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전력 이시몬이 경험한 두 번째 우승, "감동이 달랐어요"

남자프로배구 / 강예진 기자 / 2020-09-04 12:01:30

 

[더스파이크=강예진 기자] 한국전력 이시몬(28)이 또 다른 배구 인생 출발선에 섰다.

 

프로 6년차 이시몬은 데뷔 이후 두 번 우승을 경험했다.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2015-2016시즌에 팀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게 처음이었다. 프로입단과 동시에 우승 현장을 경험한 것이다. 

 

그에게 두 번째 우승은 바로 지난 8월 29일 막 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이하 KOVO컵)에서 찾아왔다. 한국전력은 남자부 결승전에서 대한항공을 3-2로 꺾고 3년 만에 컵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상황은 달랐다. 첫 번째 우승을 웜업존에서 지켜봤다면 두 번째는 코트에서 동료들과 함께 우승을 만들어냈다.

 

실제로 이시몬은 이번 KOVO컵에서 원투펀치 러셀과 박철우 뒤를 지키는 수비력을 보이며 또다른 우승 주역이란 평가를 받았다.

 

지난 3일 <더스파이크>와 전화 통화에서 이시몬은 감동이 채 가시지 않은 목소리였다. 그는 “예상과 다르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 너무 감격스럽고 뿌듯하다”라며 운을 뗐다.

 

이시몬은 리베로 오재성과 후방을 책임졌다. 외국인 선수 러셀의 리시브 부담을 덜어줘야 했다. 이시몬은 결승전서 팀 내 가장 많은 리시브(39개)를 소화하면서도 61.54% 효율을 기록했다(정확 24개). 12개 디그 시도 중 10개를 성공하며 끈끈함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탄탄한 리시브 라인을 자랑하는 대한항공 선수들을 제치고 효율 1위, 수비 1위에 올랐다.

 

당시를 되돌아본 이시몬은 “리시브가 잘 돼서 좋았던 것도 있지만 흔들렸을 때 러셀이나 철우형이 득점을 내주니까 자신감이 더 올랐다. 오히려 내가 도움을 받은 기분이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는 “리시브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감독님께서도 많이 격려해 주셨고, 할 수 있는 선에서 커버해주려고 했다. 내가 해야 할 부분을 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책임감을 보였다.

 

 

두 번째 우승이지만 감회는 남달랐다. 이시몬은 2015~2016시즌 2라운드 1순위로 OK저축은행에 입단했고, 팀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시몬은 오히려 이번 대회 우승후 울컥했다. 그는 “솔직히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더 큰 건 사실이지만 이번 우승이 더 와닿았다. 내가 뛴 경기에서 우승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시몬은 “우승 후 OK저축은행 석진욱 감독님을 비롯해 선수들에게 많은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상대팀이 됐지만 나를 정말로 응원해주고 잘돼서 기분 좋다는 이야기를 해주니 나로서는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라며 덧붙였다.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이시몬은 OK저축은행에서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다. 한국전력으로 이적 후 장병철 감독으로부터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고 그 부름에 보답했다. 장병철 감독은 이시몬을 두고 “살림꾼이다. 빛이 나는 자리는 아니지만 중요한 선수다. 잘 데려왔다”라며 엄지를 들었다. 

 

이시몬은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한다. OK저축은행에 있을 땐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다 보니 자신감도 떨어졌고 뒤로 밀려난 기분이었다. 이적해서 코트에 꾸준히 나서다 보니 자신감은 물론 책임감도 생겼다. 감독님께서 격려와 믿음을 주신다. 별다른 말씀을 하지 않으셔도 믿어 주신다는 게 와닿는다.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는 요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즐겁게 하는 것’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이 강조하는 바다. 이시몬은 “점수에 신경 쓰지 않고 매 순간 집중하고 재밌고 즐겁게 하는 게 원동력이다. 한순간 분위기가 처져서 무너지는 일이 줄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시몬은 다가오는 정규시즌 각오를 단단히 다졌다. “컵 대회 우승에 안주하지 않겠다. 더 성장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빛이 나지 않아도 된다. 받쳐주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 팀원들끼리 시너지도 좋아서 좋은 결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사진=더스파이크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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