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자' KB손보 정수용이 일궈낸 ‘값진 활약’

남자프로배구 / 강예진 기자 / 2021-01-24 02:50:57
통증 호소하는 케이타 대신 알토란 활약
4세트에만 7점 신고하며 위기서 팀 구해

 

[더스파이크=천안/강예진 기자]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 법이다.

 

KB손해보험은 2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4라운드 마지막 상대로 만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2로 꺾고 4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수치상 쌍포의 활약이 도드라진다. 팀 내 최다 29점을 책임진 케이타, 19점으로 뒤를 든든히 받친 김정호. 하지만 아포짓스파이커 정수용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총 9점(공격 성공률 50%)를 올렸다. 짧지만 임팩트 있었다.

 

등장은 갑작스러웠다. 1, 2세트를 나눠 가진 후 돌입한 3세트 초반, KB손해보험에 빨간불이 켜졌다. 21점을 올리며 맹활약 중인 주포 케이타가 멈칫했다. 공격 시도 후 착지 과정에서 오른쪽 허벅지 쪽 통증을 호소했다. 곧바로 벤치 쪽으로 사인을 보냈고, 정수용이 코트로 나섰다.

 

처음엔 주춤했다. 첫 공격이 블로킹에 막혔고, 연이어 상대 수비에 고전했다. 3세트는 2점에 그쳤고, 세트를 빼앗기며 불리한 입장에 놓였다.

 

하지만 4세트부터 달라졌다. 케이타가 먼저 들어왔지만 곧바로 교체됐다. 2-4에서 들어온 정수용은 전위와 후위를 오가며 득점을 신고했고, 서브 에이스까지 가세했다. 7점(공격 성공률 54.55%)을 올리며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가는 데 일등공신으로 우뚝 섰다.

 

정수용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17-2018시즌 2라운드 3순위로 KB손해보험에 입단했다. 시즌이 끝난 후 상무로 향했고, 지난해 2월 제대했다. 외국인 선수와 포지션이 겹치는 탓에 출전 기회를 많이 부여받진 못했다. 이번 시즌 4경기 6세트 출전이 전부다.

 

이상렬 감독은 “항상 준비된 선수다. 잘해줬다. 한턱 쏴야할 듯하다”라며 미소지었다. 

 

경기 후 만난 정수용은 “처음엔 긴장됐지만 택의랑 재휘형이 풀어주려고 노력했고, 갈수록 괜찮아졌다. 경기가 잘 풀려서 다행이다. 좋았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예상치 못한 투입이었지만 정수용은 덤덤했다. 그는 “모두가 자신 있게 하라고 이야기해줬다. 연습 때 서브가 잘 들어가서 잘 풀릴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라고 답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오는 법이다. 정수용은 “요즘 케이타 컨디션이 떨어지는 게 보여서 준비하고 있었다. 빠르고 힘있게 때리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5세트는 케이타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4세트 활약만 본다면 정수용에게 다소 아쉬울 법한 상황. 정수용은 “아쉽긴 하지만 케이타가 해줘야 할 자리인 건 맞다. 대신 들어갔을 때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나오자는 마음으로 임하려고 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_천안/박상혁 기자, 더스파이크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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