블로커는 아니지만 블로킹 능력이 상당히 높게 평가되는 박철우 선수가 통산 블로킹 부문 9위에 올라있죠. 현역 최고의 미들블로커로 꼽히는 신영석 선수는 이미 4위에 올라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일 시즌으로만 보면 맹점이 생길 수 있죠.

광준  선수마다 갖는 블로킹 기회가 같지 않고 세트 안에서도 상대하는 공격 횟수가 다르기 때문에 좀 더 기준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욱  예를 들어 어떤 선수는 한 세트에서 상대 공격을 30번 맞을 수도 있고 어떤 선수는 40번을 맞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두 선수가 기록한 블로킹이 3개로 같다면, 블로킹 순위 산정에는 한 세트 3개로 똑같이 들어가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꼭 같은 수치라고 볼 수 없는 셈이죠. 

광준  이외에도 킬 블로킹만이 순위에 포함되고 유효 블로킹과 블로킹 어시스트가 아예 빠지는 것도 논의할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욱  이 내용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효율에 관한 주제로 넘어갈 수 있을 듯합니다.





연구파일 #2. 개수뿐만 아니라 효율 지표도 필요하다

영욱  단순 개수가 아니라 개수를 기반으로 한 효율 지표는 다른 종목에서 이미 자주 활용되고 있습니다. 블로킹도 킬 블로킹에 유효 블로킹, 블로킹 어시스트를 함께 계산해서 효율 지표로 표현하면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광준  유효 블로킹과 블로킹 어시스트가 가지는 의미가 분명하기에 앞으로 연구를 통해 좀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시브 효율이 이미 비슷하게 활용되고 있죠. 블로킹은 서브나 리시브와 비교해 결과물이 훨씬 직관적이기 때문에 적용하기에 좀 더 수월하리라 생각합니다. 

영욱  다른 종목의 예로 봐도 그렇지만, 단순 개수로 계산하는 기록과 함께 효율 지표도 있다면 기록을 더 폭넓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효율의 표현은 킬 블로킹과 유효 블로킹, 블로킹 어시스트를 더하고 범실과 실패를 빼는 식으로 가능할 겁니다. 여기에 단순 세트보다도 해당 블로커가 경기에서 맞이한 블로킹 상황을 나누는 거죠. 물론 통계상으로 좀 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정교한 지표가 나올 겁니다.

광준  블로킹 효율을 따지는 데에 있어 유효 블로킹과 블로킹 어시스트를 함께 따져야 한다는 시각과 관련해 흥미로운 자료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 NCAA(전미대학체육협회) 배구에서 블로킹 어시스트를 따지는 방법입니다. 

영욱  NCAA에서는 개인 득점을 측정할 때 블로킹 어시스트를 0.5점으로 계산합니다. 그래서 득점 순위에서 소수점이 나오는 걸 볼 수 있죠. 블로킹 순위에서는 아예 킬 블로킹과 블로킹 어시스트를 더하고 이 수치를 세트 수로 나눠서 세트당 블로킹으로 측정합니다. 

광준  이러한 방식이 옳다 그르다를 이야기하려는 건 아닙니다. 스포츠 수치를 따지는 데에 일가견이 있는 미국이 이런 방식을 선택했다는 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지점이죠. 블로킹 어시스트를 함께 고려한다는 건 그만큼 블로킹에서 직접 블로킹을 하진 않더라도 함께 참여하는 선수의 공을 높게 본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을 듯합니다. 

영욱  앞서 이야기한 블로킹 효율 지표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팀 차원에서 연구도 가능합니다. 블로킹 순위를 보면 상위권에는 대부분 미들블로커가 위치하죠. 하지만 그 안에서도 어떤 팀은 사이드 블로커의 높이도 상당히 좋아 이득을 볼 수도 있고, 반대로 사이드 블로커는 낮지만 미들블로커 힘으로 팀이 상승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 따른 보정도 할 수 있다면 더 다채롭게 블로킹 기록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파일 #3. 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블로킹?!

광준  다음으로 이야기할 건 블로킹을 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관점입니다. 블로킹도 엄연히 전략의 일부분이고 이는 팀 전력과 상대하는 팀의 전력이 모두 고려되기 때문이죠. 

영욱  당연한 이야기지만 당연히 상대 주 공격수에게는 웬만한 상황에서 투 블로커가 따라가도록 사전에 논의됩니다. 여기에 그 선수가 때리기 좋아하는 방향에 관한 연구도 함께하죠. 

광준  경기에서 블로커 수에 따른 공격 상황은 현재 KOVO에서 제공하는 기록에 이미 나와 있습니다. 이 자료는 막는 입장에서는 얼마나 그날 블로킹을 잘 따라갔는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세터가 얼마나 볼을 잘 속이면서 올려줬는지도 상대적으로 보여줄 수 있죠. 

영욱  기왕 제시하는 자료라면 더 폭넓게 활용할 방안을 마련하는 게 필요합니다. 단순히 보여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지표에서 의미를 찾아내야만 비로소 가치를 가지기 때문이죠.

광준  상황을 예로 들자면, 파다르가 특정 경기에서 세 명의 블로커가 붙은 상황에서도 득점을 많이 만들어냈다면 그만큼 그날 더 좋은 활약을 했다고 볼 수 있죠. 혹은 어떤 선수가 특정 세트 공격 성공률이 유달리 높아 기록을 보니 원 블로킹 상황이 더 많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팀의 블로킹에 뭔가 문제가 있었다는 해석도 가능하죠.

영욱  원 블로킹 상황에서 나오는 킬 블로킹은 따로 집계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투 블로킹, 쓰리 블로킹 상황과 달리 단독 블로킹은 그 블로커 개인 능력이 들어갈 여지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그냥 손만 들어서 나오는 게 아닌, 상대 공격수의 타이밍도 맞춰야 하고 공의 궤적도 정확히 읽어야 하기 때문이죠. 이런 점을 봤을 때 개인 블로킹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흥미로운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준  추가로 현재 제시하는 블로커 수에 따른 상황 전개는 현재 중계 중에 보여주는 공격 방향과 결합해 더 의미 있는 내용을 보여줄 수 있다고 봅니다. 위에서 언급한 예시처럼 말이죠. 단순히 어느 방향으로 공격을 많이 했는지만 보여주는 것보다는 블로커 수를 함께 보여주거나 로테이션상 전위 블로커 상황을 함께 제시한다면 공격 방향이 그렇게 나온 이유도 설명할 수 있죠. 

영욱  공격 방향은 단순히 방향 자료만 보여주면 많은 걸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블로커 자료가 더해진다면 시청자에게도 더 직관적으로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광준  앞서도 말했듯이, 블로킹은 서브와 달리 결과물이 직관적입니다. 킬 블로킹, 유효 블로킹, 블로킹 어시스트 각각의 결과가 명확한 편이죠. 서브보다는 폭넓게 활용하기 좋은 지표가 블로킹이라고 생각합니다. 

데이터 연구소 세 줄 요약!
1 블로킹 상황에 따른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2 단순 개수 외에 유효 블로킹, 블로킹 어시스트 등을 고려한 효율 지표가 필요하다
3 블로킹을 팀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다른 지표와 연동이 된다면 더 좋지 않을까?

글/ 이광준 서영욱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7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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