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 이끈 박철우, 믿음에 보답한 대한민국 대표 아포짓

국제대회 / 서영욱 기자 / 2020-01-10 01:30:00
카타르전 20점으로 주 공격수 역할 소화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베테랑 박철우의 활약이 빛난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였다.

중국 장먼에서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을 치르고 있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9일 카타르와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1승 1패, 승점 4점을 기록 중인 한국은 이날 경기 승리가 꼭 필요했다. 호주가 인도를 꺾고 2승 1패, 승점 5점인 상황에서 다승이 우선시되는 대회 규정상 무조건 승리해야만 준결승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별예선 마지막 상대였던 카타르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세계랭킹은 한국보다 낮지만(한국 24위, 카타르 33위) 귀화 선수로 무장한 선발 라인업은 높이와 힘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었다. 호주를 3-0으로 완파했다는 점 또한 카타르 전력이 상당하다는 걸 보여줬다.

카타르전을 앞두고 한국의 고민 중 하나는 아포짓 스파이커의 결정력이었다. 호주전에서 박철우는 1세트 8점을 올린 이후에는 공격 성공률이 떨어지며 최종적으로 14점, 공격 성공률 40.63%(13/32)에 그쳤다. 인도전에는 2세트까지 6점, 공격 성공률 44.44%(4/9)를 기록했고 3세트에는 허수봉이 대신 출전했다.

이처럼 선발로 나온 박철우가 두 경기에서 기대만큼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임도헌 감독은 박철우에게 믿음을 보냈다. 인도와 경기 후 임도헌 감독은 “우리 팀 아포짓 스파이커는 박철우다. 박철우가 1번이다. 효율도 점차 올라오고 있다”라고 밝혔다. 임 감독은 국제무대에서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박철우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임 감독의 믿음 속에 박철우는 한국의 아시아예선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었던 카타르전에서 그 믿음에 보답했다. 박철우는 2세트까지 11점, 공격 성공률 52.9%(9/17)를 기록해 2세트까지 11점을 올린 정지석과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3세트까지도 박철우는 50% 이상의 공격 성공률을 유지했다.



박철우는 4세트 초반 페이스가 주춤하며 나경복과 교체되기도 했다. 그리고 맞이한 5세트, 박철우는 1점에 그쳤지만 그 득점은 매우 중요한 상황에 나왔다. 12-12에서 어렵게 올라온 볼을 득점으로 연결해 팀에 다시 리드를 안겼다. 득점 이후 그의 표정에서는 주 공격수의 책임감을 볼 수 있었다. 최종 기록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0점, 공격 성공률은 47.4%(18/38)였다. 공격 성공률은 50% 아래로 떨어졌지만 앞선 두 경기보다 주 공격수로서 득점을 잘 이끌었고 결정적 순간 활약하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경기 후에도 박철우는 “앞선 두 경기는 공격에서 많이 이끌어주지 못해 아쉬웠다. 오늘은 한선수와 잘 맞았고 중요할 때 선수들이 잘해줘 위기를 넘겼다”라고 책임감을 보이기도 했다.

아시아예선 출국을 앞두고 박철우는 “딱히 길게 설명할 게 없다. 가서 죽어라 공 때리고 한국으로 돌아오겠다”라고 강렬한 각오를 남겼다. 그는 어느덧 한국 나이로 36세 노장이지만 여전히 V-리그 대표 아포짓 스파이커이자 국내산 아포짓 스파이커의 자존심으로 꼽히고 있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한 박철우는 한국의 준결승 진출이 달린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이 누군지를 확실히 보여줬고 국내산 아포짓 스파이커의 자존심도 지켰다.

사진=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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