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알고 보자! 하우 투 인조이 발리볼 - 공격 종류 편

매거진 / 이광준 / 2020-03-20 08:23:00


하우투인조이발리볼이 벌써 5화 째에 접어들었다. 지금까지 리시브와 로테이션, 교체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결국 공격으로 가는 과정이다. 강력한 스파이크, 전광석화와 같은 속공은 배구의 꽃이다. 공격에도 다양한 루트가 존재한다. 이번에는 각종 공격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모든 기록은 5R 종료 기준)


prologue

배구에서 세터는 굉장히 특이한 포지션이다. 사실상 공격 역할은 거의 없고 공격을 돕는 역할만 한다. 그러나 이 포지션은 배구의 핵심이다. 매 경기 팀에서 가장 많은 터치를 하는 포지션이고, 세터의 능력에 따라 공격수들 능력이 올라가기도, 떨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세터를 팀의 중심이자 ‘머리’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어느 구기 종목을 봐도 이렇게 ‘패스’에만 국한된 포지션은 보기 힘들다.

세터는 공격할 선수를 결정하고, 그 선수에게 어떤 세트를 올릴 것인지를 순간적으로 판단한다. 이에 따라 공격 방법이 결정된다.

결국 배구의 공격은 세터(혹은 두 번째 터치하는 선수)에 의해 방법이 결정되고, 공격수가 이를 시행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오픈

오픈은 사이드 공격수에게 주로 활용하는 공격 방식이다. 가장 흔하고 자주 활용되는 공격법이다. 리시브가 흔들렸거나 수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공격수를 향해 높게 띄우는 것도 오픈으로 포함된다. 이름 그대로 좌우로 높게 열어주는 공격방식인데, 템포가 느리다. 스피드보다는 힘과 타점에 의존한다. 느리게 가다 보니 상대 블로커가 따라 붙을 시간이 충분하다. 결국 오픈은 블로킹을 마주한 채로 뚫어내야 하는 공격이다. 위험 부담이 크고 성공률도 높지 않다. 블로킹을 뚫더라도 유효블로킹이 되는 경우가 많다. 상대 수비 역시 공격에 대비할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공이 걷어 올라올 확률도 높아진다. 여러 공격 방법 가운데 가장 성공률이 안 나오는 방식이다.

아래 표는 시즌 남자부 전체 기록을 비교한 것이다. 다른 공격방법과 비교해 오픈은 성공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캐피탈 다우디, 한국전력 가빈 등 아무리 신장이 좋은 선수라고 해도 오픈은 부담스러운 공격방식이다. 블로커들이 코스와 타이밍만 잘 잡는다면 충분히 견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속공

세터가 올린 공이 최고점(정점)을 지나가기 전에 빠르게 때려내는 공격 방식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빠르게 때려내는 게 이 공격의 핵심이다. 블로커들이 미리 예측하고 견제하지 않는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 빠르게 때리기 위해서는 세터와 공격수 사이 거리가 가까워야 유리하다. 그래야 상대 블로커들이 눈치 채기 힘들기 때문. 그래서 속공은 주로 세터-미들블로커 간에 이뤄진다.

속공도 그 안에서 여러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세터-공격수 사이 거리가 1m 이내이면 A속공, 1~2m 사이일 때는 B속공이라고 부른다. 또 공격수가 세터 앞에서 공격을 하는지, 뒤에서 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보통 뒤에서 공격하는 것은 백A, 백B속공으로 부른다.

속공의 핵심은 간결함이다. 최대한 빠르고 힘 있게 꽂아야 상대가 대응하기 어렵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확한 세트가 필수다. 이 때문에 대부분 팀에서 리시브가 완벽하게 올 때만 중앙을 활용하는데, 속공이 무조건 퍼펙트 리시브일 때만 쓰는 건 아니다. 물론 공이 좀 떨어진 때에도 속공을 제대로 쓰려면 세터의 능력, 공을 때리는 공격수의 능력이 필수적이다.


퀵오픈 (a.k.a C속공)

퀵오픈은 날개 선수에게 가는 속공으로 이해하면 쉽다. 먼저, 3~5m 거리에 있는 공격수에게 속공을 연결하는 걸 C속공이라고 부른다. 이 거리가 곧 코트 절반 정도 되는데, 세터와 날개 사이 거리가 되기 때문에 퀵오픈과 C속공은 같은 개념으로 봐도 무방하다.

오픈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것과 달리 퀵오픈은 공이 낮고 빠르게 좌우로 가는 게 핵심이다. 포물선보다는 곡선에 가깝다. 네트와 최대한 평행하게 날아가는 것이 좋다. 그래야 블로커들이 따라붙기 어렵고, 공격 성공률은 올라가게 된다.

현대 배구에서 퀵오픈은 이제 공격의 기본이 되었다. 오픈 공격 성공률로는 경기를 승리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사이드에서 최대한 낮고 빠르게 공격하는 것이 필수다.


시간차 공격

블로커를 속여 한 타이밍 늦게 공격하는 방법이다. 보통 속임 공격수 한 명이 공격에 가담하는 척 점프해 상대 타이밍을 잠시나마 뺏고, 조금 늦게 다른 공격수가 공격을 하는 식이다.

주로 중앙 미들블로커가 속임수 점프를 하는 경우가 많다. 빠른 속공이야말로 상대 타이밍을 뺏기에 가장 효과적인 공격 방법이기 때문이다. 만약 속공을 의식해 상대 블로커가 움찔한다면, 이 시간차는 성공이다. 다른 공격수에게 따라붙는 시간이 아무래도 더 걸리게 되면서 공격수가 더 편하게 공격을 할 수 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감독들이 종종 말하는 ‘속공 타이밍 잡고 사이드로 뿌려라’라고 하는 게 이런 이유다. 속공수 공격 타이밍에 맞게 공을 줘야 상대가 속는다. 이 점을 아예 의식하지 않고 사이드로 주는 것에만 급급하다면 블로커들이 공을 쫓는 데에 유리하다.

혼자서 상대 타이밍을 빼앗는 개인시간차도 있다. 보통 미들블로커가 속공을 칠 타이밍을 한 번 죽이고, 조금 늦게 공격하는 법이다. 속공을 의식한 상대 블로커가 속아 점프를 하고 내려오는 타이밍에 공격을 한다. 최근에는 많이 보이지 않는 방식이다.

‘배구의 꽃’이라고 불리는 중앙 파이프도 시간차의 한 종류다. 전위 공격수가 공격할 것처럼 한 타이밍을 속이고, 중앙 후위에서 날아들어 각을 넓게 가져가 공격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설명은 이후 후위공격에서 한다.


후위공격

후위 선수가 공격에 가담하는 방법이다. 좌우, 중앙까지 활용도가 높은 방법. 뒤에서부터 나와 네트와 거리를 두고 공격하기 때문에 블로킹을 피해 각도를 내기가 어렵다. 그런 이유로 일정 수준 이상의 탄력과 힘이 필수다.

특히 아포짓 스파이커 포지션 선수들에게 후위 공격은 필수다. 세터와 대각으로 돌아가는 아포짓 스파이커 특성 상 뒤에서도 공격 가담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좌우 사이드에서 후위공격에 가담하는 건 대부분 아포짓 스파이커다.

윙스파이커들은 주로 중앙에서 후위 공격에 가담한다. 흔히 파이프(PIPE)라고 부르는 공격인데, 정확하게는 ‘중앙 후위 시간차 공격’이다. 전위 공격수가 공격하는 타이밍으로 상대를 속이고, 중앙에서 넓은 각을 활용해 상대 코트로 꽂는다. 위력적인 공격이지만, 빠른 타이밍과 정확한 호흡이 없다면 걸릴 확률은 더 높아진다. 보통 중앙에 서는 미들블로커들 신장이 높고, 양 사이드 블로커들이 중앙으로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애매한 타이밍으로 전개될 경우 3인 블로킹이 기다리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신체적인 차이로 인해 여자부보다는 남자부에서 많이 나오는 방식이다. 대신 여자부는 이동공격을 적극적으로 쓰는 편이다.

이동공격

공격수가 좌우로 움직이면서 공격하는 방법이다. 주로 미들블로커들이 많이 하는 방식이다. 팀 사이드 공격수들 공격력이 약할 경우 미들블로커가 그쪽으로 파고들면서 공격하는 식이다.

사실상 남자부에서는 사라지고 여자부에서 많이 나오는 공격법이다. 첫째로 남자부는 이동공격보다는 속공이 훨씬 위력적이기 때문이고,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신체적 특성 상 여자부는 후위에서 공격가담이 어렵기 때문이다.

둘째 이유에 주목하자. 우선 이동공격을 위해서는 미들블로커가 우리 팀 날개공격수 공격 가담이 없는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상대 블로커들도 대응하기 힘들고, 공격수끼리 동선도 겹치지 않는다. 만약 주공격수 쪽으로 미들블로커가 이동하며 공격한다면? 상대 높은 블로킹이 이미 버티고 있기 때문에 이동공격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위 캡처사진은 IBK기업은행이 공격하는 장면이다. 전위는 김주향-이나연-김수지 세 명이다. 오른쪽 후위에 대기 중인 표승주는 올 시즌 후위공격 시도가 16회에 불과한 선수. 사실상 없는 공격옵션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오른쪽 네트가 비어있게 된다. 김수지가 이 틈을 파고들어 이동공격을 시도했다. 때마침 상대 블로커도 고민지로 단신(173cm)이다. 효과적으로 공격이 통했다.


마무리, 파고들면 애매해지는 기준

위의 구분은 설명을 위해 해둔 것이다. 실제로 측정하는 경우에는 이 기준이 모호하다. 일례로 이전까진 개인시간차로 보던 현대건설 양효진의 공격을 요즘에는 아예 오픈으로 측정한다. 또 남자부에서 거의 사라지고 있는 이동은 이를 대체해 다른 것(퀵오픈, 속공 등)으로 측정하기도 한다. 시간차의 경우 1) 세트플레이 상황, 2) 속이는 공격수가 완벽하게 점프했을 때 두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것만 측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세트플레이가 아니더라도 속임 점프를 하는 경우도 있다.

또 파이프 공격의 경우 따지고 보면 시간차 공격이다. 그러나 측정은 모두 후위로 들어간다. 후위로 가는 하이볼 공격, 그리고 이 시간차성 공격은 차이가 분명하지만 아직 KOVO 측정 상으로는 구분이 없다. ‘어? 이광준이 이건 시간차라고 했는데 왜 오픈으로 측정하지?’라는 궁금증은 이렇게 사전에 방지한다.



글/ 이광준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중계화면 캡처/ KBSN스포츠, SBS스포츠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3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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