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NCAA 무대 누비는 이경민 “한국프로무대 진출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아마배구 / 서영욱 기자 / 2020-07-21 01:04:21
전 프로농구선수 이정래씨 아들, 세인트 프랜시스대 배구선수로 활약중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NCAA(미국대학체육협회) 디비전Ⅰ무대에서 프로배구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한국인이 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소재한 세인트 프랜시스(St. Francis) 컬리지에 재학중인 이경민(19)이 주인공이다. 신장 196cm인 이경민은 이 대학 배구팀의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동 중인데 NCAA선수 명단에는 다니엘 리로 등록되어 있다. 

 

한국에서 태어난 이경민은 초등학교 2학년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의 아버지는 명지고-고려대를 나와 2000~2001시즌 LG세이커스에서 프로농구 선수로 데뷔해 3점 슈터로 이름을 날렸던 이정래 전 고려대 농구부 코치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중고교 시절 농구선수로 뛰었던 이경민은 캘리포니아 레드랜즈(Redlands) 고교 재학 중 배구선수로 전향했다. 그의 동생 이예은도 배구선수로 뛰고 있다. 이경민은 고교 시절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8~2019시즌 75세트에 나서 공격 득점 320점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레드랜즈 고교를 시트러스 벨트 리그(Citrus Belt Leaugue) 우승으로 이끌면서 리그 MVP를 수상했고 올-리그 퍼스트 팀, 올-에어리어(캘리포니아) 퍼스트 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경민은 20일 <더스파이크>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NCAA 2019~2020시즌이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일찍 시즌이 끝나서 아쉬움이 많고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경민은 미국 대학배구에 대해 "NCAA 디비전Ⅰ에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 나중에 세계적으로도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이 많은 무대"라면서 "저도 신체조건에서 오는 블로킹과 타점은 괜찮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장점을 설명했다.

 

지금은 미국에서 뛰고 있지만 이경민은 장차 한국에서 프로 선수로 뛰는 미래도 그리고 있다. 그는 "아버지는 더 큰 무대에서 몇 년이라도 뛰는 걸 보고 싶어 한다. 만약 능력이 된다면 유럽 진출도 생각 중이다. 제가 한국인이니까 당연히 한국무대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장래 계획을 밝혔다. 미국에 있는 이경민과 인터뷰를 통해 미국에서의 삶과 미래에 대한 생각 등을 들을 수 있었다. 아래는 이경민과 나눈 일문일답.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현재 미국 NCAA 디비전Ⅰ리그에서 뛰고 있는 St. Francis Brooklyn 남자배구팀 소속 이경민이라고 합니다.

현재 NCAA도 코로나19로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어떻게 훈련하며 지내고 있었나요.
안타깝게도 2019~2020시즌은 코로나19 때문에 일찍 마감됐습니다. 시즌을 일찍 마치고 지금은 캘리포니아 본가로 돌아와 시즌 중에 있었던 자그마한 부상 회복을 위한 재활훈련을 하면서 개인 스킬 트레이닝,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NCAA에서 각 대학과 꾸준히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지만 시즌 재개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일찍 시즌이 끝나서 아쉬움이 많고 안타깝습니다.

미국은 배구 강국이기도 합니다. 고교무대부터 대학 무대까지 경험한 미국 배구는 어땠나요.
고교 시절부터 다행히 훌륭한 감독님과 코칭스태프를 만나 미국 배구 시스템이 빨리 적응했습니다. 고교 시절에는 신체적인 면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았지만 NCAA로 올라오면서 왜 미국이 배구 강국이고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신체조건은 물론이고 배구 IQ나 기술적인 면이 모두 뛰어납니다. 미국도 빠르고 날렵한 배구를 추구하는 편입니다. 더 빠르고 정확한 세트를 비롯해 공격수들은 더 빠른 풋워크와 정확성을 겸비하기 위해 연습하고 이를 실전에서 보여주려 합니다. 저 또한 미국 무대에서 그 수준에 맞게 경쟁하고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자 그 시스템에 맞게 훈련해오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농구도 겸했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배구에 집중했습니다. NCAA 입성까지 배구로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있을까요.
아버지께서 한국에서 프로농구 선수로 활동하셨습니다. 자연스럽게 저도 어릴 때부터 농구공을 잡았고 고등학교까지도 농구선수로 활동했죠. 배구 선수로 활동하게 된 건 고등학교 배구부 감독님 제안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감독님이 제 신체조건과 점프력을 보고 함께 배구를 해보자고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고 제게 한 가지 약속하신 게 있죠. 제가 감독님을 믿고 따라와 주면 저를 NCAA 디비전Ⅰ에서 뛸 수 있는 선수로 만들어주시겠다고 말이죠. NCAA 디비전Ⅰ은 미국에 있는 모든 고교 선수들이 꿈에 그리는 무대죠. 감독님이 해주신 그 약속을 계기로 배구에 더 집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선수로서 현재 강점과 보완할 점을 짚어본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NCAA 디비전Ⅰ이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 많고 후에 세계적으로도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이 많은 무대라 제 강점이라고 내세울 건 바로 떠오르진 않네요. 그래도 신체조건에서 오는 블로킹과 타점은 강점까지는 아니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더 빠르고 낮게 플레이하는 배구에 적응이 더 필요해요. 풋워크부터 공 스피드에 맞춰 때리는 템포, 리듬감을 깨우치고 더 알아가야 합니다.
 

사진_창원 LG에서 뛸 당시 이정래 씨(KBL(한국농구연맹) 제공)

운동선수가 되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어떤 반응이셨나요.
처음에는 반대하셨죠. 운동이라는 게 쉽지 않고 많은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걸 아셨기 때문이죠. 또 후에 배구를 그만두게 됐을 때, 그 이후 진로도 걱정하셨어요. 하지만 계속 운동을 해왔고 아버지와 고등학교 때 약속을 했습니다. 제 학업 성적이 내려가면 운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요. 그래서 학업도 더 열심히 임했고 그 습관이 이어져 대학에서도 학업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올해 총장상도 받을 수 있었고요.

한국인으로서 타지에서 운동선수로 활동하는 만큼 더 힘든 점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인종차별에 관한 것들이 어려움이었죠. 아시아인들이 운동을 하는 것에 대한 편견 같은 게 있거든요. 그래도 다행히 학교 코치, 감독님들이 잘해주시면서 그런 면은 많이 없어졌습니다.

St. Francis Brooklyn 배구팀은 신생팀입니다(2018년 10월 창단). 지금 이 팀에 들어오게 된 이유도 이야기해주신다면요.
우선 팀에 합류하고 느낀 건 선수로서 이 팀에 오길 잘했다는 것이었어요. 선수를 대하는 태도와 경제적인 지원 모두 미국에서도 상위권이라고 생각합니다.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프런트 직원분들까지 너무 친절히 맞이해줬고요. 상위권 리그인 만큼 학교 측에서도 선수들을 잘 대우해준다는 게 느껴집니다.
 

사진_NCAA 무대에서 뛰고 있는 이경민(8번)

NCAA 디비전Ⅰ 입학 과정에서 매우 많은 노력을 했는데요. 당시에 메일과 편지도 정말 많이 보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제 배구 성적과 플레이에 있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차분히 입학 과정을 거쳤습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학교 감독님, 코칭스태프들과 연락을 취했고요. 지금 입학한 학교 외에도 프린스턴, 오하이오 주립대, 로욜라 시카고, UC 샌디에이고 등 많은 학교와 연락을 취하면서 미래에 대해 상의했습니다.

한국 배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알고 있나요.
많이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배구도 많이 보고 있습니다. 경기 모니터링도 하고 팀들이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한국 플레이 스타일은 어떤지 관찰하고 집중해서 보고 있습니다. 한국 프로배구 실력은 상당히 뛰어나가도 생각해요. 최근에는 신체조건도 많이 좋아졌고 낮고 빠른 배구도 많이 하고 있고요. 배구 팬으로서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배구선수로서 미래에 대한 구상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부모님과 계속 상의하고 있어요. 후에 프로에 진출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감사히 생각하고 준비할 생각입니다. 한국 무대도 생각하고 있어요. 아버지는 더 큰 무대에서 몇 년이라도 뛰는 걸 보고 싶어 하세요. 만약 제 능력이 된다면 유럽 진출도 생각 중입니다. 저는 한국인이니까 당연히 한국무대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유럽에서 뛰고 싶은 무대가 있나요.
독일 베를린 리사이클링 클럽에서 뛰어보고 싶어요. 제 능력이 거기까지 닿는다면, 열심히 운동해서 한번 그 문을 두드려보고 싶어요. 지금은 우선 한국에 좀 더 집중하려 합니다.

끝으로 NCAA 무대를 뛰는 한국 선수로서 각오와 포부 부탁드립니다.
한국인으로서 NCAA 디비전Ⅰ에서 배구선수로 뛰는 건 제가 유일하다고 알고 있어요. 그 타이틀에 대한 자부심과 감사함을 느끼면서 비시즌 열심히 준비해 앞으로 더 좋은 선수, 더 좋은 경기력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진=본인 제공, KBL(한국농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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