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방울방울' V-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들은 어디에? - ⑤

매거진 / 류한준 기자 / 2020-03-15 20:36:02


사진: 현대캐피탈 시절 앤더슨

2007~2008시즌 삼성화재 안젤코의 등장으로 2008~2009시즌 삼성화재를 제외한 남자부 팀들은 안젤코를 견제할 만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야 했다. 본문에서 소개할 선수들은 모두 2008~2009시즌 국내 무대를 처음 밟은 선수들이다.


‘제2의 루니’ V-리그행

외국인 선수 때문에 결국 2007~2008시즌 좋은 마무리를 하지 못한 현대캐피탈은 2008~2009시즌 일찌감치 외국인 선수 자리를 채웠다. 루니와 비슷한 배경을 가진 매튜 앤더슨(미국)과 계약했다.

앤더슨은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선수로 뛰다 현대캐피탈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는 학교 졸업을 연기하고 V-리그로 왔다. 앤더슨은 바로 복덩이가 됐다. 루니와 같은 포지션에 뛰었고 출중한 배구 실력뿐 아니 잘 생긴 외모 덕분에 팬들도 앤더슨을 주목했다.

앤더슨은 2009~2010시즌에도 현대캐피탈에서 뛰었다. 루니와 마찬가지로 두 시즌 연속 소속팀과 인연을 이어갔다. 그러나 앤더슨은 루니가 해낸 일을 달성하지 못했다. 바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현대캐피탈은 2008~2009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에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앤더슨에게는 루니에게 있던 ‘한 방’이 모자랐다.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마침표를 찍는 일이 쉽지 않았다. 앤더슨은 2009~2010시즌을 마치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승부수를 던졌다.

앤더슨을 대신해 당시 V-리그 최고령 외국인 선수가 되는 오스왈도 에르난데스(쿠바)를 데려왔다. 앤더슨을 교체한 이유는 또 있었다. 앤더슨은 2009~2010시즌 도중 아버지의 부고를 들었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아버지 때문에 앤더슨은 힘들어했다.

기량은 뛰어났지만 착한 성품이 오히려 앤더슨의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그러나 앤더슨은 이후 선수 경력에 날개를 달았다. 자국대표팀에도 선발돼 당당히 주전 윙스파이커 자리를 꿰찼고 2010~2011시즌 토노 칼리포와 계약을 맺으며 이탈리아 1부리그 진출에 성공했고 2011~2012시즌에는 모데나로 이적했다. 그는 러시아리그에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갔다. 제니트 카잔 소속으로 2012~2013시즌부터 2018~2019시즌까지 오랜 기간 활동했다.


사진: 올 시즌 이탈리아 리그 모데나에서 뛰고 있는 앤더슨(출처_이탈리아 리그 홈페이지)

1987년생인 앤더슨도 이제는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다. 그는 전성기 기량과 비교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2017~2018시즌부터는 코트에 나오는 시간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그는 올 시즌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왔고 모데나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V-리그 최초 쿠바 출신 외인이었던 칼라

대한항공도 외국인 선수 자리에 변화를 줬다.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쿠바 출신 선수가 왔다. 쿠바 청소년대표팀과 성인대표팀에서 주전 윙스파이커로 뛴 요슬레이더 칼라가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었다. 칼라는 미국으로 망명한 뒤 브리검영대학에 진학해 배구선수로 커리어를 이어갔고 푸에르토리코리그를 거쳐 대한항공으로 왔다.


사진: 전 대한항공 칼라

그러나 칼라는 대한항공에서 거는 기대가 너무 컸다. 게다가 김영래(현 한국도로공사 코치), 한선수 등 세터와 시즌 내내 손발이 잘 맞지 않았다. 코트 안팎에서 다혈질적인 성격도 자신의 기량을 100% 보여주는 데 걸림돌이 됐다.

칼라는 대한항공과 재계약에 실패했으나 앤더슨과 마찬가지로 유럽리그 진출에 V-리그를 발판으로 삼았다. 칼라는 2009~2010시즌 이라클리스 테살로니키(그리스)를 거쳐 2010~2011시즌 베로나(이탈리아) 2011~2012시즌 투르(프랑스) 2012~2013시즌 지랏 방카시(터키)에서 뛰었다. 아시아리그로도 돌아왔다. 알 라얀(바레인)과 사르마엔뱅크(이란)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그는 유럽리그에서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2014~2015시즌 부드반스카 리베에라(몬테네그로)에서 숨을 고른 뒤 프루시나테 소라(이탈리아)와 계약했으나 활약도는 떨어졌다. 베하토프(폴란드) 유니폼을 입었으나 기량 미달로 정규 시즌 개막도 뛰지 못하고 퇴출되는 아픔도 맛봤다.

칼라는 2016~2017시즌 알 라얀을 끝으로 두 시즌 동안은 무적 선수로 지냈다.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해 사실상 은퇴 상태였다. 그러나 칼라는 올 시즌 코트로 다시 나오고 있다. 믈라디 라드닉 입단에 성공하며 세르비아리그에서 뛰고 있다.


‘215cm’ 최장신 카이를 선택했던 LIG손해보험

팔라스카 카드를 접은 LIG손해보험은 외국인 선수 영입 기준에서 국제무대 인지도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V-리그 국내와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 역대 최장신(215cm)인 카이 반 다이크(네덜란드, 등록명 카이)와 계약했다. 카이는 높이에서는 장점이 분명했다.

그러나 안젤코(삼성화재)를 비롯해 앤더슨, 칼라와 견줘 공격력에서 조금 부족했다. 외국인 선수 활약도는 고스란히 시즌 성적에 반영됐다. LIG손해보험은 4위에 그치면서 봄 배구 진출이 좌절됐다.


사진: 전 LIG손해보험 카이

카이의 재계약 가능성은 그렇게 없어졌다. 공격력뿐 아니라 스피드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점도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 그래도 카이는 이후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1984년생 동갑내기 칼라와 행보가 비슷했다. 칼라가 뛴 ACH 볼리를 비롯해 프루신테, 지랏 방카시, 파이칸(이란) 등에서도 활약했다. 그의 높이는 각국 리그 구단들로부터 충분한 매력요소가 됐다.

이탈리아리그에서 그를 원하는 팀은 계속 있었다. 로레토, 몰페타, 트렌티노, 시에나 등 1. 2부리그를 오가며 뛰었다. 2013~2014시즌에는 야로슬라브(러시아), 2014~2015시즌 도중에는 트렌티노에서 에조티 작사(폴란드)로 이적했다.

카이는 남미 쪽으로도 건너갔다. 2018~2019시즌 리베르타드 부르기(이르헨티나)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에는 현재 개점 휴업 중이다. 그는 테살로니키(그리스)에서 시즌을 시작했으나 지난해 12월 이적시장을 통해 다시 아시아리그로 왔다. 2015~2016시즌 알 아인(아랍에미리트) 이후 4시즌 만이다. 카이는 텐진(중국)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 시즌 중국리그 개막은 무기한 연기됐다.


글/ 류한준 조이뉴스24 기자
사진/ KOVO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3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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