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 이영택 감독, "정호영, 부상 이겨내고 돌아올 것"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기자 / 2020-10-20 06:39:55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18일 병원 검사를 받고 숙소에 왔는데 울지 않았다. 씩씩했다." 

KGC인삼공사 이영택 감독은 18일 IBK기업은행 전에서 미들블로커 정호영(19)이 큰 부상을 당한 뒤 "호영이가 비시즌 준비를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한 것을 알고 있기에 마음이 아프다"면서 "호영이가 이 부상을 이겨내 다시 도약했으면 한다. 큰 부상이지만 이겨내고 다시 팀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택 감독은 "호영이 자리에는 나현수를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정호영, 비시즌에 미들블로커로 포지션 변경 준비 
바로 눈 앞에서 쓰러진 제자를 바라본 이영택 감독의 마음은 편치 않다. 정호영이 올 시즌 윙스파이커에서 미들블로커로 포지션 변경을 하면서 이 감독은 비시즌 동안 유독 정호영에게 신경을 많이 썼다. 이 감독은 올 시즌 기대되는 선수로 항상 정호영을 이야기했고, 그날 경기에서도 정호영은 교체 투입돼 4점을 기록하며 팀에 활기를 넣고 있었다. 그래서 부상이 아쉽게만 느껴졌다. 

정호영은 지난 1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홈 개막전에서 불의의 부상을 입었다. IBK기업은행이 세트스코어 2-1로 앞서던 4세트 후반 충무체육관에 큰 비명 소리가 들렸다. 정호영이 공격 후 착지하다가 왼쪽 무릎이 꺾인 것이다. 정호영은 울먹이며 소리를 질렀고 충무체육관에는 정호영의 목소리만이 울렸다. 누가 봐도 큰 부상이었기에 심판진은 리플레이를 선언했고, 많은 관계자들이 정호영의 상태를 걱정했다. 상대인 IBK기업은행도 마찬가지였다.

1분이 지나도 들것이 들어오지 않자 팬들 사이에서는 불만 섞인 이야기도 나왔다. '현장에 의료진이 없는 것이 아니냐', '왜 안전 요원이 들것을 드냐', '들것이 왜 이리 늦게 들어오냐'. 그만큼 팬들은 정호영이 빨리 병원으로 이동해 검사를 받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KGC인삼공사 선수단 그리고 이영택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울먹이는 정호영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 신진식 수석트레이너는 코트 위에서 상태를 계속 체크했다. 약 1분 10초 후 들것이 들어왔고, 정호영은 곧바로 대전성모병원으로 이동해 X-RAY 및 간단한 검사를 진행했다.

그날 웜업존에서 휴식을 취하던 고의정은 "나도 십자인대가 꺾인 적이 있다. 경기장에서 호영이가 너무 아파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프더라. 선수 중에서도 무릎 부상을 당한 선수가 많아 다 같이 걱정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전방 십자인대 파열, 재활기간만 6~9개월 소요
다음날 19일 정호영은 안양 평촌 우리병원-서울삼성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았다. 이영택 감독은 서울삼성병원으로 가 정호영의 상태를 직접 확인했다. 

진단결과는 전방 십자인대 파열 및 내측 측부인대 미세손상, 외측반월상 연골판 손상의심소견으로 나왔다. 재활 기간만 최소 6개월에서 9개월이 걸리는 큰 부상이다. 사실 정호영의 무릎이 꺾이는 순간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더욱 안타까웠던 것은 경기 후였다. 정호영은 18일 병원 검사 후 숙소에 돌아왔을 때 언니들에게 울먹이는 모습보다는 씩씩한 모습만 보여줬다고 한다. 만 19세 어린 선수를 보는 언니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짠하지 않았을까. 

고의정은 "18일 병원에 갔다가 숙소에 돌아와서는 괜찮다고만 하더라. 울지 않고 씩씩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호영은 이제 선수에게 가장 힘들다는 재활 과정에 들어서게 된다. 정말 힘든 이 기간을 꾹 참고 다시 복귀한다면 이는 정호영의 선수 생활에 있어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많은 종목에서도 부상을 이겨내고 선수 생활에 더 꽃을 피운 선수들이 여럿 있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던 축구선수 이동국(전북현대)이 대표적인 예다.

KGC인삼공사는 정호영이 온전히 재활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예정이다. 정호영은 한국 배구 미래라 불린다. 팬들은 환한 웃음, 화려한 스파이크와 함께 다시 돌아올 그녀의 앞날에 꽃길만이 가득하길 바란다. 정호영은 오는 26일 오전 서울삼성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한편 KGC인삼공사는 들것이 경기장에 비치되어 있지 않았던 일과 관련 "다시는 이러한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한국배구연맹(KOVO) 운영요강 제10조(의무)에 따르면 '운영 책임자는 응급 상황에 대비해 경기장 내에 자동심장충격기, 산소호흡기 및 들것을 비치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대전 병원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CPR 자격증이 있는 응급처치사 2명을 데려왔는데, 응급처치사 하는 사람들이 현장 경기는 처음이었다. 추후에는 더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팬들에게 불편함을 끼쳐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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