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스카우팅 리포트 탄생에 앞장선 두 사람, 신승준-이호근 아나운서를 만나다

매거진 / 서영욱 기자 / 2020-12-24 22:00:22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스카우팅 리포트’라는 타이틀을 단 책이 세상에 등장했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팬을 위한 가이드북 느낌의 스카우팅 리포트가 있었지만 V-리그 팬을 위한 스카우팅 리포트는 없었다. ‘최초’라는 타이틀과 함께 등장한 V-리그 스카우팅 리포트, 내용을 보면 좀 더 흥미롭다. 이 흥미로운 책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 배구 관련 여러 미디어 종사자들이 의기투합했다. 이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에 옮긴 두 사람, KBSN스포츠 신승준, 이호근 아나운서를 만나 이 책에 얽힌 이야기, 그리고 두 사람이 느낀 바를 함께 들었다.  

 



두 남자의 의기투합
아이디어를 처음 실행에 옮기기까지


Q__‘최초’라는 게 선뜻 첫발을 내딛기까지 쉽지 않습니다. 스카우팅 리포트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올해 5월에 두 분께서 함께 중국 여행을 갔다가 책을 쓰자는 이야기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이호근 책을 같이 쓰자는 말을 항상 했어요. 그런 소망을 가지고 있다가 올해 코로나19가 장기화 됐잖아요.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기획하게 됐어요. 스카우팅 리포트는 1, 2년 전부터 쓰고 싶었는데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참고 있었어요. 올해가 아니면 못 쓸 것 같다는 판단과 함께 코로나19 장기화로 중계가 줄어드는 타이밍이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Q__올해가 아니면 힘들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을까요.
이호근 처음 책을 기획할 때는 김연경 선수 복귀가 결정되기 전이었어요.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여자배구 인기가 눈에 보이는 지표로 올라갔다는 게 보였잖아요. 인기 상승이 눈에 보이는 시점에서 이 판을 키우는 데 우리가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결정했는데 때마침 김연경 선수가 복귀했죠. 처음에는 인사말을 부탁하려고 했는데 수록이 된 거죠.

Q__다른 종목 스카우팅 리포트도 많이 참고했을 듯합니다.
이호근 그렇죠. 야구에서 모티브를 많이 얻었어요. 그러면서 배구에서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이 잡혔어요. 야구, 축구보다 배구는 한 팀에 인원이 적으니 한 명도 소외되지 않게 차등을 두지 않고 모든 선수를 넣자고 했죠. 키플레이어도 뽑지 않고요. 분석보다는 ‘팬북’ 느낌으로, 선수도 좋아하고 팬도 좋아하는 책을 만들어보고자 기획했죠.
신승준 이호근 아나운서가 출판 제안부터 콘텐츠까지 아이디어를 냈어요. 선수 사복 사진이나 시즌 각오를 자필로 담자는 것도 이호근 아나운서 아이디어였죠. 내용은 진지하게 접근하고 알차게 들어가되 보이는 포맷은 가볍고 경쾌했으면 좋겠다고 했죠. 처음 배구를 보시는 분들도 친근하고 쉽게 볼 수 있는 책이었으면 좋겠다는 게 초반 기획 의도였어요.

Q__여러 직업군이 모여서 작업을 했습니다. 각자 역할이 있었을 텐데요.

이호근 책이 나오기까지 회사에 규정도 만들어야 하고 안에서 풀어야 할 게 있었거든요. 사람들과 관계에서 원만하게 풀어주는 데 승준 선배가 많이 고생했어요. 전 밖에서 출판사랑 미팅하면서 직접적인 책 레이아웃에 관여했고요. 그런 합이 잘 맞았어요. 한유미 해설위원이나 오해원 기자도 워낙 잘 따라와 줬고요. 브이툰 씨는 2년 전에 인연이 있어요. 아직 여자배구 만화를 시작하기 전에 제 얼굴을 그려도 되겠냐고 제게 연락이 왔고 그렇게 인연을 맺었어요. 그분이 올리는 그림을 보면서 언젠가 스카우팅 리포트를 만들면 무조건 함께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이런 조합이 나온 거죠. 남녀부를 나눠서 했어요. 남자부는 신승준-오해원, 여자부는 이호근-한유미 조합으로요. 우리가 세운 원칙이 몇 가지 있는데 모든 선수를 같은 분량으로 채우자, 두 번째는 모든 선수를 직접 만나보자는 거였어요. 그래서 남녀부 두 명씩 나눠서 취재하러 다니면서 모든 선수를 만나봤죠.
신승준 저자 구성은 어떻게 할지도 이야기하면서 다섯 명을 넘지는 않으면 좋겠고, 아나운서는 둘이면 될 것 같다고 했죠. 우린 또 글은 안 써봤으니 배구 전문 기자를 부르자고 했고 제가 3년간 V-리그 토크쇼를 같이한 오해원 기자랑 한번 해보겠다고 한 거죠. 그리고 선수 출신이 한 명 있으면 좋겠다고 해서 한유미 위원과 접촉한 거고요. 여기에 친근한 컨셉을 위해 이호근 아나운서가 생각한 브이툰 씨까지 더해진 거죠. 오해원 기자에게 의지한 부분이 심적으로 컸어요. 그분은 매일 글을 쓰는 분이잖아요. 우리는 매일 방송을 하지만 글은 처음 쓰는 거니까요. 상호 보완이죠. 한유미 위원은 선수들과 접촉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으니 접근이 쉽죠. 브이툰 씨는 나름대로 역할이 있고. 넓게 보기 위해서 그렇게 역할을 나눴죠.

Q__작업을 하면서 ‘케미’는 어느 정도 맞았다고 보시나요.
이호근 전 되게 재밌었어요. 오 기자님이 양보를 많이 해주신 것 같아요. 회의 때도 항상 우리 쪽으로 와서 같이 해주시고 뭔가 요청하면 ‘NO’보다는 일단 ‘OK’로 받아주시고 고민해주셨거든요. 그런 면이 되게 좋았고 갈등은 없었던 것 같아요. 또 책을 읽다 보면 재밌는 게 오해원 기자도, 저나 승준 선배나 각자 색이 있는데 책을 읽다 보면 누가 썼는지 구분이 안 될 때가 있어요. 서로의 글을 모니터한 적은 한 번도 없거든요.
신승준 보여주지도 않았어요.
이호근 각자 작업하는데, 회의에서 어떤 식으로 하자고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하나의 결로 느껴졌어요. 굉장히 좋았습니다.

Q__모든 선수를 같은 분량으로 작업할 때, 유명한 선수는 그게 어렵지 않지만 경기에 거의 나오지 않는 선수는 쓰기 어려울 것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이호근 저는 일단 신인 선수나 경기를 거의 안 뛴 선수들이 이 글을 반드시 볼 거로 생각했어요. 그래서 조금 더 좋은 내용을 담아서 희망적인 어조로 써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스카우팅 리포트이기에 분석이 담기는 건 맞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팬북이면서 선수들도 좋아하는 책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없는 이야기를 부풀려서 쓰면 안 되겠지만 있는 이야기를 최대한 부각하고자 했어요. 권민지 선수를 예로 들면 첫 출전이 언제였는지 찾아보고 영상을 돌려보죠. 이 선수가 도로공사전에 데뷔했는데(2019년 10월 27일) 당시에 들어가자마자 포지션 폴트를 했어요. 근데 6라운드 도로공사전에서 개인 최다득점을 했어요(2020년 2월 27일 도로공사전에서 10점을 올렸다). 1라운드에서 6라운드 사이에 이 선수가 이만큼 성장했다고 풀어보는 거죠. 현대건설 김현지는 한 경기도 뛴 적이 없지만 통화하면서 이것저것 물어봤죠. 고등학생 때 아버지가 있는 학교로 전학을 가서 그 학교를 대회 결승으로 올려놓은 적 있고 장점이 뭔지, 아직 보여주진 못했지만 어떤 패스를 잘하는지 부각하는 거죠. 아직 이 선수 패스를 보진 못했지만 중앙 공격을 잘하는 양효진 선수와 호흡을 기대해보자는 식으로요. 최대한 사실에 기반해 희망적인 걸 많이 넣으려고 했어요.
신승준 처음에는 모든 선수를 같은 분량으로 쓰는 게 그 선수에게 도움이 될 거로 생각했는데 그게 결국 저한테 도움이 됐어요. 우리는 아나운서기 때문에 평소에 취재를 안 다녀요. 중계를 갔을 때 감독에게 몇 마디 물어보는 정도죠. 중계하면 깊이는 해설이 담당하고 넓이를 캐스터가 담당하죠. 캐스터가 방향을 잡으면 해설이 그걸 깊이 있게 분석해주는 역할이죠. 전 평소 방송 준비를 하면서 넓이를 많이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선수들을 일일이 만나면서 제가 그동안 너무 숲만 보고 중계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수 한명 한명 스토리가 있더라고요. 그 안에 의미 있는 이야기가 있고요. 제가 너무 얇은 배경지식을 가지고 중계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게 도움이 됐어요.



Q__선수들과 이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 반응은 어땠나요.
신승준 사실 아나운서가 취재하러 가거나 인터뷰하는 경우는 잘 없잖아요. 우리가 이런 책을 쓰려고 하는데 당장 결과물로 보여줄 게 없어서 설명만 했는데 그런 일이냐고 하면서 신기해하는 선수가 많았어요.
이호근 어린 선수들이 되게 좋아했어요. 보통 방송사에서 영상 제작을 위해 취재를 나가면 하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잖아요. 베스트 7만 하는 것처럼. IBK기업은행을 예로 들면 우리는 육서영 선수도 만나고 박민지 선수도 만나는 거죠. 그럼 선수들이 ‘저요?’ 하고 들어오는 거죠. 그러면 모든 선수 똑같은 분량으로 실을 거고 간단히 만든 레이아웃을 보여주죠. 그럼 선수들이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린 선수들이 이 책에 관심이 정말 많았어요. ‘내 것’이 있다는 걸 좋아하니까 이야기도 더 많이 해주고요.

Q__분량을 맞추는 것이나 스토리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또 제작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도 있었을 듯해요.
신승준 일단 글을 쓰는 것 차제가 쉽지 않았고, 가장 힘든 건 처음 겪어보는 마감의 압박이었죠. 사실 그게 힘들었어요. 스포츠 캐스터는 주로 생방송을 하니까 경기가 끝나면 추가로 할 게 없기 때문에 자면 되거든요. 근데 이건 계약서가 있고 정해진 마감 시한이 있고 제출해야 하는 분량이 있잖아요. 또 제 이름을 걸고 하는 거니까 책임감이 생기고요. 무조건 분량만 채우면 될 게 아니라 내가 쓴 부분이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부담도 되고요. 잘 때마다 자꾸 천장에 책이 보이고 뭔가 불안하고 압박되고 쫓기는 그런 시간이었죠.
이호근 진짜 평소에 느껴보지 못한 압박을 느끼면서 ‘괜히 내가 하자고 했나’라는 고민도 진짜 많이 했어요. 선수들 이야기를 쓰면서 한유미 위원과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이 정도 단어 선택은 괜찮으리라 생각했는데 선수 시각에서 볼 때는 좋은 뜻이라도 조금 민감할 수 있는 것도 있었어요. 그래서 한유미 위원과 이숙자 위원에게 가안을 만들고 공유했거든요. 혹시 제가 쓴 내용 중에 오류가 있거나 해설 혹은 선수 입장에서 볼 때 아니라고 판단되는 게 있다면 이야기해달라고요. 그런 점에서도 제 생각과 다를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Q__이런 내용도 넣고 싶었는데 못 넣어서 아쉽다는 게 있을까요.
이호근 기록이요. 기록을 조금 더 풍성하게 넣고 싶었어요. 눈이 어지러운 기록이 아니라 재밌게 볼 수 있는 기록을 더 많이 넣고 싶었어요.
신승준 스카우팅 리포트 작업이 처음이라 기록까지 디자인하고 압축해서 넣을 여유가 없었어요. 정말 글을 쓰는 데만 집중했고 기록은 조금 평범하게 넣었죠.
이호근 어쨌든 우리는 이 책을 만들면서 최대한 직관적이고 싶었어요. 기록이든 글이든 사진이든 다 편하게 보고 넘어갔으면 좋겠는데, 그래서 기록으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런저런 기록을 넣어보자고 했는데 그런 점이 잘 안 됐어요. 어떻게 하면 팬들이 좋아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선수들 사진도 직접 받은 이유가 책이 나왔을 때 ‘내가 좋아하는 사진’이 들어가야 선수들도 좋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직접 요청하고 아니다 싶은 건 바꾸기도 했죠.
신승준 이 페이지(선수들 사복 사진이 들어간)가 이 책의 핵심이라고 봐야 해요. 다른 스카우팅 리포트에는 없는 부분이잖아요. 야구, 축구나 배구 종목 문화가 다르잖아요. 좀 더 협조가 수월했죠. 그리고 한유미 위원이 선수 출신이기도 하고 저나 오해원 기자가 배구 취재나 중계를 오래 했기 때문에 그 네트워크로 해낸 거죠.
이호근 출판사에서도 많이 놀랐어요. 이 작업이 이뤄지려면 과정이 복잡해서 다른 종목은 2~3일 걸리는데 배구는 몇 시간 만에 됐거든요. 출판사에서 일 진행하기에 순조로웠죠. 이건 여담인데 어제(11월 10일) 이민규 선수랑 연락을 했어요. 이 책 덕분에 0.1% 정도는 잘 된 거 아니냐고요. 그랬더니 그 이상인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이민규 선수가 책에 ‘이 한 몸 불사지르고 미련 남기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군대 가자’라는 각오를 책에 실었는데, 동기부여가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느끼면 우리는 또 감사하죠.

Q__선수들 셀카를 받는 중에 기억에 남는 선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이호근 있어요. 삼성화재 5번(고준용). 우리가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강아지 사진을 보냈어요. 분명히 웬만하면 본인이 잘 나온 사진이나 와이프, 아이 사진도 좋지만 팬이 좋아하는 선수 본인 사진을 부탁했거든요. 그래도 아이나 아내 사진을 넣고 싶다고 하면 실어드렸는데, 팬들이 정말 좋아하는 선수 사진이 잘 나왔으면 했거든요. 서로 각자 파트에 터치 안 했다고 했잖아요. 딱 펼쳤는데 강아지 사진이 있는 거예요.
신승준 제가 고준용 선수한테 다시 이야기했어요. 강아지 사진 말고 네 사진을 달라고 했는데 다시 온 사진이 조금 아쉬운 거예요. 그래서 다시 이야기하는데 강아지 사진을 써달라고 재차 이야기해서 넣게 됐죠.
이호근 GS칼텍스 한수지, 김유리 선수는 어렸을 적 사진을 보내줬는데, 누군지 못 알아보겠더라고요. 그래서 선수들은 그 사진을 넣고 싶다고 했는데 또 독사진도 아니었어요. 그래서 바꿨어요. 다들 자기가 가장 예쁜 사진을 주는데 두 선수만 정말 옛날 필름 카메라로 찍은 듯한 사진을 줬는데 만족해하더라고요. 독특하다는 점에 만족한 것 같아요.
선수들은 되게 좋아했어요. 자기가 원하는 사진을 실어주니까요. 팬들도 이 부분을 가장 좋아했어요. 팬들이 못 구하는 사진이잖아요. 저는 내년에도 작업을 한다면, 아예 선수 프로필에 사진을 넣고 싶어요. 한 장을 찢었을 때 온전히 내가 좋아하는 선수로 가득 찬 페이지를 만드는 게 원래 생각이었거든요. 평소에 내가 구할 수 없고 들을 수 없는 정보가 있는 페이지를 만드는 게 목표에요.
신승준 처음이라 우리도 부족한 게 다시 봐도 좀 많아요. 이제 시작이니까 거기에 의미를 두고 앞으로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Q__완성본을 처음 봤을 때는 기분이 어땠나요.
이호근 선배가 저를 기다려줬어요. 제가 여자배구 미디어데이 진행을 마치고 회사로 들어가는데 연락이 왔어요. 스포츠국 국장님도 연락이 왔어요. 책이 나와서 저자한테 왔는데 이 포장을 선배가 뜯어보면 되는데 제가 뜯어보라고 한 시간 이상 기다렸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뜯고 딱 보는데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우리가 의미 있는 작업을 하긴 했구나’라는 기분이었어요.
신승준 말하는 걸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도전이고 용기가 필요했어요. 그런 뜻을 이룰 수 있어서 뿌듯했고 그 공통분모가 배구라는 거에 감사했죠. 그리고 책 출간일이 10월 23일이었는데, 그때가 결혼기념일 10주년이었거든요. 그날 휴가 내고 하루 쉬었어요. 외식도 하고 서점을 갔는데 제 책이 걸려있어서 뿌듯한 것도 있고 스포츠 부문 베스트셀러 2위에 올라있는 걸 보면서 이제 배구 시즌이 개막했다는 걸 서점에 온 사람들은 다 알 수 있다는 뿌듯함과 성취감이 느껴졌죠.
이호근 2위라서 좋았어요. 1위면 약간 마케팅이나 홍보 전략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데 2위는 현실적이거든요.
신승준 발매일에 2위라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예약 판매가 많이 됐거든요.



Q__이 책을 쓰게 된 것도 V-리그 인기가 그만큼 올라왔기 때문인데요, 언제 인기가 많이 올라왔음을 체감했나요.
이호근 난징에 갔을 때 중국 팬을 만난 적이 있어요. 우리 이름은 모르는데 V-리그 중계하는 캐스터인 걸 알고 연락이 왔어요. 김연경을 좋아해서 V-리그를 인터넷으로 보면서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경기장에서 한 번 만났어요. 그때 배구 인기가 생각보다 많다는 걸 느꼈어요.
신승준 경기장 분위기를 보면 알잖아요. 아나운서가 중계할 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때가 있거든요. 그걸 느끼게 해주는 매치업이 있어요. 예전에 천안에서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가 붙을 때가 그렇죠. 지금은 남녀부 모두 그런 느낌을 받게 하는 매치업이 많아졌어요.
이호근 2018년 보령 컵대회 결승전에서 ‘배구 중계가 이럴 수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야구 중계도 하는데, SNS 팔로워가 만 명을 조금 넘는데 야구 시즌에는 9천 명 대로 떨어져요. 배구 개막하면 다시 회복해요. ‘배구 팬들이 나를 알아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선수에게 온 관심이 우리에게도 조금 넘어온다는 게 인기가 많다는 거거든요.

Q__인기가 예전보다 늘면서 중계 중에 신경 쓰는 면도 있을 것 같아요.
이호근 멘트에 좀 더 민감해진 것 같아요. 그만큼 중계를 집중해서 듣는 팬이 늘어난 거죠. 중계 멘트를 가지고 감사하다고 연락하는 팬도 있고 아쉽다는 팬도 있고요. 그런 표현이 과거보다 더 적극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과거에는 중계를 잘하든 못하든 아니면 농담을 많이 하든 쓴소리를 많이 하든 크게 중요한 게 아니었는데 이제는 그런 멘트에 더 민감해진 거죠.
신승준 확실히 배구를 보는 층이 넓어졌어요. 배구는 원래 90년대 배구 향수를 느끼는 50~60대 남성 팬이 많았어요. 그분들은 중계가 편파적으로 들리면 회사로 전화해서 불만을 언급하는 경우도 종종 있긴 했어요. 지금은 배구 보는 세대가 넓어지니 게시판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서도 소통이 되고요. 젊은 세대가 배구를 많이 보기 시작했다는 증거죠.

Q__그렇다면 배구 중계하는 캐스터로서 혹은 스카우팅 리포트 저자로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신승준 이 책에 부족한 점도 있을 거예요. 이 책의 퀄리티에 대한 건 독자분들이 판단해주시는 게 더 정확할 거예요. 배구 첫 스카우팅 리포트라는 데 의미가 있어요. 저나 이호근 아나운서도 처음 글을 써 본 거고 또 책도 처음 나왔고요. 배구로 치면 랠리의 시작인 서브를 했다고 생각해요. 저자들이 서브를 했으니 보는 독자분들이 리시브를 해주시고 우리에게 의견을 패스해주시면 다음번에는 좀 더 멋진 공격으로 만족시켜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이호근 저는 책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처음 책을 내긴 했지만 우리만 책을 내겠다는 생각으로 한 건 아니거든요. 우리가 이 책을 내면 다른 사람들도 용기를 내서 책을 내기 시작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이 작업을 했어요. 더 다양한 서적이 나와서 파이가 커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쓰는 모든 사람이 했어요. 저나 승준 선배, 한유미 위원, 오해원 기자, 브이툰 씨 모두 배구 관련 일을 하면서도 너무 좋아하는 게 배구이기도 하거든요. 애정을 가지고 만든 만큼 그 애정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배구 팬 필수품이 됐으면”
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같이 작업한 소감은 어땠나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땐 걱정도 됐어요. 지금까지 아무도 하지 않은 걸 해야 하는 거라서 혹시라도 폐를 끼칠까 걱정도 됐어요.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고민을 이야기했는데, 처음 한다는 점, 도전에 의미를 두자고 했어요.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힘들긴 했어요. 13년째 기사를 쓰지만 기사를 쓰는 것과 책을 쓰는 건 아예 다르더라고요.

제작 과정에서 모든 선수를 만났다고 들었어요.
전화도 하고 만나기도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KB손해보험 최익제 선수였어요. 청소년대표팀에서 워낙 임팩트가 컸는데 프로에서는 기회를 거의 못 받았잖아요. 직접 만나니 생각보다 마음고생을 그동안 많이 했더라고요. 우리가 알던 것 이상으로요. 올 시즌 더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부상으로 못 나와서 안타까워요. 웜업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선수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팀을 위해서 헌신하고, 희생한다는 걸 느꼈어요. 그걸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했죠.

만약 새 버전을 만든다면 도전하고 싶은 게 있을까요.
전에 없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거니까, 이 책이 배구 팬 손에서 시즌 내내 떨어지지 않도록 만들고 싶어요. 책 안에 좋아하는 선수 사인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럼 경기장에도 들고 갈 수 있고 단순 리포트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잖아요. 스카우팅 리포트라는 게 그 시즌이 끝나면 효용 가치가 떨어지는데 그런 게 있으면 좀 더 소장가치가 올라가지 않을까요.


배구판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브이툰 씨의 소감

처음 제의가 왔을 때는 배구판에 영향력이 있는 전문가분들이 제의하셔서 제가 그 수준에 맞게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어요. 한편으로는 ‘브이툰’이 조금은 유명해졌구나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처음이라 부족한 부분도 많았고 급하게 준비해서 시간도 많이 쫓겼어요. 혹시 기회가 또 온다면 이번을 경험 삼아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글/ 서영욱 기자

사진/ 박상혁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2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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