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는 끝이 아닌걸!’ 화성시청에서 뭉친 신으뜸·김정환·김나운

매거진 / 김예솔 기자 / 2020-12-05 00:40:22

 

프로배구에서 10년 이상 시간을 보냈던 세 남자. 나이 30줄에 접어들었고, 후배들은 계속해서 올라왔다. 은퇴를 선택했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나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많았지만, 세 남자는 새로운 시작이라 말한다. 경쟁 속에서 불안해하던 생활도 이젠 과거형이다. 제법 날씨가 추워졌던 10월 말,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송산고등학교에서 신으뜸, 김정환, 김나운을 만났다.

Q__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에 놀라진 않았나요.
김정환(이하 정환) 많이 놀랐죠. 은퇴 후에 하는 인터뷰라니.
김나운(이하 나운) 셋 다 살이 많이 쪄서 사진이 어떻게 나올지 조금 걱정이에요.
신으뜸(이하 으뜸) 사진 보정 해주시나요(일동웃음). 이렇게 셋이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일이 생길 거라는 생각을 못 했어요.

Q__5월에 결혼한 김정환 선수를 끝으로 세 분 다 기혼자가 되었어요.
으뜸 책임질 가족이 생기고 나니 모든 일을 하기 전 한 번 더 생각하게 돼요.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되는 것 같아요. 총각 때 세 번 술 마실 일이 한 번으로 줄었다고 설명하면 될까요. 몸 관리엔 결혼이 최고입니다.
정환 퇴근하고 집에 가면 아내가 기다리고 있어요. 결혼 후 마음이 많이 편해졌어요. 안정감이 생겼죠.
나운 피곤할 때 아이들이 웃는 모습을 보면 피곤이 풀리는 것 같아요. 가족이 제 원동력입니다.

Q__기혼자들은 출퇴근한다고 들었는데 일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궁금해요.
정환 오전-오후로 운동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 시간은 팀에서 보내요. 저녁에 집에 들어가기 때문에 잠들기 전까지 대부분 시간은 전부 아내와 함께하죠.
나운 맞아요. 전 육아를 많이 도와주기 위해 노력해요. 밖에 나와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퇴근 후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자는 생각입니다.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Q__은퇴 후 화성시청에 들어온 지금, 아쉬움이 남는 순간들이 있겠죠.
으뜸 지나고 나니 드는 후회와 아쉬움이 커요. ‘어린 나이에 몸 관리에 소홀했던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도 큰 부상 없이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해요. 마음 한 켠에 있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정환 (신)으뜸이 형 말에 동감입니다. 아직 조금 더 할 수 있는 나이인데 프로에서 나와 아쉬워요.
나운 두 선수에 비해 경기를 많이 뛰진 못했어요. 전 막판에 기회를 얻었던 편이죠. 팀이 젊은 선수들로 리빌딩하는 과정에서 나오게 됐는데,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__그렇다면 분위기를 바꿔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으뜸 이상하게 꼴찌 했던 순간들이 가장 또렷하더라고요. 그때 (김)정환이도 같은 팀이었어요.
정환 맞아. 나도 그때가 진짜 많이 생각나더라.
으뜸 선수들끼리 분위기는 좋았는데, 성적으로 연결이 안 되니 힘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돌이켜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나네요.
정환 대표팀 시절이죠. 젊었고 항상 즐거웠던 기분이 생생해요. 다 지나고 나니 기억에 남네요.
나운 2019-2020시즌이 다 그런 것 같아요. (신)으뜸이랑 비슷한 시기에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해 같이 군 생활을 했어요. 그 순간들도 기억나네요.

Q__프로시절 경기 영상을 찾아보는지 궁금해요.
으뜸 ‘만수의 눈물’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있어요. 우리카드가 대한항공을 상대로 10연패를 끊어낸 후 인터뷰에서 강만수 감독님이 눈물을 흘리셨는데, 그 영상이 뜨더라고요. 2014-2015시즌으로 기억해요. 혹시 안 보셨으면 한번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굉장히 감동적이거든요.

Q__사실 김나운 선수 하면 눈물의 수훈선수 인터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2019.10.22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이며 배구 팬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든 바 있다).
으뜸 정환 뭐야 울었어? 울보네 울보야.
나운 프로 데뷔 후 10년 만에 한 첫 방송 인터뷰였어요. 가족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이 났는데, 누구나 그 상황엔 감정이 올라왔을 거예요. 눈물이 많은 편은 아닌데 눈물을 보이고 말았네요.
정환 여러 생각에 감정이 북받친 거지. 어떤 마음인지 알겠다.

Q__영상 다시 돌려보셨나요.
나운 그날 경기 후 외박을 받아서 아내랑 같이 봤어요. 창피하던데요. 쑥스러운 마음도 많이 들었어요.


제2의 선수 생활 또는
배구와 작별인사를 하는 과정


Q__처음 운동을 시작했던 계기 들어보고 싶어요.
으뜸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에 운동장을 만든다고 해서 다같이 가서 돌을 주웠어요. 키 순서대로 서서 열심히 돌을 줍고 있는데 코치님이 와서 번호를 물어보시더라고요. 운동을 나갔더니 포켓몬스터 빵을 주셨어요. 그러면서 수영장도 데려간다고 유혹하셨는데 넘어갔죠.
정환 키가 커서 학교에서 유명했어요. 배구 할 만한 아이들을 찾는데 교감 선생님이 일어나라고 이름을 부르시더라고요. 전 눈에 띄기 싫어서 수그리고 있었거든요. 처음엔 어머니가 운동하면서 살이나 빼 보라고 시키셨는데, 이렇게 30대에 들어서면서도 배구를 하고 있네요.
나운 아버지가 중학교 때까지 배구를 하셨어요. 그래서 접할 기회가 많았죠. 아버지를 따라다니다가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Q__혹시 어린 시절 느꼈던 서로의 첫인상 기억날까요?
으뜸 (김)정환이랑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는데, 오자마자 형들을 물리치고 팀 중앙을 차지하더라고요. 6학년들보다 10cm가 컸어요. ‘이런 큰 애가 어디서 나타났지?’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요. 나운이는 몸이 정말 단단하던 아이였어요.
정환 (김)나운이 형이 때리는 공을 막으면 손이 찌릿했어요. 힘이 원체 세요.
나운 솔직히 전 힘이 좋다는 생각을 안 해봤는데,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잘 모르겠는데…(웃음) 셋 다 장난기도 많고 비슷해요.
으뜸 결국 늙어서 이렇게 만나게 됐네요.

Q__세 분은 어떤 별명이 있었나요.
으뜸 못할 때와 잘할 때의 차이가 커요. 못하면 기본적으로 이름 앞에 ‘개’라는 수식어가 붙죠. 잘하면 으뜸이란 이름을 따서 ‘베리 굿 맨’이라고 불러주시더라고요.
정환 아…정말 저는 청나라 용병이라는 별명의 임팩트가 너무 강해요. 중국 황비홍 아시죠? 제가 탈모가 왔던 시기가 있는데, 머리숱이 적어지니 그런 별명을 지어주시던데요.
나운 전 잘할 때 ‘갓나운’이라고 불러주셨어요.
정환 와 나만 이상해.

Q__김정환 선수도 분명 기분 좋은 별명이 있을 것 같은데요.
정환 스나이퍼요. 정확하게 상대를 잘 노리는 공격이 나왔다 싶으면 그 별명이 나왔죠.
나운 으뜸 오~저격수~
정환 아니야. 그래도 청나라 용병 못 이겨.

Q__혹시 자녀들이 배구를 하고 싶다고 선언하면 어떨 것 같아요.
나운 첫째가 다섯 살인데 배구하고 싶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순간 안된다는 말이 나왔어요. 전에는 ‘아이가 하고 싶으면 도와줘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저도 놀랐어요. 은퇴하고 나니 운동만 하는 이들이 나갈 수 있는 길이 좁다는 걸 깨달았어요. 아이가 원하면 지지해주겠지만, 최대한 여러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요.
으뜸 제가 막는다고 아이가 포기할까요(웃음). 아이가 배구에 자주 노출이 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하고 싶어할 것 같아요. 그래도 배구를 하면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많으니 다행이네요.
정환 하고 싶으면 제대로 지지는 해줄 것 같아요. 그런데 재능이 보이지 않으면 단칼에 잘라낼래요.

Q__화성시청 분위기는 어떤가요.
으뜸 여기도 성적을 내야 하는 건 똑같아요. 하지만 프로에 비해 자유도가 높아요. 가정과 나 자신을 가꿀 수 있는 시간이 늘었어요. 선수들 나이대가 비슷하다 보니 훈련 분위기가 유쾌해요.
정환 밝아요. 프로에선 압박감이 심했어요. 항상 나의 가치를 증명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힘들었어요. 반면에 실업팀은 좀 다르죠. 다같이 즐기는 분위기에서 하고 싶은 배구를 하고 있어요. 1군과 2군의 구별 없이 모두가 훈련에 참여할 수 있다는 부분도 좋아요.

Q__종별선수권 대회에서 상무에 풀세트 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어요. 화성시청으로 팀을 옮긴 후 첫 대회였죠.
으뜸 어린 선수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팔팔했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과거를 보는 듯 추억에 잠겼죠. 첫 대회는 재밌었는데 결과적으론 아쉽게 졌어요.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았을 텐데 마냥 아쉽죠.
정환 팀 합류가 늦어서 오히려 팀에 피해를 주는 건 아닐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컸어요. 원래 뛰던 선수들이 있었지만, 감독님이 우리 셋한테 기회를 많이 주셨어요.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 약간은 긴장했던 것 같아요.
나운 우리가 처음 했던 경기에서 상대의 불완전 패배로 경기가 중간에 종료됐어요. 상대 팀에 제 친구가 있었는데 벙쪘죠. 부상자를 대체할 선수가 없었다고 들었는데 그것도 처음 겪었던 일이었어요.

Q__경기 스타팅 멤버를 보니 전부 프로출신 선수들이던데요.
나운 화성시청의 장점이에요. 모두 기본기가 탄탄하죠.
정환 덧붙여서 말하자면 위기 극복 능력이 좋은 것 같아요. 노련미라고 하면 될까요. 어린 선수들에겐 없는 우리 강점이죠.

Q__화성시청에 들어오면서 새로 설정한 목표가 있나요.
정환 실업대회 우승이죠. 상무와 항상 우승 후보로 꼽히는데 이기고 싶어요. 그게 제가 있는 동안이면 더 좋을 것 같고요.
으뜸 장기적으로는 모두 건강하게 또 다른 도전에 성공하면 좋겠어요. 그게 지도자가 될 수도 심판이 될 수도 있지만요. 지금이 시작점일 수도 새로운 도전을 위한 발걸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에요.


어느덧 30대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세 남자


Q__혹시 배구를 안 했다면 어떤 일을 했을 것 같나요.
정환 정말 어렸을 때부터 배구만 해와서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어요. 우선 공부를 하긴 했겠지만, 과연 잘 했을까요?
나운 그런 생각을 해볼 여유도 없이 마냥 달려왔네요. 배구 하나만 바라보고 왔어요.



Q__그럼 완전히 은퇴를 한 후엔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나요.
정환 미래를 생각 안 한다면 거짓말이에요. 현재에 가장 집중해야 하지만 우리도 30대에 들어서니 걱정이 되죠. 지도자에 관심이 생기고 있어요.
으뜸 올해 지도자 연수를 들을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연수가 취소됐어요.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예요. 좋은 자리와 기회가 생기면 이바지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러기 위해 자격증도 취득하고 여러 가지를 배워보고 싶어요. 다같이 정말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우리 셋 모두 배구판에 남아있을 것 같아요.

Q__세 분이 각자 다른 팀의 지도자로 계신다는 생각만으로도 유쾌해요.
으뜸 '야, 왜 이렇게 많이 늙었냐~ 오랜만이다.' 이렇게 말하면서 만나겠죠. 벌써 재밌네요.

Q__김나운 선수는 생각이 많아 보이는데요.
나운 아직 프로에 미련이 많이 남아요. 제가 몸 관리를 잘한 상태라는 가정하에 구단에서 콜이 온다면 전 가는 선택을 할 것 같아요. 속으로 혼자 앓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지만…V-리그가 개막했는데 아이가 왜 저기 안 가 있냐고 물어봐요.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정환 아직 프로에 있다고 생각하는 지인들이 많아요. 요새 왜 안 보이냐는 연락을 받을 때마다 참 기분이 미묘하더라고요. 묘하게 ‘현타(현자타임)’와요.
으뜸 추석에 친척분들이 “요새는 팀이 어딘가?”라고 물어보시는데 대답하는데 애먹었어요. 당연히 아직도 한국전력에 남아있는 줄 아시더라고요.
정환 아직 은퇴한 지 일 년이 채 안 돼서 말을 잘 못 꺼내겠어요.

Q__V-리그에 오래 몸 담갔던 세 분. 응원해주는 팬들도 많았을 것 같아요.
정환 감사하게도 그렇죠. 결혼식에도 초대할 만큼 친해진 팬이 있어요. 경기 후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저의 말 한마디에 팬이 되셨다는 분이에요. 정말 많은 경기장을 찾아와 주셨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죠.
나운 삼성화재에서 출전 기회를 많이 받아서 대전 팬분들이 좀 있었어요. 그전까지는 팬 분들이 많지 않았거든요. 오랫동안 응원해주신 분들 중에 학생 때 만났는데 벌써 취업에 성공한 분들도 많더라고요.
으뜸 요즘도 어디에 있든지 응원한다고 힘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사진도 올려주시고 연락도 많이 와요. 모든 분에 감사하죠. 



Q__혹시 검색창에 본인 이름 검색해 보나요.
으뜸 그럼요. 사람인데 궁금하죠.
정환 난 펜싱선수가 먼저 나오던데.
나운 넌 그분이야? 난 김나운 배우. 여러 종류의 음식을 파시는 것 같더라고(웃음).
으뜸 난 내가 먼저 나오긴 하는데 엉짱 심으뜸이라고 연관검색어로 뜨더라.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밀리는 느낌이야.

Q__검색하다 보면 안 좋은 댓글들도 보게 될 것 같은데요.
나운 아내가 그런 걸 전부 보더라고요. 다행히 보고 큰 상처 안 받고 넘기기는 해요. 그래도 걱정은 돼요. 특히나 아무 연관없이 가족 욕을 하는 경우가 정말 화나요.
으뜸 SNS 메시지로도 욕이 엄청 와요. 솔직히 사람이니까 당연히 불쾌하죠. 그래도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정환 그냥 별 의미 없이 악의만 가득한 댓글이 가장 큰 상처죠. 거기에 열 받아서 대꾸하면 똑같이 감정적인 사람이 되는 거니깐..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려 해요.

Q__어떤 선수로 남고 싶은가요.
정환 성실했던 선수요. 예의 없고 버릇없다가 아니라 성실하고 열심히 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나운 예전에는 저를 모르는 분들이 훨씬 많았어요. 그때 목표는 우선 내 이름을 알리자 였어요. 지금은 (김)정환이와 같이 열심히 노력했던 선수로 남고 싶어요.
으뜸 제 이름을 듣고 ‘누구야?’라는 반응만 나오지 않길 바래요. 시간이 지나도 '배구선수 신으뜸이라는 선수가 있었지~' 라고만 기억해줘도 좋을 것 같아요.
나운 좋은 기억으로만 남는다면 바랄 게 없죠.

Q__끝으로 더 하고 싶은 말 있다면요.
으뜸 아기가 돌이 갓 지났어요. 제가 출근을 하면 아내가 혼자 육아를 맡아서 고군분투하는데 많이 미안해요. 퇴근 후 도와준다고 도와주는데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요새 아기가 너무 귀여워요. 가족한테 사랑한다는 말 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배구밥을 먹어야 할 텐데 화성시청에 있는 동안 준비 잘해서 좋은 배구인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정환 화성시청에 와서 사회생활을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냥 운동만 했다면 이제 서야 하나둘씩 알아가고 있어요. 허수아비 같은 사람이 아니었나 라고 반성을 많이 해요. 사랑하는 아내와 앞으로 맛있는 음식들 많이 먹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나운 공교롭게도 잡지가 나오는 시기랑 아내의 생일이 비슷해요. 전에 아내의 생일 즈음에 첫 수훈선수 인터뷰를 선물했던 것처럼 잡지 인터뷰를 선물해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요. 아내가 자주 아픈데 안 아프고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화성시청에서 배구 인생의 마무리라면 마무리를, 제2의 인생이라면 제2의 인생을 잘 헤쳐나가고 싶어요.


임태복 감독이 말하는 화성시청 생활
“갑작스레 끝나는 선수 생활
선수들에게도 다른 선택지가 있어야죠”


화성시청 배구팀은 2008년 1월 2일 창단했다. 화성 관내 배구팀 간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신설됐다. 현재 선수들은 송산고등학교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2년내에 화성시에 지역주민들도 이용 가능한 복합체육관이 들어선다. 화성시청 관계자는 체육관 준공 후, 그곳으로 훈련지를 옮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진_화성시청 임태복 감독


임태복 감독은 팀 창단부터 현재까지 함께해온 화성시청 배구팀 역사이다. 9년간 배구단 수석코치를 맡고 나서 2017년 감독으로 승격됐다. 임 감독은 2005년부터 한국프로배구연맹(KOVO) 전임심판과 초청심판으로 10여 년간 활동했다. 배구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임 감독은 “프로 생활은 갑작스럽게 끝난다. 미리 예고하고 미래를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나이가 어느 정도 있고 책임질 가정이 있는 선수들에게 너무나도 안타까운 상황이다. 우리가 평생 직장은 책임져줄 순 없다. 하지만 미래를 계획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은 하고 싶다”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2020-2021 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재신청 선수의 성공 사례가 나왔다. 그 주인공인 이현승은 2017-2018 드래프트에 경성대 소속으로 참가했지만, 지명을 받지 못했다. 임 감독은 이현승을 팀에 영입해 다시 한번 도전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당시 이현승은 “실업배구가 존재한다는 건 선수 입장에서는 정말 다행인 일이다. 프로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기회다”라고 인터뷰한 바 있다.

이현승의 이름을 듣자 임 감독의 표정이 밝아졌다. “계속해서 프로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우선 화성시청에서 몸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결과적으로 선수가 원하던 꿈을 이룰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러면서 안타까운 마음도 전했다. “선수들을 보호하고 더 나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변화하면 좋겠다. 프로 진출 후 웜업존에서 시간을 보내다 은퇴하는 선수들도 많다. 실업팀들과 프로 2군 선수들이 친선경기를 통해 배구 감각을 잃지 않고 기회를 부여받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실업대회에 초청형식으로 불러도 좋을 것 같다.”


글/ 김예솔 기자
사진/ 문복주 기자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1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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