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1시즌 남자부 신인왕 레이스, 박경민-김선호 2파전?!

매거진 / 서영욱 기자 / 2021-02-25 22:30:47

도드람 2020-2021 V-리그가 마지막 6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남자부는 예상지 못한 변수로 잠시 멈춰섰지만 정규리그 개인상 수상자에 관한 이야기가 조금씩 나올 만한 시기다. 올 시즌은 특히 남녀부가 매우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생애 한 번뿐인 영광을 손에 넣으려는 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기록은 2월 25일 기준)
 


현대캐피탈 내부 경쟁 승자는

남자부는 2019-2020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여러 신인이 크고 작은 기회를 받아 활발하게 코트를 누비고 있다. 4라운드도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남자부는 2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현대캐피탈 박경민과 김선호가 주인공이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현대캐피탈 소속이다. 출전 경기 수나 팀 내 입지, 기록 등을 고려하면 두 선수가 가장 유력한 후보군이다. 박경민은 올 시즌 첫 경기부터 코트를 밟았고 시즌이 중단되기 전까지 전 경기에 출전했다. 팀이 치른 전체 세트 중 한 세트를 제외하고 모두 소화했다(118세트). 시즌 초반에는 여오현 플레잉코치와 투 리베로 체제로 뛰면서 팀 서브 상황에 주로 나섰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비중이 늘었다. 2라운드 막바지부터는 여오현 출전 시간이 줄어들고 박경민이 혼자 리베로 자리를 지키는 시간이 늘었다. 간혹 흔들릴 때 여오현 코치가 투입되긴 하지만 3라운드 이후로는 대부분 박경민 혼자 지키고 있다.

많은 출전 시간 속에 기록도 좋다. 세트당 디그 2.102개로 전체 2위에 올라있고 리시브 효율도 42.01%를 기록 중이다. 팀 내 리시브 점유율이 부족해(14.06%) 전체 순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지만 수치만 놓고 보면 전체 6위(5위 곽승석이 43.65%, 6위 황경민이 41.93% 기록 중)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박경민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1월 17일 한국전력과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본인이 갖고 있는 역할을 잘 해줬다. 이단연결도 완벽했다”라고 치켜세웠다. 실제로 경기 중에 박경민이 여오현 코치처럼 어택 라인 뒤에서 속공을 밀어주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김선호는 박경민보다 출발이 늦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복근 부상을 입어 1라운드는 건너뛰었다. 2라운드 삼성화재전부터 출전한 김선호는 자신의 두 번째 경기였던 2020년 11월 17일 OK금융그룹전 2세트부터 선발 출전했다. 부상 복귀 직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선발로 나설 때는 공격에서 아쉬움이 컸다. 2라운드 다섯 경기 공격 성공률은 32.65%에 불과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리그에 적응하고 세터 김명관과 호흡이 나아지면서 조금씩 상승했다. 기존에 강점으로 평가된 수비 관련 지표도 준수하다. 리시브 효율 35.58%, 세트당 디그는 1.414개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도 주전으로 나설 게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신인왕 레이스에서는 계속해서 앞서나갈 것으로 보인다. 신인왕 레이스에서는 출전 경기 수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인 만큼 두 선수는 이 부분에서는 확실히 앞서간다.

경기 수와 팀 내 입지에서만큼은 삼성화재 박지훈도 뒤지지 않는다. 박지훈 역시 올 시즌 팀 첫 경기부터 주전 리베로라는 중책을 맡으면서 팀의 전 경기, 전 세트에 출전 중이다. 박경민과 차이점이라면 박지훈은 구자혁이 합류하기 전까지는 거의 혼자서 리베로 자리를 책임졌고 구자혁이 이적한 이후에는 리시브 상황을 책임졌다.

경기 수나 입지에서는 뒤지지 않지만 같은 포지션이자 경쟁자인 박경민과 비교해 기록에서 조금 밀린다. 박지훈은 리시브 효율 34.02%, 세트당 디그 1.392개로 각각 12위, 11위에 올라있다. 디그의 경우 구자혁과 나눠 뛰기에 개인 순위가 처질 수 있다. 2~3라운드에 걸쳐 떨어진 리시브 효율은 크게 다가온다. 4라운드 이후 다시 수치가 올라왔다는 점은 긍정적이다(1R 리시브 효율 36.67%, 2~3R 30.94%, 4R~ 35.13%). 신인왕 경쟁에서 박지훈의 난적은 박경민이다. 같은 포지션에 기록상으로도 밀리지 않고 상대적으로 주목을 더 많이 받는다. 예년 같으면 박지훈도 후보로는 손색이 없지만 신인왕으로 가는 길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리베로 vs 윙스파이커
더 주목받는 포지션이 승자?


박경민과 김선호로 좁혀지는 신인왕 대결 구도는 포지션적으로 접근할 부분도 있다. 박경민은 리베로, 김선호는 윙스파이커다. 포지션으로 보면 김선호가 좀 더 임팩트를 남기기에 유리하다. 윙스파이커는 공격에서 힘을 보태기 때문에 좀 더 직관적으로 활약상이 드러날 수 있다. 이런 변수가 있기 때문에 시즌 막판까지 두 선수 활약을 비교해봐야 한다.



리베로가 신인왕을 탄 경우는 남녀부 통틀어 딱 한 번 있었다. 2014-2015시즌 오재성이 그 영광을 누렸다. 당시 주전으로 뛴 오재성은 디그 6위, 리시브 정확 개수로 측정하던 당시 리시브 순위에서 16위를 기록했다(데뷔 시즌 리시브 효율은 54.76%). 당시 오재성은 기자단 투표 28표 중 23표를 획득해 상당히 큰 격차로 신인왕을 수상했다. 당시 경쟁자는 이승원(3표)과 박원빈(2표)이었는데, 이승원은 드래프트에서 다수 지명된 동기 신인 세터 중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고 박원빈도 괜찮을 활약을 펼쳤지만 오재성을 넘어설 만한 임팩트는 남기지 못했다.

2011-2012시즌 신인왕 레이스 수상자는 드림식스 최홍석이었다. 당시 LIG손해보험(現 KB손해보험) 리베로 부용찬도 신인왕을 두고 경합했다. 당시 부용찬은 리시브 7위, 디그 2위에 오를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세트당 디그는 팀 내 최다였고 리시브 효율도 58.21%에 점유율도 팀 내에서 가장 높았다. 하지만 당시 최홍석이 남긴 임팩트가 워낙 강렬했다. 최홍석은 당시 팀 내 최다득점자이면서 전체 득점 8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트리플크라운도 두 번 기록하면서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결국 신인왕 투표에서 부용찬을 크게 이겼다(전체 22표 중 최홍석 12표, 부용찬 6표).

2019-2020시즌도 ‘리베로 vs 공격수’ 양상이었다. 삼성화재 정성규와 대한항공 오은렬이 막판까지 경합했다. 정성규가 데뷔전부터 먼저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한때는 주전으로 나서면서 입지를 다졌다. 오은렬은 정성민이 시즌 아웃되면서 주전 기회를 잡았고 당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정성규는 시즌 중반 이후 윙스파이커로서보다 원포인트 서버로 나서는 빈도가 늘어나기도 했지만 그런 상황에도 한방을 보여주면서 신인왕을 차지했다(정성규 14표, 오은렬 11표). 오은렬은 3라운드부터 꾸준히 리베로 주전으로 뛰었지만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인상적인 장면을 많이 남긴 정성규를 넘기에는 2% 부족했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리베로 외 포지션 선수가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리베로 역시 주전으로 꾸준히 출전하면 그만큼 가능성이 커진다. 리베로와 다른 포지션 경쟁자가 비슷한 상황이라면 아무래도 공격수가 유리한 편이다. 박경민은 시즌 시작부터 주전으로 나서 경기력도 이미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 김선호는 공격에 강점이 있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역시 좀 더 인상적인 장면을 남길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변수가 있다. 마지막까지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큰 두 선수인 만큼 마지막까지 흥미로운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정말로 두 선수 중 신인왕 수상자가 나온다면 공식적으로 V-리그 출범 후 신인왕 배출 역사가 없는 현대캐피탈은 첫 신인왕을 배출할 수 있다. 2019-2020시즌 삼성화재가 정성규를 통해 구단 역대 첫 번째 신인왕을 배출한 데 이어 현대캐피탈도 첫 신인왕을 배출할지도 주목할 요소이다.


마땅한 후보가 보이지 않는 여자부

좋은 경기력과 함께 확실한 후보군이 구축됐고 유력 후보군 외에도 여러 선수가 기회를 받는 남자부와 달리 여자부는 마땅한 후보군이 없는 상태다. 지난 두 시즌 보여준 양상과는 사뭇 다르다. 2018-2019시즌에는 정지윤-이주아 2파전에 후발주자로 합류한 박은진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정지윤과 이주아는 1표 차이로 희비가 엇갈릴 정도로 박빙이었다. 두 선수 모두 꾸준히 주전으로 나서면서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줬기에 나온 결과였다. 2019-2020시즌에도 흥미로운 양상이 전개됐다. 여러 선수가 기회를 받는 가운데 박현주가 이다현을 제치고 신인왕을 수상했다.



올 시즌은 지난 두 시즌과 같은 그림이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1라운드 지명자 중에도 꾸준히 기회를 받는 선수가 없다. 올 시즌 신인 중 선발 기회를 받은 건 KGC인삼공사 이선우가 유일하고 대부분 선수는 원포인트 서버 정도로 출전 중이다. 그나마 5라운드 이후 흥국생명 박혜진이 출전 기회를 조금 받았다.

이선우는 한 경기뿐이지만 선발로 나서 확실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 2020년 12월 6일 IBK기업은행전에서 선발 윙스파이커로 출전해 11점, 공격 성공률 38.46%를 기록해 팀의 3-0 승리를 거들었다. 올 시즌 신인이 선발로 나온 지금까지 유일한 경기이기도 하다. 이후 이선우는 간혹 1세트에 먼저 선발로 나오기도 했지만 리시브에서 불안함을 노출해 긴 시간 코트를 밟지는 못했다.

이선우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은 대부분 원포인트 서버로 출전 중이다. 이마저도 그나마 현대건설 한미르 정도가 꾸준히 원포인트 서버 역할을 소화 중이다. 1순위 지명자 GS칼텍스 김지원은 발목 부상으로 시즌 내 복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3순위 IBK기업은행 최정민과 4순위 한국도로공사 김정아는 각각 두 경기, 여섯 경기 출전에 불과하다. 박혜진도 출전 경기 수가 많지 않다(6경기 18세트). 6라운드에 걸쳐 이렇다 할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선우가 수상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글. 서영욱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2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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